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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가지 죽세공품
ⓒ 송춘희
삼천리 금수강산 어디를 가나 봄이 무르익어 이제는 신록이 그 무성한 기세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한낮은 제법 초여름을 연상시킬 만큼 더운 날이 많아졌다.

'익산은 참외, 장수는 사과, 순창은 고추장, 안성은 유기, 서울은 먹골배!'

학교에서 지역의 특산물을 외우며 즐거워하는 초등학생 아들아이에게 어린이날을 맞아 뭔가 특별한 나들이 선물을 주고 싶었다. 우리 가족이 정한 곳은 전남 담양 대나무축제 현장이었다. 목요일 저녁 서울에서 출발해 무려 다섯 시간이 걸리는 장거리여행이었만 즐거운 마음으로 곳곳의 자연도 감상하고 중간 지점마다 특산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 뗏목타기 체험하는 모습
ⓒ 송춘희
5일 아침 서둘러 담양 대나무축제 현장에 들어왔다. 올해로 8회째인 담양 대나무축제는 해마다 4월 말부터 5월 첫 주까지 열리는 축제로 다양한 체험활동과 전시관람을 할 수 있다.

박람회장에는 각종 대나무용품과 대나무 분재, 직접 제작하는 인간문화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박람회장을 나와 관방천에 오면 다양한 체험현장이 있다. 뗏목을 타며,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의 정취와 여유를 즐기기도 하고 동심으로 돌아가 오늘만큼은 아이들과 대나무 물총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관방천 주변에는 여러 가지 체험활동이 진행된다. 대통술 담그기도 있고 대나무 판화찍기 체험도 있으며 솟대 만들기도 있다.

▲ 대통술 담그기 체험장
ⓒ 송춘희
이 발랄하고도 흥겨운 체험의 시간을 보내고 대나무 숲길을 오른다. '죽녹원'이라 불리는 대나무 숲이 그곳이다. 지난 2003년에 개관된 이곳은 사철 언제나 대나무의 정기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죽림욕은 머리가 맑아지고 심신이 안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담양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 한다. 대나무에서는 음이온이 많이 발생하여 명상과 같은 알파파가 많이 생산되어 뇌파의 활동이 완화된다.

▲ 죽림욕을 하며 즐거워하는 중학생
ⓒ 송춘희
실제로 낮 동안 여러 체험을 하느라 땀을 흘리고 지친 몸이 한순간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대숲의 온도가 밖보다 4도에서 7도 정도로 낮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면 갑자기 시원한 느낌이 든다.

담양 근교에 사시는 분들은 이번 주말 나들이를 이곳으로 정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즐겁고도 좋은 체험이었다.

소쇄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담양호, 용흥사 계곡, 추월산과 병풍산도 가보고 싶었지만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또한 담양에는 또한 송강 정철이 머물면서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남겼다는 '송강정'이 있다.

"어버이 살아 실제 섬기기를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달프다 어이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이뿐인가 하노라"


이는 송강 정철 선생이 남기신 시조다. 오는 5월 8일이면 어버이 날이다. '송강정' 안내책자를 보며 괜히 마음이 울컥해지고 부끄러워지는 것은 왜일까? 다음엔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담양의 대나무 숲을 거닐고 싶다.

▲ 여러가지 죽세공품
ⓒ 송춘희
▲ 죽부인의 모습
ⓒ 송춘희
▲ 물총싸움의 경기규칙 안내판
ⓒ 송춘희
▲ 물총싸움 체험에 열중하는 관광객들
ⓒ 송춘희
▲ 판화찍기 체험장
ⓒ 송춘희
▲ 대나무 솟대의 모습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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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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