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거리 유세를  갖고 있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거리 유세를 갖고 있다. ⓒ 연합뉴스 이상학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3일 유세 도중 박근혜 대표의 쾌유를 바라면서 청중들을 향해 "박근혜 대표님, 고맙습니다"라는 구호를 선창해 잠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오 후보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그게 인간이 할 말이냐"며 부인했다.

오 후보는 23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성동구 지하철 왕십리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박근혜 대표님의 빠른 쾌유를 정말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구호 한 번 외치죠"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박근혜 대표님 고맙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의 육성은 당시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민주노동당 당원인 석아무개씨가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해 24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영상을 보면, 사회자 정도만이 이 구호를 따라 외쳤고 일부 청중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오 후보의 구호는 당 지지도를 끌어올려준 박 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석씨는 "오 후보의 돌출적인 구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석씨는 "당 대표가 습격을 받고 병실에 누워있는 것은 슬퍼할 일이지 고마워할 일은 아니지 않냐"며 "오 후보의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세훈 후보쪽에서는 "그런 사실이 없었다"며 거듭 부인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24일 오후 기자로부터 이같은 정황을 전해 듣고는 "그 자리에서 '박근혜 대표님 고맙습니다' 라고 말한다는 게 가능한 얘기냐? 그렇게 말했다면 제 정신이냐"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나 대변인은 거듭된 질문에 "내가 왕십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 얘기로는 오 후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지지율을 의미해 그런 말을 했다면) 그게 인간이 할 말이냐"고 되물었다.

나경원 대변인, 강력 부인 "그게 인간이 할 말이냐"

당시 왕십리 유세 현장에 있었던 정택진 선대위 부대변인도 "우리가 오 후보에게 애드립(즉흥 연설)을 못하게 한다, 후보는 준비한 원고대로 연설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고 부인했다.

정 부대변인은 "'빠른 쾌유를 빕니다'라고 얘기했지, ('박 대표님, 고맙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오세훈 후보가) '박 대표가 저 때문에 유세 나왔다가 (피습당해) 가슴이 미어지고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비난선거 안 하고 끝까지 깨끗한 선거를 하면 병상의 박 대표도 우리 마음을 아시고 좋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부대변인은 "수천 명이 모였고, 공동으로 지원나온 의원들도 여러 명 있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아픈 사람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고맙습니다'라는 얘기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나 대변인은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간 뒤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내가 '그게 인간이 할 말이냐'고 했던 것은 '오 후보가 지지율을 올려줬기 때문에' 고맙다고 말했을 리가 없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오 후보는 피습 당일 박 대표에게 '죄송하다'고 얘기했더니 박 대표가 '너무 걱정하지 말고 선거에 차질없이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었다"며 "오 후보는 이에 대해 고맙다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6,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