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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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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를 재배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출하를 앞둔 대파를 뽑고, 단으로 묶는 손질 작업에도 많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본격적인 농사철 이전의 농한기에 주민들에게는 제법 짭짤한 소득원이 되는 셈입니다. 전문적으로 대파만을 묶어온 사람들은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한 번의 손놀림에 20개로 묶여진 대파 다발이 가지런해집니다. 대파를 묶는 할머니 기술자의 하루 일당은 4~5만 원 정도를 받지만, 단순하게 대파를 뽑고 모으는 정도의 일이라면 이보다 낮은 일당을 받습니다. 봄바람에 모래가 날리는 밭에 검은 차양막을 치고 손을 바쁘게 놀리고 있습니다.

바람이 만들어낸 모래밭

사실 모래땅이 이렇게 효자 노릇을 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모두들 농사를 짓는 것을 포기하고 버렸을 땅에 이것저것 심어보고 결국 선택한 것이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땅콩과 대파 재배였습니다. 자은도의 대파는 겨울에서부터 이른 봄까지 출하가 계속됩니다. 가락동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자은도 대파는 중매인들의 예약이 줄을 잇는다고 합니다.

ⓒ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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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밭은 인간에게만 소중한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과거 칠산바다로 조기들이 몰려와 산란을 했던 것도 바다모래 때문이었습니다. 조기가 사라지고 나서 칠산바다가 인간에 준 또다른 선물 새우와 꽃게도 모래갯벌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 모래를 퍼내 건축용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고기가 많이 나올 때는 고기를 잡더니, 이제 고기가 안 나온다고 그들의 삶터를 송두리째 부수려고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짓일까요. 기술이 발달하고 첨단을 이야기 할수록 자연의 순리를 이용하는 인간의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라도닷컴-섬섬玉섬'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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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섬과 갯벌을 기웃거리다 바다의 시간에 빠졌다. 그는 매일 바다로 가는 꿈을 꾼다. 해양문화 전문가이자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갯사람들의 삶을 통해 ‘오래된 미래’와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 전남발전연구원 해양관광팀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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