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는 주마다 4시간 봉사를 원칙으로 한다. 그 규정에 따라 자원봉사를 하는 버닝햄(burningham), 스틸(steele), 파플턴(poppleton), 피스커스(fiscus) 장로는 선교 임무를 띠고 안양에 오게 되었다.
미국의 선교사훈련센터에서 우리말을 2개월간 배운 그들은 입국한지 각각 7개월-11개월 정도 되었다. 좀 어설프지만 그런 대로 의사소통이 됐다. 그들은 대화 도중 말이 막히면 재빠르게 전자수첩을 꺼내 단어부터 검색한다.
이들은 안양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매주 월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장애인들의 일손을 돕고 있다. 봉사 기간이 한달 남짓 되지만 손놀림이 제법 능숙하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비산동 교회에서 1시간씩 영어공부를 무료로 지도하고 있다.
일본 '천냥 코너' 납품 물건에 스티커를 붙이고 비닐 씌우는 일을 하던 한 할머니(80세) 자원봉사자는 "그 사람들 일도 잘하고 좋아요"라고 말한다.
이지영 직업재활사는 "일하는데 도움이 많이 돼요. 장애인들은 소 근육이 안 되는데, 세밀한 작업은 자원봉사자들이 메워 주지요"라고 말한다.
선교사들은 "자원 봉사활동, 아주 즐거워요. 특히 재미있었던 일은 시청 목요반찬봉사 팀에서 2개월 동안 한국음식을 직접 만들 때였다"며 "직접 반찬을 만들어 도시락에 담아 가방에 넣고, 정리까지 하는 과정이 신기했다"고 입을 모은다.
"조리퐁에 우유 부어 먹으면 맛있어요"
목요반찬봉사 팀의 심의숙 회장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려고 노력하는, 성실하고 붙임성 있는 청년들이었다. (우리들이) 많은 양의 나물이나 고기무침을 직접 하는 것을 무척 신기해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반찬봉사를 통해 우리나라 음식과 문화를 빨리 익히게 되었다고. 이제는 숙소에서도 김치볶음밥에 김치찌개. 참치찌개. 떡 만두국은 손쉽게 만들어 즐기는 요리가 되었다.
"오뚜기 3분 요리. 그리고 조리퐁에 우유 부어 먹으면 맛있어요"라고 말하는 그들은 이미 우리문화에 푹 빠진 듯했다.
그들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제일 어려운 것은 한국말"이라며 "만약에 우리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었다면 장애인들과 더 재미있게 어울렸을 것"이라고 싱그러운 웃음을 흘렸다.
"한국에 와서 제일 신기했던 것은 건물이 높고 사람이 많다는 거예요. 우리 고향에는 높은 건물이 없어요. 문화는 다르지만 모든 것이 아주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사진을 찍으면서도 "김~치"를 외치는 포즈가 우리만큼이나 자연스럽다. 고향에 두고 온 강아지가 그립고, 부모님이 보고 싶다는 이들은 21세-22세의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2년 체류 후, 미국으로 돌아가면 복학할 예정이라고.
선교사들은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가더라도 가족과 함께 꼭 다시 오고 싶어요"라며 한국인이 친절하고 음식이 맛있다는 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