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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학교(총장 이상윤)가 총학생회와의 협상 결과로 등록금 인상분의 일정 부분을 학생들에게 현물로 돌려주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총학생회는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며 지난 3월 8일 삭발식과 함께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의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 한남대학교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등록금 책정 최종합의서. '현물 환불'에 합의한 내용이 담겨있다.
ⓒ 한남대학교 총학생회
결국 농성 시작 일주일 만인 지난달 14일 학교 측과 협상안 타결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전해들은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등록금 인상분 만큼 '물품'으로 되돌려 준다"는 특이한 협상 결과 때문이다.

총학생회와 학교측은 "'등록금 인상분을 현금으로 환불해 달라'는 학생회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학업에 필요한 물품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지급하기로 한다" 는 내용에 합의한 뒤 '등록금 책정 최종합의서'를 교내 대자보 및 총학생회 홈페이지와 미니홈피에 실었다.

올해 한남대학교의 등록금 인상액은 인문대가 39만2000원, 이학·체육대가 46만2000원, 공학대가 50만8000원이다.

그러나 이런 협상 결과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물품이 어떤 것으로 결정될지 몰라도 학번과 기호에 따라 갖고 싶은 것이 모두 다를 것이다. 물가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인상되는 등록금은 타당하지 않다." - 정 아무개(25·OO학과)

"물품으로 준다고 하는데 차라리 그 돈으로 다음 등록금을 삭감했으면 좋겠다. 등록금 문제에 대해 합의한 건 좋지만 물품으로 주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얼마나 학생들에게 맞는 물품을 줄지도 의문이다." - 김 아무개(23·00학과4)

"물론 현금으로 받는 게 좋기는 하겠지만 못 받는 것 보다는 그나마 나은 것 같다" - 김 아무개(24·00학과)

부총학생회장인 한종재(27·생명과학과4)씨는 "총학생회는 등록금 동결 및 인상된 등록금 7.25%의 환불을 요구했는데 이미 그 시기가 교육부 예산승인을 받은 후였다"면서 "환불이 안 되는 대신 그에 해당하는 물품으로 학생들에게 지급한다는 서약서를 받아냈으며 그 대신 학생복지 쪽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다" 라며 협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 총학생회는 등록금 인하를 위해 삭발과 단식농성을 진행해왔다.
ⓒ 송선영
한편 물품 지급이 결정됨에 따라 물품 종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업에 필요한 물품으로 전자사전,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는 PMP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학교측은 4월 안으로 물품을 선정하고 공개입찰을 거친 후 학생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총학생회 회장단의 삭발과 단식 농성의 결과로 얻어진 협상 결과인 '현물 환불'. 과연 학교측이 등록금 인상분에 해당하는 물품으로 학생들을 얼마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등록금 투쟁 절반의 성공"
[인터뷰]한종재 한남대 부총학생회장

다음은 한남대 부총학생회장 한종재(27·생명과학과4)씨와의 인터뷰

- 등록금 투쟁의 경과를 말한다면?
"기존의 등록금 투쟁 방식과 다르게 접근했다. 조선대, 연세대에서 성공을 거둔 '등록금 자율 납부' 방식이 그것이다. 실제로 조선대는 자율납부 500명으로 등록금 동결에 성공했다.

우리 학교 역시 자율납부를 실시했으나 학생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했다. 학교측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자율납부는 실패했고 이에 극단적인 방법인 삭발식과 천막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 등록금 투쟁에 따른 학교 측의 태도는 어떠하였는지?
"세 차례에 걸친 교학협의회에서 대화가 잘 되지 않았다. 처음엔 등록금 자율납부 실패를 미리 짐작이라도 한 듯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회장단이 삭발과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여러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고 이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총장님께서 직접 천막으로 찾아오셔서 협상이 진행됐다."

- 이번 등록금 투쟁의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가?
"불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타 대학에 비한다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 등록금 인상분에 대해 물품으로 지급한다는 합의를 했는데?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하를 요구했을 때는 이미 학생들의 고지서가 인쇄되고 있는 시기였다. 또 교육부의 승인도 받은 후여서 시기상 너무 늦었다. 이런 이유 등으로 학교 측에서는 환불은 불가능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서 현금이 아닌 물품으로 지급해 준다는 서약서를 받아냈다. 물품 지급 말고도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이 시행될 것이다."

- 물품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가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재학생 전원에게 물품이 지급될 것이다. 물품의 종류에 대해서는 학업에 필요한 것으로 4월 안에 선정할 것이고 이후 학생처에서 공개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 앞으로도 등록금 투쟁을 계속 할 것인가?
"물론이다. 등록금 문제에 있어서 학교와 타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학기 등록금 동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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