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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예보를 발령했다. 올해 처음으로 발령된 것인데 그 이유는 지금이 솔수염하늘소가 용화를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용화란 유충기와 성충기의 정지적 발육단계로서 이 시기에 유충 조직이 퇴화하고 성충조직이 생성된다. 1차 예보에 이어 지난 10일에는 솔수염하늘소의 용화율이 44%에 이르는 것을 확인되어 2차 발생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이제 정말 조심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현재까지 완전 방제약이 개발되지 않았고 피해 속도와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소나무에이즈라 불린다. 일반적으로 해충으로 인한 피해는 ○○○피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솔잎혹파리피해'가 그의 경우이다. 반면 해충이 아닌 미생물에 의한 피해를 받을 경우에는 '피해' 대신 '병'이라 명명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이 '병'으로 불리는 이유도 소나무재선충이라는 미생물로 인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중간숙주역할을 하는 솔수염하늘소가 감염된 나무로부터 송진을 빨아들인 후, 다시 감염되지 않은 소나무의 송진을 빨아들이는 과정에 소나무재선충이 옮겨지면서 생기는 병이다. 소나무재선충은 일단 소나무에 침투하면 엄청난 속도로 번식한다. 이로 인해 나무의 수관이 막혀 수분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여 결국 말라죽어버리는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화시기에 전면적인 항공방제와 피해목의 이동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1988년 부산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점차 확산되어 지난 2005년에는 강원도 강릉시와 동해시에서 의심목이 감염목으로 판명되었다. 강원도 영서지역에선 아직 감염목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감염목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한 검문과 단속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일하고 있는 홍천국유림관리소는 소나무류의 이동이 잦은 곳에 고정 초소를 설치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근무체제를 24시간 3교대로 변경하여 소나무이동횟수가 더 잦은 야간에도 단속을 하고 있다. 이 덕분에 소나무류 이동 확인건수가 전달대비 8배 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거의 모든 이동차량에 생산확인증이나 극인이 찍혀져 있어 적발차량은 없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이다. 참 반가운 것은 주민들로부터 꽤 많은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나무가 말라죽어 있다거나 소나무를 실은 줄지은 차량이 어디를 통과하고 있다거나 하는 종류의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다. 조기발견을 위한 신고가 절실한 만큼 이러한 주민의 관심은 그저 감사할 따름이고, 앞으로 더 많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산림공무원도 국민의 관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행정이 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소나무재선충병 신고전화 : 1588-3249 
■ 소나무재선충병 안내사이트 : pwn.kfri.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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