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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미군기지 확장예정지 군병력을 투입 항의 집회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앞에서 한총련,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 대학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이 국방부를 향해 달걀을 던지고 있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예정지 군병력을 투입 항의 집회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앞에서 한총련,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 대학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이 국방부를 향해 달걀을 던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평택미군기지 확장예정지 군병력을 투입 항의 집회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앞에서 한총련,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 대학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예정지 군병력을 투입 항의 집회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앞에서 한총련,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 대학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건물 옥상에 올라간 군인들이 학생들의 집회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건물 옥상에 올라간 군인들이 학생들의 집회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사 대체 : 13일 밤 9시 30분]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와 용산구 국방부청사 앞에서는 지난 4일 벌어진 대추분교 행정대집행을 비난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특히 집회 참가자들은 군 병력을 동원한 정부의 대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총련과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소속 학생과 회원 5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 국방부 앞에서 '미군기지확장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윤광웅 국방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추리 주민들과 평택범대위 소속 활동가들을 진압한 군 병력을 광주 5·18 민주화운동 '진압군'으로 비유하며 민간인에 폭력을 휘두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대추리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대대로 살아온 땅이며, 갯벌을 메꿔 농사를 지어온 곳"이라며 "380만평이 아니라 단 한평이라도 빼앗길 수 없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항의의 뜻으로 국방부 청사를 향해 날계란을 집어던졌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전경버스 20여대로 국방부와 전쟁기념관 입구를 봉쇄하고, 300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하지만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방부 앞 결의대회를 마친 학생들은 광화문으로 이동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앞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3000여명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우체국 앞 도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윤광웅 국방장관 퇴진과 평택 주둔 군부대 철수 등을 요구했다.

학생들의 합류로 약 4000여명으로 늘어난 시위대는 왕복 8차선 도로를 점거한 뒤 촛불집회를 열었다. 평화적으로 진행된 촛불집회에서는 문정현 신부와 김지태 팽성주민대책위 위원장이 영상편지를 통해 '대규모 평화적 저항'을 호소했다.

문 신부는 "지난 2월 대추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는 경찰도 평화시위의 모범이라고 할 만큼 잘 치러졌다"며 "내일(14일)에도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은 평택 대추리로 모여 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우리가 바라는 것은 돈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국민들이 미군기지 확장 저지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일부 시민 "정부 군 병력 투입은 무리수"

13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아이들과 함께 촛불을 밝히고 있다.
13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아이들과 함께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날 촛불집회에는 영화 '말아톤'의 감독 정윤철씨와 몇몇 영화배우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감독은 촛불집회 인사말에서 "미국이 동아시아땅을 먹으려고 한국 땅을 내놓으라 한다"며 "우리 영화계도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과 같이 평택 미군기지 건설을 반대한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촛불집회에서는 또 4일 행정대집행 당시 군 병력과의 충돌 상황이 영상으로 상영됐고, 보도사진도 전시됐다. 지나던 길에 영상을 본 김영미(대학생·22)씨는 "아무리 시위대가 나쁘다고 하더라도 군대가 민간인을 때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진우(38)씨도 "정부가 군 병력까지 투입한 것은 무리수"라고 밝혔다.

반면 최용성(52)씨는 "시위대가 대나무를 휘두르는 장면을 뉴스를 통해 봤다"며 "폭력시위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시위가 계속되는 이상 국민들도 평택 주민들을 외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밤 9시께 마무리됐다. 촛불집회에서는 별다른 마찰이 없었지만, 내일(14일) 평택에서 예정된 '5·18 기념행사'에도 대규모 참가자들이 내려갈 것으로 보여 또 다시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경찰은 평택 행사를 불허했고, 고속도로 진입로와 진출로 등에 병력을 배치해 외부인들의 평택 출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하지만 촛불집회에 참가한 한총련 소속 대학생 500여명은 서울시내 대학에서 밤을 세운 뒤 버스로 같이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도 평택으로 집결할 것으로 보여 평택 대추리 주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평택범대위는 내일 행사가 평화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범대위 관계자는 "경찰의 불허 방침에도 일단 집회를 강행할 것"이라며 "내일은 아무런 준비 없이 맨몸으로 내려가겠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국방부의 평택 강제집행을 규탄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국방부의 평택 강제집행을 규탄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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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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