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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6시부터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광주광역시 남구 송암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31일 오전 6시부터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광주광역시 남구 송암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어? 투표율이 왜 이렇게 높지?"

31일 오전 실시된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당초 예상과 달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은 40.5%다. 이는 지난 2002년 제3회 선거의 같은 시간대 37.95%보다 약 2.3%포인트 높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번 선거 투표율은 지난 2002년 선거 때보다 다소 높은 5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선 이번 선거가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왔었다. 실제로 선관위 쪽에서 투표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46~47% 수준.

그렇다면 투표율이 왜 높게 나타나는 걸까. 아직 최종 투표율 등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이유를 알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권에선 젊은층의 투표 참여 확대, 출마후보자 수의 증가와 함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 사건 등을 꼽기도 한다.

젊은층 투표 성향? vs 박근혜 효과?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연구위원은 "당초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의외"라면서 젊은 유권자층의 투표 성향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이번 선거의 경우 지난 17대 총선과 비슷한 면이 많다"면서 "지난 총선 때는 탄핵이라는 이슈가 다른 메시지를 삼켰고, 이번 선거에선 반(反)우리당 정서가 대세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시 50대 이상 계층은 여론조사 등에서 침묵하는 양상을 보이다가 투표 당일 참여했는데, 이번엔 20~30대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편으론 이 같은 투표성향은 한나라당 싹쓸이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한 위원은 설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 사건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투표율 상승은 박근혜 효과로 보인다"면서 "50대 이상의 연령층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애초 46~48% 정도로 투표율을 예상했다"면서 "투표율이 약간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대폭상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투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의 출마후보자 수가 크게 늘어난 점도 투표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지방의원에게도 급여가 지급되면서, 사상 최고의 후보경쟁율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대전 광역시의 경우 선거구별 기초의원 후보가 약 10여명에 달할 정도다.

이 정도면, 좁은 지역에서 대다수 유권자가 학연,지연으로 엮일수 밖에 없고, 대부분의 유권자가 후보가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우리당 "기대" - 한나라 "영향 없을 것"... 선관위 "적극 투표해 달라"

31일 오전 실시된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당초 예상과 달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각당은 자당에 미칠 영향 등을 계산하기에 분주하다.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제3투표소가 마련된 근내리 마을회관앞에 주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31일 오전 실시된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당초 예상과 달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각당은 자당에 미칠 영향 등을 계산하기에 분주하다.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제3투표소가 마련된 근내리 마을회관앞에 주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처럼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자 각 당은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앙선거관위원회도 반기는 표정을 보이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우선 이 같은 예상 외의 투표율을 가장 반기는 곳은 열린우리당이다. 열린우리당은 초반 투표율이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보다 높게 나타나자 "여당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며 내심 판세 역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오전 투표율이 높다는 뉴스를 들었다"며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마도 싹쓸이를 막아 달라는 열린우리당의 호소가 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경우 2002년 6·13 지방선거 당시 오후 3시 33.12%의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2006년 선거에서 같은 시간 서울의 투표율은 37.6%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은 "전통적으로 20·30대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었다. 그러나 오세훈 후보는 그 동안 여론조사에서 전체 연령대에서 고르게 높은 지지를 받아왔기 때문에 투표율이 지지율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귀영 연구위원은 "일단 투표율이 50%가 넘어가면, 당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보다 유리할수 있다"면서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위원회도 초반 투표율이 2002년에 비해 높게 나타나자 반기는 표정을 보이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전날 손지열 중앙선관위원장까지 나서 특별담화문을 발표, "여행도 좋지만 4년간 우리 고장 발전과 가족의 삶을 책임질 사람을 뽑는 투표부터 해달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투표율이 40%대 초·중반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현재 추세라면 50%를 넘을 것 같다"며 "그러나 대선이나 총선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만큼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유권자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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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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