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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요원이라면 편파보도를 색출해 내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역학관계에 의해 이런 기사가 쓰여졌는지까지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자신있죠?" "네~"
강사인 주정민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질문에 강의를 듣고 있던 참석자들이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대답했다.

▲ 지역신문 모니터링 자원봉사자들이 담당자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
ⓒ 조경모
지난 16일, 열 평 남짓한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광주전남 민언련) 사무실 안은 참가자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다가오는 5·31 지방선거 기간동안 지역언론 보도행태를 감시하는 모니터 요원으로 참여하게 될 1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2시간동안 진행된 교육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단은 가정주부와 전직 신문기자, 학원강사 그리고 유학생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다양한 구성만큼이나 이들의 참여 목적은 조금씩 다르다. 생후 4개월된 참솔이를 달래기 위해 교육시간 내내 안간힘을 써야했던 고현주(여·36)씨는 지역신문 모니터 활동경력만 10년이 넘는 베테랑.

고씨는 "지난 2000년 총선 당시 선거에 출마한 사주의 당선을 위해 일방적인 편파보도를 하던 한 신문사를 목격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이후로 지역 언론의 보도를 감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집에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 모니터링 교육에 아이와 함께 참가한 주부
ⓒ 조경모
학원 강사인 임아영(여·25)씨는 선거에 별로 관심이 없는 젊은 유권자들과는 달리 지방선거 자체에 관심이 많아서 이 곳을 스스로 찾은 경우다. 임씨는 "특정정당이나 후보 지지운동을 하는 대신 공정한 선거를 위해 힘을 보탤 곳을 찾다가 동참하게 됐다"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기 위해서는 곳곳에서 유권자들이 감시의 눈초리를 보내야 하는데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2명의 남성 참여자 가운데 1명인 서형동(29)씨는 현재 PD를 꿈꾸는 예비 방송인. 호주 시드니 인근에 위치한 Charles Sturt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뒤 지난 해 귀국한 서씨는 아직 한 번도 선거에 참여해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선거보도 모니터에 대한 기대도 크다.

서씨는 "아직 유권자로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한국의 선거과정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면서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3회에 걸쳐 지역언론의 구조와 성향, 모니터 기법들을 교육받은 뒤 5월 1일부터 모니터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승원 광주전남민언련 사무국장은 "아직도 일부 지역신문의 보도는 현 자치단체장을 노골적으로 띄우는 등 실망할 수준"이라면서 "이번 교육에 참여한 모니터요원들과 함께 지역 언론의 선거보도를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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