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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꽃샘추위 속의 매화꽃
2006년 3월 꽃샘추위 속의 매화꽃 ⓒ 나천수

우리네 山野가 4월만 되면
온통 피 흘리고
신음소리도 들리고
울음소리 진동하는 것은
어인 일인가.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도처에서 産苦의 신음소리
그리고 갓 태어난 핏덩이의 울음소리
어디 한 두 곳이랴,

얼마나 아프랴,
불러오는 배는 산더미 같고
붉게 충혈 된 産口는
안의 것을 밖으로 밀어내려는
마지막 몸부림으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으니,

겨우내 움츠린 산과 들에서 들리는 소리가
음악이 되는 것은
신음소리 울음소리 수천, 수만이면
그 소리가 和音이 되어서이니,

나무도, 풀도
양수 터진 가지마다 물기 흐르고
산실의 작은 비명 소리 끝에 묻어나는
붉은 피가 나무 끝, 풀끝에 맺어
그것이 꽃으로 보이나 보다.

日林山의 철쭉꽃이
영취산의 진달래가
月出山의 벚꽃이
한꺼번에 분만하려는지
자궁 수축하는 신음소리
뱃살 갈라지는 비명소리
갓 태어난 신생아들의 울음소리
한데 어우러져
눈물범벅에 피범벅이 되면서
우리네 山野는
눈물이 흐르고
핏빛 꽃물이 드나보다.

보성 일림산의 철쭉 군락지/2005년4월 촬영
보성 일림산의 철쭉 군락지/2005년4월 촬영 ⓒ 나천수

덧붙이는 글 | 4월의 남도 꽃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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