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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도서출판 이프가 주최하는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이 6월 2일 오후 7시 홍익대 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페스티벌은 ‘웃자, 놀자, 뒤집자’란 모토로 발행해오던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9년만에 완간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 때문에 이번 행사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프의 미래도 가늠할 수 있어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엄을순 도서출판 이프 대표는 “이번 페스티벌을 기점으로 앞으로 잡지가 아닌 ‘문화’ 코드로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을 매년 이어갈 계획이며 여성주의 교육사업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희망을 향해 힘차게 로딩 중인 이프. 엄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설명할 때마다 ‘이프다움’으로 풀어나갈 것이라면서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 완간 이후 이프의 첫 공식행사인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행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안티 페스티벌은 1999년 안티미스코리아 때부터 매년 핫이슈들을 다뤄왔다. 포르노를 주제로 한 지난해 행사는 7백 석의 좌석을 모두 메우고도 7백 명 이상이 되돌아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올해는 규모가 큰 체육관을 행사장으로 정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무엇보다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실감했다.

‘성폭력’을 주제로 한 행사를 연다고 하니까 ‘포르노’에 대한 행사를 열었던 지난해보다 훨씬 수월하게 협찬을 받을 수 있었다. 협찬 기업들도 직장 내 성희롱과 성폭력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끝내 장애인 시설을 따로 설치하지 못하게 된 점이다. 대신 장애인 활동 보조인 단을 대기시키기로 결정했다.”

- 호주제가 폐지됐지만 여성의 힘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안티 페스티벌을 전개하는 데 안티를 거는 세력도 많은 것으로 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제는 균형과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남자들도 솔직해져야 한다. 그동안 과도하게 주워진 짐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다. 이젠 나누자. 처음부터 남자들이 싫었다면 이프는 입을 열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균형을 이루는 휴머니즘이다. 성폭력도 잘못된 성 관념에서 비롯된 것이지 않은가. 서로 조화롭게 나아간다면 모두가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안티의 진정한 뜻을 이해한다면 말이다.”

-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이프가 완간했다. 완간 이후 어떤 활동에 초점을 맞춰 진행 중인지 소개해 달라.
“문화활동이다. 계간지를 내면서 이프의 담론을 전달할 수는 있었지만 대중들과 직접 호흡하면서 진행하는 문화행사의 흡입력과 호소력은 생각보다 강했다. 일방적인 전달보다는 직접 체험하고 깨닫는 것이 이프다운 방법이라 생각한다.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같은 문화행사를 강화할 것이다.

또 하나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힐링 교육사업’이다. 이프 사무실 옆에 공간을 따로 마련한 것도 교육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여성들 안에 존재하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글쓰기, 미술, 말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계간지 이후 웹진이나 무크지(잡지와 단행본의 성격을 띤 부정기 간행물) 등 어떤 매체 형태로 이프를 이어갈 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올해는 뭐가 다른가

"…기회는 잡는 자의 것이다. 네 아비 가부장제의 등등했던 기세도 새천년 새 세상의 도래와 함께 이제는 쇠락하고 있다. 너의 눈에는 이미 발끝에 다가온 개벽의 서광이 보이지 않는가?"(성폭력 추방을 위한 격문 중)

6월 2일 오후 7시부터 서울 홍익대 주변에서 성폭력 추방을 위한 격문이 울려 퍼지고 참가자와 관객, 거리를 걷는 모든 이들이 성폭력을 감시하고 근절하는 데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축제가 열린다.

도서출판 이프와 사단법인 문화미래 이프가 주최하는 ‘2006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성벽을 넘어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축제는 1999년부터 6년간 개최되었던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과 2005년에 열린 ‘포르노 포르나’에 이어 열리는 이프의 여덟 번째 안티 페스티벌이다.

홍익대 체육관에서 열리는 본 행사 ‘성벽 깨기’에서는 마포경찰서 이금형 서장이 직접 출연해 바바리맨 퇴치법을 전수하는 ‘바바리맨 퇴치법’, 생명공학시대 성폭력에 대처하는 여성과학기술인팀의 패러디 공연 ‘황자매의 꿈’, 여성들의 한과 억압 등의 감정을 그린 복합 퍼포먼스 ‘그녀, 나’ 등이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성폭력 현실을 마주보고 대안을 모색해본 ‘나, 성폭력 생존자야’란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며 만화가 이애림씨의 애니메이션도 전시, 상영된다. 여성 힙합 듀오 ‘챕터 2’와 ‘더 로드’의 공연이 펼쳐지며 특히 개그우먼 강유미, 안영미씨가 얼마 전 발생한 정치인 성추문 사건을 특유의 입심으로 재치 있게 푸는 개그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채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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