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월출산 국립공원 구름다리는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매봉과 사자봉(510m)을 잇는 54m의 다리이다.
월출산 국립공원 구름다리는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매봉과 사자봉(510m)을 잇는 54m의 다리이다. ⓒ 서종규
월출산국립공원 구름다리에 대한 소문이 많이 퍼졌다. 땅에서부터의 높이 120m에 달하는 국내 최고 높이의 다리가 지난 5월 12일 건설되었다는 것이다. 월출산의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매봉과 사자봉(510m)을 잇는 54m의 다리이다.

5억 원이 투입되어 현수교로 건설된 이 구름다리는 지난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7개월만에 다시 개통을 하게 된 것이다. 1978년에 건설된 기존 다리보다 0.4m의 폭을 넓혀 1m로 하였으며 첨단 소재를 사용하여 흔들거림을 줄이는 등 안전성을 대폭 강화시켜 최대 200명까지 동시에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 시공하였단다.

지난 5월 12일 땅에서부터의 높이 120m에 달하는 국내 최고 높이의 월출산국립공원 구름다리가 건설되었다.
지난 5월 12일 땅에서부터의 높이 120m에 달하는 국내 최고 높이의 월출산국립공원 구름다리가 건설되었다. ⓒ 서종규
월출산국립공원 관리사무실에 근무하는 이준호씨는 구름다리 공사가 매우 위험하고 어려워 몹시 힘들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구름다리를 설치하기 위하여 헬기로 운반한 자재만도 약 170여 톤에 달하고, 현장의 협곡과 고소작업에 따른 강풍 등의 악조건으로 작업 중단되기도 하였습니다. 땅에서의 높이 120m에서 외줄을 타고 작업하는 위험을 무릅썼으며 협소한 공간에서의 위험천만한 헬기작업,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남부지방의 폭설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무사히 공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기암괴석의 비경...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영암 월출산

산을 좋아하는 ‘풀꽃카페 토요산행’팀 23명은 5월 31일(수) 지방선거의 투표를 마치고 오전 8시 30분에 광주를 출발하여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전남 영암군에 있는 월출산 국립공원으로 출발하였다. 젊은이들이 주로 쓰는 번개산행을 떠난 것이다.

이제 자연은 초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간혹 어느 집 담 밖으로 붉은 장미가 가득 피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넓은 논에는 여린 모들이 흔들거리고 있었고, 몇 군데 보리밭은 이제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뿌연 황사가 아직도 가시지 않아 나주 들녘은 흐릿하였다.

서해에 인접해 있어서 달을 가장 먼저 맞는 산이라 하여 월출산이라 이름하였단다.
서해에 인접해 있어서 달을 가장 먼저 맞는 산이라 하여 월출산이라 이름하였단다. ⓒ 서종규
오전 10시 30분에 월출산국립공원 천황사 매표소에 도착했다. 최근에 개통된 구름다리가 목표였기 때문에 바람폭포를 지나 광암터에 올라 능선을 타고 천황봉에 오른 뒤, 다시 사자봉을 돌아 구름다리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고 있었다. 바람폭포까지 가는 길은 계곡을 타고 오른다. 물소리가 시원하였다. 때죽나무꽃이 하얗게 피어 있었다. 일부는 흐르는 물위에 떨어져 흘러가고 있었다. 계곡은 이제 완연한 초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바람폭포까지는 계곡 길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편안하다. 최근에 비가 자주 내려서 그런지 바람폭포에도 많은 물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폭포의 시원함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맛이 시원하였다.

월출산은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거대한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바위산이다.
월출산은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거대한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바위산이다. ⓒ 서종규
바람폭포에서부터는 광암터까지 솟구쳐 올라야 한다. 갑작스런 비탈길이 나타난 것 같다. 온 몸이 벌써 흥건하게 젖었다. 그런데 조금 올라가자 나무들로 가려서 잘 보이지 않던 구름다리가 이미 저 아래 산 중턱에 걸쳐 있는 것이 보였다.

우리가 계곡 길을 택한 것은 구름다리 뿐만 아니라 기암괴석으로 어우러진 월출산의 비경을 보기 위해서였다. 광암터에 오르자 모두 터져 나오는 탄성을 억제하지 못하였다. 동행하던 이기홍씨는 월출산의 비경이 중국의 황산에 못지 않다고 감격해 했다. 황산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이 아름다운 월출산의 비경을 소개하고 싶단다.

월출산은 뾰쪽뾰쪽한 성곽모양 바위능선, 원추형 도는 돔형으로 된 갖가지 바위나 바위표면이 둥그렇게 팬 웅덩이 등 설악산보다도 더 기이해 호남의 소금강이라 이름한다.
월출산은 뾰쪽뾰쪽한 성곽모양 바위능선, 원추형 도는 돔형으로 된 갖가지 바위나 바위표면이 둥그렇게 팬 웅덩이 등 설악산보다도 더 기이해 호남의 소금강이라 이름한다. ⓒ 서종규
서해에 인접해 있어서 달을 가장 먼저 맞는 산이라 하여 월출산이라 이름하였단다. 월출산은 정상인 천황봉(809m)을 비롯하여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시루봉, 주지봉, 죽순봉, 사자봉 등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거대한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바위산이다.

남도의 산들이 대부분 완만한 흙산인데 반하여 월출산은 바위를 깎아지른 산세가 가히 설악산과 비슷하다고들 한다. 뾰쪽뾰쪽한 성곽모양 바위능선, 원추형 도는 돔형으로 된 갖가지 바위나 바위표면이 둥그렇게 팬 웅덩이 등 설악산보다도 더 기이해 호남의 소금강이라 이름한다.

월출산의 기암괴석들은 성을 쌓아 놓은 듯 했다.
월출산의 기암괴석들은 성을 쌓아 놓은 듯 했다. ⓒ 서종규
우리는 광암터 나무그늘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월출산의 기암괴석을 바라보면서 먹는 점심 맛이 꿀맛이었다. 저 아래 새로 개통된 다리는 더 선명하게 빛났다. 구름이라도 한 점 바위 사이에서 피어올랐다면 중국의 황산보다 더 아름다웠겠다는 아쉬움이 앞선다.

오후 1시에 천황봉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급경사를 이루는 오르막길이 숨차다. 일행의 앞과 끝이 길게 늘어 졌다. 많은 사람들이 추월하여 지나가기도 했다. 하늘엔 구름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뿌옇게 깔린 황사 때문인지 건너편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능선들이 흐릿하게 보인 것이 안타까웠다.

해발 510m 높이에 세워진 구름다리에 서면 '간담이 서늘'

월출산은 정상인 천황봉(809m)을 비롯하여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시루봉, 주지봉, 죽순봉, 사자봉 등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
월출산은 정상인 천황봉(809m)을 비롯하여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시루봉, 주지봉, 죽순봉, 사자봉 등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 ⓒ 서종규
오후 2시에 월출산 천황봉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올랐다. 사방으로 확 트인 천왕봉에서 보는 월출산의 능선이 수려하다. 맑은 날에는 멀리 영산강 줄기와 서해바다까지 훤하게 다 보인다지만 산아래 잘 정리된 논들이 눈에 들어 왔다.

구름다리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를 이루었다. 수많은 계단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건너편에서 바라보았던 기암괴석들 사이를 지나갔다. 오전에 지나갔던 바람폭포의 계곡은 짙푸른 녹음들이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광암터를 타고 내려와 장군봉에 이르는 기암괴석들은 성을 쌓아 놓은 듯했다.

발 아래에 펼쳐진 바위산의 아찔한 황홀경에 내리막길 발걸음은 더뎠다.
발 아래에 펼쳐진 바위산의 아찔한 황홀경에 내리막길 발걸음은 더뎠다. ⓒ 서종규
깎아지른 듯한 사자봉과 매봉을 이어 솟아 있던 봉우리들 가운데 들어오니 오전에 산을 오르면서 바라보았던 기암괴석들과 능선들이 더 웅장하였다. 발 아래에 펼쳐진 바위산의 아찔한 황홀경에 내리막길 발걸음은 더뎠다.

구름다리로 내려가는 계단들은 모두 새롭게 단장되어 있었다. 구름다리를 설치하면서 기존 철계단들도 모두 새로 놓은 것 같았다. 작년에 올랐을 땐 계단들이 몹시 비좁고 위태로워 보였는데 지금은 편안하였다.

동행 중 이기홍 씨는 월출산의 비경이 중국의 황산에 못지 않다고 감격해 했다.
동행 중 이기홍 씨는 월출산의 비경이 중국의 황산에 못지 않다고 감격해 했다. ⓒ 서종규
오후 3시에 새로 놓은 구름다리 위로 올라섰는데 안정감이 앞섰다. 아래를 굽어보니 아슬아슬하다. 120m의 높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느낌은 고소공포증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 다리 양옆에 사방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다리 아래에 펼쳐진 협곡은 기이했다. 수많은 계단을 덮고 있는 나뭇잎들이 꼭 녹색의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다. 편안한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해발 510m에 54m로 설치된 구름다리에 구름이라도 한 점 올라온다면 손오공처럼 구름을 타고 날아오르고 싶다.

이 다리를 지나 다리 밑으로 난 계단을 타고 바람폭포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가면 오늘의 산행은 끝이다. 그런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월출산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비경은 황산의 아름다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설렘이 불려오는 한 줄기 바람에 들뜬다.

해발 510m에 54m로 설치된 구름다리에 구름이라도 한 점 올라온다면 손오공처럼 구름을 타고 날아 가리라.
해발 510m에 54m로 설치된 구름다리에 구름이라도 한 점 올라온다면 손오공처럼 구름을 타고 날아 가리라. ⓒ 서종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서로 공유하는 것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