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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봄이 시작되던 진해벚꽃
필자의 봄이 시작되던 진해벚꽃 ⓒ 김정수
로망스다리 위에서 연인들이 벚꽃을 바라보고 있다.
로망스다리 위에서 연인들이 벚꽃을 바라보고 있다. ⓒ 김정수
진해군항제가 다가오면 필자는 언제나 어린아이처럼 설렌다. 20여 년 전인 중2때 가족들과 처음으로 군항제에 다녀온 후 나의 봄은 항상 진해벚꽃에서 시작되었다. 20여 년이 지나는 동안 딱 한번을 빼 놓고는 매년 군항제 때면 진해로 향한다. 그러다보니 진해에 벚꽃이 피어야지 진짜 봄이 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30여 분 거리의 마산에 살지만, 군항제 기간에는 정체로 인해 2~3시간은 기본이다. 그래도 벚꽃과 만나는 기쁨이 더 컸다. 1999년 여행작가가 된 후에도 진해로의 여행은 계속되었다. 때로는 장복터널의 깜깜한 어둠 속에서 30분 이상을 갇혀 있어야 했지만, 터널을 통과한 후 만나는 눈처럼 새하얀 벚꽃은 멋진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어떤 친구들은 이런 나를 이상하게 보기도 했다.

“니 진짜 꽃 보러 가는 거 맞나? 기냥 가시나들한테 작업걸라고 그라는 거 아이가 말이다.”
“꽃 보러 가는 거 맞다와. 진해가몬 벚꽃만 있나. 호박꽃도 있고, 할미꽃도 있더라. 와! 오랑캐꽃도 있다 아이가.”
친구들의 짓궂은 질문에 그렇게 대꾸하며 진해로 간다.

진해의 벚꽃명소는 너무나 많아서 두 번에 나누어 소개하기로 한다. 이번에는 MBC 드라마 <로망스>의 촬영지를 중심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드라마의 초기장면인 1~2회와 3년 후에 재회하는 12회 등이 촬영된 곳이 경남 진해시 일원이다.

벚꽃축제가 절정인 진해에서 채원(김하늘분)을 만난 관우(김재원분)는 첫눈에 반해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속인 채 달콤한 1일 데이트를 하게 된다. 촬영은 실제로 군항제 기간에 진해의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바이킹을 타는 장면은 진해파크랜드에서 촬영되었으며, 나무난간이 있는 길을 걸어가는 장면은 안민도로의 데크로드에서 촬영되었다.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은 수치면의 파파야레스토랑에서 촬영되었다. 이밖에도 중원로타리와 로타리 바로 옆에 있는 해안관광도로, 문화의 거리, 진해내수면연구소 입구에 있는 여좌천의 철교(일명 로망스다리) 위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한편 채원이 진해에 내려가 민주와 함께 묵었던 호텔은 진해와 20분 거리의 창원 인터내셔날호텔이다.

여좌천의 철교는 이름 없는 철교였지만, 드라마의 메인타이틀로 16회나 TV화면에 나오면서 일약 ‘로망스다리’라는 애칭을 얻게 된 다리이다. 폭은 약 1m, 길이가 20m가 채 안되는 자그마한 다리가 여좌천 위에 걸쳐 있는데 주변에 늘어선 벚나무들로 인해 운치가 느껴지는 곳이다.

로망스다리 위에서 바라본 여좌천의 벚꽃터널
로망스다리 위에서 바라본 여좌천의 벚꽃터널 ⓒ 김정수
안민도로 데크로드의 여름
안민도로 데크로드의 여름 ⓒ 김정수
이 일대는 4월이면 벚꽃물결을 이루는 진해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벚꽃터널이 형성되는 곳인데, 그중에서도 최고의 포인트가 로망스다리이다. 파크랜드에서 진해여고까지 여좌천을 따라 이어지는 약 1.5km의 벚꽃터널 또한 장관이다.

로망스 다리의 위치는 내수면연구소 입구의 설영교 300m 아래에 있는 두 번째 다리이다. 안민도로는 대야동에서 산정상인 안민고개(해발 500m)까지 약 5.6Km에 이르는 도로를 말한다. 드라마 촬영 당시에는 정상 주변의 일부구간만 도로변에 데크로드가 깔려 있었으나, 2006년 2월말에 전구간에 걸쳐 산책 데크로드가 완공되어 벚꽃길을 걸으며 여유롭게 꽃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도로 양쪽으로 수많은 벚나무들이 늘어서 있어서 군항제 기간에는 벚꽃을 보러오는 인파로 북적대는 곳이다. 안민고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진해만과 진해시의 전경이 눈부신 곳이다.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서 진해를 비롯한 마산, 창원 지역 청춘남녀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높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 또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며, 멋진 일출을 볼 수도 있다.

진해파크랜드에서는 바이킹과 ‘날으는궁전’, 하늘자전거에서 촬영을 했다. 파크랜드는 장복산의 태백동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대단위의 놀이공원으로서 1994년 10월에 문을 열었다. 단순한 놀이만을 위한 공원이 아닌 교육과 휴식, 이벤트행사를 위한 종합놀이공원으로 조성되었다. 2만평의 넓은 대지 위에 자리 잡은 파크랜드에 서면 진해시가지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뽐낸다.

4월에는 80~100년산 벚나무 100여 그루가 꽃을 피워 장관을 연출하는데, 진해군항제 기간에는 야간개장을 하고 있어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올해에는 3월26일부터 4월17일까지 이태리 루미나리에 축제가 펼쳐져 밤을 더욱 화려하게 수놓는다.
관람문의 : 055-545-7355~9, 홈페이지 www.chinhaeparkland.co.kr

문화의거리 벚꽃
문화의거리 벚꽃 ⓒ 김정수
드라마 로망스에서 김하늘과 김재원이 탔던 진해파크랜드의 바이킹
드라마 로망스에서 김하늘과 김재원이 탔던 진해파크랜드의 바이킹 ⓒ 김정수
해안관광도로는 탁 트인 해안선을 따라 풍호동 행암에서 안골마을까지 이어진 도로가 20km에 이른다.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남해안의 절경을 굽어보며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다. 도로 양쪽에 벚나무 등의 조경수와 아열대 식물이 늘어서 있어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 도로도 개설되어 있어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좋으며, 인근에 낚시터도 많다. 인근의 수치해안의 풍경이 특히 아름다운데, 일출을 보기에 좋은 곳이다. 해안관광도로는 영화 <인디안썸머>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관우와 채원이 이야기를 나누던 곳이 파파야레스토랑이다. 수치해안에 위치한 이곳은 3층 건물로 2, 3층이 파파야이다. 입구에는 로망스 촬영지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김재원, 김하늘의 사진과 사인도 만날 수 있다. 3층의 제일 안쪽 코너에 위치한 바닷가가 잘 보이는 좌석이 김재원과 김하늘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던 곳이다.

드라마의 인기로 인해 한때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앉아보기도 어려웠던 곳이다. 왕새우, 함박, 닭날개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스페셜모듬요리가 추천할 만하다. 스파게티, 커피, 음료수, 생과일쥬스 등을 맛볼 수 있다.

한편 진해군항제는 3월31일 시작되어 4월9일까지 열린다. 4월5일을 전후해 벚꽃이 절정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군항제 상세일정 보기 : http://www.jinhae.go.kr/culture/event/gunhang_festival_01.asp

ⓒ 김정수
맛집, 멋집

영화 <클래식>이 촬영된 선학식당이 인상적이다. 근화동의 진해시청 앞 남부교회 옆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가정집 같은 아늑한 분위기의 식당으로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로망스가 촬영된 중원로타리에서 100m 거리에 흑백다방이 있다. 러시아식으로 지어진 2층 목조건물로 1층만 영업한다. TV와 신문 등에 여러 차례 소개된 진해를 대표하는 문화다방이다. 유택렬 화백이 개업 후 클래식음악만을 들려주던 곳으로 지금은 그의 딸인 피아니스트 유경아씨가 운영중이다. 음악인을 비롯해서 시인, 작가 등 많은 예술가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다방 곳곳에는 유택렬 화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그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다.

교통정보

자가운전 : 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를 빠져나와 교차로에서 진해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장복터널에서 700m를 지나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진해파크랜드가 있다. 장복터널에서 2.2km를 달리다 내수면연구소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200m 가면 설영교가 나온다. 좌회전해서 300m 더 내려가면 로망스다리가 보인다. 철길건널목을 지난 삼거리에서 부산방면으로 좌회전한 후 첫 번째 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을 하면 안민도로가 나온다. 부산방면으로 직진하다 풍호삼거리에서 장천부두 방면으로 직진하면 수치해안이 있는 파파야레스토랑을 만나게 된다.

대중교통 : 서울에서 진해로 가는 버스나 열차는 없다. 마산으로 가서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마산역과 터미널에서 진해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시민의신문, KBS코리아넷, SBS유포터뉴스, 한겨레, 국제신문, 데일리안, 시골아이, CNB뉴스에도 보냅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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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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