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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심은 꽃은 아닙니다. 잠시 빌렸다는 게 맞을 거예요. 제가 참가하고있는 텃밭 강좌의 선생님께서 예쁘게 가꾸어놓으신 걸 제가 즐기도록 빌려주셨답니다. 꽃이 끝나갈 무렵 싸악 다듬어주면 또 한번 활짝 핀 꽃을 즐길 수 있습니다.
페튜니아의 개량종입니다. 페튜니아 보다 꽃이 작고, 꽃망울이 많이 맺힙니다. 화분 가득 많은 꽃을 피워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답니다. 이 녀석에게도 사연이 있습니다. 한동안 꽃은 피질않고 이파리만 무성하게 자라나서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릅니다.
텃밭 강좌의 선생님께 상의를 했더니, 영양과다나 햇빛부족일 것 같다는 진단이었습니다. 즉시 농원의 비닐하우스로 요양을 보냈지요. 일주일 후, 꽃망울이 가득 맺히기 시작한 녀석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완치는 안됐어요. 줄기가 웃자라고 있거든요. 역시 영양과다도 한 몫 하고 있나봅니다.
국화과입니다. 보기에도 '나, 국화 사촌'이라고 써붙인 것 같죠?
확실히 저희 집 베란다에 문제가 있긴 있어요. 생각보다 햇빛이 덜드는 모양입니다.
이 녀석도 꽃보다 잎과 줄기가 더 자라고 있거든요. 또 한번 제 DIY 실력을 뽐내야할까 봅니다.
전에 '붉은 페튜니아의 커밍아웃'이란 블로그 글에서 소개드렸었죠?
이렇게 많이 자랐습니다. 한 그루 심었는데, 화분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아래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녀석이 효자일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베란다 난간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지나가는 분들 눈요기 하시라구요.
얼마 전에 블로그에 사진을 잔뜩 올렸었죠. 그 라벤더는 지금, 2006년의 한 해를 조용히 마감하고 있습니다. 늙고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군요. 다음에 잘 구슬러서 보여드릴게요.
올해는 보랏빛 계열로 골라봤지요. 시원한 느낌을 줄 것 같아서요. 페튜니아는 튼튼해서 기르기도 쉽고, 꽃도 많이 피워내서 초보에게도 많은 기쁨을 준답니다. 시든 꽃은 그때그때 잘라주어야 합니다. 씨앗을 만드느라 영양분을 많이 빼앗거든요. 꽃을 즐기려면 얼른 잘라주는 게 좋지요. 꽃잎이 썩으면 나쁜 균도 만든대요. 물론 보기에도 지저분하고요.
베란다를 가득 메운 꽃들 덕에 행복한 나날입니다.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요즘은 거의 베란다에서 지내는 것 같습니다. 아이도 따라나와서 꽃에 물도 주고, 빗자루나 슬리퍼를 가지고 놉니다. 아직 덜 익은 방울토마토나 아직 싱싱한 꽃잎을 따기도 하고요 (아주 가끔이지만^^). 딸아이는 그곳에 시트를 깔고 도시락을 먹기도 하지요. 소풍 기분이라나요.
오이를 세 그루 심었는데, 지금까지 5개 정도 수확을 한 것 같습니다.
요리를 할 새도 없이 따지마자 아이들의 간식거리가 되어버렸지요. 저도 좀 얻어먹었는데 달고 향긋하더라구요. 지금은 중간정도 크기의 오이가 3개, 작은 것들이 여러개 매달려 있답니다.
오른쪽 위의 꽃잎이 조금 찢어졌지요. 가엾게도 아들녀석이 그만.
베란다에서 감히 호박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파리가 이렇게 크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건 줄 몰랐다니 한심하지요?
그래도 그런대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한그루 밖에 없어서 암꽃과 수꽃을 수정시키기가 참 어렵습니다. 암수꽃이 함께 피는 때가 거의 없었거든요. 지금껏 작은 것 4-5개와 큰 것 (인공수정해준 것) 1개를 수확했지요.
방울토마토는 4그루 심었는데, 한 화분에 너무 많이 심어서 제대로 수확이 될 지 걱정이랍니다. 키가 얼마나 컸는지 제 키를 훌쩍 넘겨 베란다 천정에 닿을 지경입니다. 제 걱정과는 달리 튼실한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지요. 맨 아래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 2개는 벌써 아이들 입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상, 제가 데리고 있는 애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마담언니가 된 기분입니다^^).
눈요기가 되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