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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남북공예류전에 전시되는 북한 인민예술가 김청희의 대형자수 작품 '파도'
2006 남북공예류전에 전시되는 북한 인민예술가 김청희의 대형자수 작품 '파도' ⓒ 예맥출판사

작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정하는 ‘올해의 예술상’ 전통분야에서 전시종목이 기타 공연종목을 누르고 최우수상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아마도 전무후무한 일이 아닐까 하는 놀라움이 회자되었던 그 전시는 분단 60년 만에 처음 열린 남북한전통공예교류전이었다.

처음 교류전을 기획할 때부터 매해 사업으로 진행하기로 남북한 양측이 합의한 바, 올해도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교류전시가 열린다. 재단법인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이사장 오원택)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외전람총국과 공동으로 오는 3일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우림)에서 개막식을 갖고 8월 16일까지 ‘2006남북공예교류전-하나됨을 위하여’ 전을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는 남북한 작가들의 작품 7백 여 점이 전시된다. 남측은 중요무형문화재와 서울시지방문화재 보유자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 박찬수의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서울시무형문화재 제13호 매듭장 김은영의 ‘방아다리노리개’, 중요무형문화재 제89호 침선장 구혜자의 ‘노의’ 등 99명의 작품 250여점을 선보인다.

개성의 활옷은 고려의 흔적을 많이 찾을 수 있다. 전시장 초입에서 보게 될 북한의 활옷.
개성의 활옷은 고려의 흔적을 많이 찾을 수 있다. 전시장 초입에서 보게 될 북한의 활옷. ⓒ 김기

또한 북한은 계관예술인 우치선의 ‘쌍학장식청자꽃병’과 인민예술가 김청희의 대형 수예작품 ‘파도’, 평양 단청연구실의 양천사 대웅전 대들보 단청작품 등 최고 예술가 60여 명의 공예작품 200여 점을 공개한다. 특히 북측 작품들은 작년에 비해 가지 수가 다양해지고, 출품작의 완성도가 작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작년의 경우 도자기와 자수가 중심이었는데, 이번 전시에는 목공예 작품이 대폭 늘어 볼거리가 다양해졌다. 특히 이 목공예에는 남북한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통시적 비교가 가능해서 전문작가나 학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 개성에 거주하는 박창숙의 활옷은 남한의 것과 흥미로운 비교의 기회를 제공한다. 남한의 활옷이 조선시대에 기반한 것이라면, 북측의 활옷은 고려의 것으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되어 남북한 전통공예교류전의 참된 의미들을 발견하게 해준다. 교류전을 통해서 같은 민족으로서 당연히 유지되어 온 동질감과 분단과 지역의 차이로 인해 생긴 이질성을 공유하여 남북한 전통공예의 동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작년에 이어 올해 교류전을 위해 북측은 작년 11월 자체적으로 전시를 가짐으로써 좀 더 꼼꼼하게 이번 교류전을 준비한 흔적을 남기고 있고, 현재 북측에서 일반화되지 않거나 잊혀져 가는 공예에 대한 발굴 및 조사 작업이 일정 정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이자 성과이다.

일반 공개에 앞서 언론에 전시품들을 설명하는 한서대 장경희 교수. 장교수는 남북공예교류전 총괄기획을 맡았다.
일반 공개에 앞서 언론에 전시품들을 설명하는 한서대 장경희 교수. 장교수는 남북공예교류전 총괄기획을 맡았다. ⓒ 김기

특히, 남측 운영위원들은 지난 5월 북한을 방문해 교류전 출품을 위해 준비상황을 직접 확인하는 등 남북한 협력은 다른 분야에 비해 순조롭고 적극적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전시기간 중인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한 공예관련 작가,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미나 및 상호 시연의 기회를 갖는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평양에서 교류전을 갖고, 이어 8, 9월 유엔본부에서 전시도 할 예정이다. 유엔본부 전시는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화합된 힘과 우의를 세계에 과시하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2007년 평양 및 유엔본부 전시는 공예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올해 교류전을 주최한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오원택 이사장은 “북측에는 순수함과 소박함이 유지되고 있고, 남측에는 산업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화려한 발전이 있었다. 교류전의 궁극의 성과는 북한 공예품의 산업화 견인이 될 것이다. 남측의 앞선 기술로 디자인을 가미하면 북측의 순수함이 더욱 돋보이게 될 것이다”고 향후 북측 공예품의 산업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피력했다.

전시장이 끝나는 지점에 꾸며 놓은 작은 사랑 풍경. 그 속에는 남북의 공예품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다. 말없는 공예품들이 부럽기만 하다.
전시장이 끝나는 지점에 꾸며 놓은 작은 사랑 풍경. 그 속에는 남북의 공예품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다. 말없는 공예품들이 부럽기만 하다. ⓒ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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