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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돈정치'와 '황제테니스'와 관련해 연일 이명박 서울시장을 비판하던 손학규 경기지사(사진)가 돌연 이 시장을 엄호하고 나섰다.

외자유치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손 지사는 23일 낮 KBS 1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이 이번 지방선거를 '황제 테니스 선거'로 몰아가려고 하고 있다"면서 "폭로정치로 시종일관하는 열린우리당 지도부, 특히 정동영 의장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정치의 가벼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황제테니스'관련한 열린우리당의 공세를 "이해찬 총리가 골프 파문으로 물러난 것을 회복하기 위한 이전투구"라고 규정하면서 "언제 한번 이 시장을 모시고 산에라도 가서 위로해야겠다"고 말했다.

"여당, '테니스 선거'로 몰아가려 한다"

이 시장, 박 대표와 함께 한나라당의 대권주자 '빅3'로 꼽히는 손 지사는 "나라와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도덕적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해야 한다"면서도 "우리 이 시장이 의도해서 '내가 공짜로 이것을 쳐야겠다'라든지 했겠냐"고 이 시장을 엄호했다.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국정조사의 대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해찬 전 총리의 '3·1절 골프'와 비교해서는 "이 전 총리는 순국선열을 생각해야할 숭고한 3.1절에 로비의혹을 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인사들과 골프를 친 것"이라면서, 이에 비해 "이 시장의 경우는 정치적인 공세의 측면이 아주 강하다"고 말했다.

손 지사의 이같은 '이명박 구하기'는 6일 전인 17일과 대비된다. 그는 지난 17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고위 공직자가 특권을 행사하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과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며 "고위 공직자가 배타적이고 특권적으로 테니스장을 이용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 시장을 비판했다.

앞서 손 지사는 '돈정치'에 대해서도 이 시장에게 날을 세운 바 있다. 이 시장이 방미 중인 지난 12일 돈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났다, 돈 없다는 사람이 돈을 더 잘 쓰더라"고 하자 곧바로 "돈으로 정치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15일 인터넷신문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가진 자가 돈으로 권력과 명예를 사면 권력은 부패하고 명예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돈과 권력, 돈과 명예를 다 갖겠다는 생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라고 공격했고, 16일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포럼에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손학규, '합리적'인 모습으로 틈새진입 작전?

손 지사의 이같은 변화는 당내 대권경쟁자인 이 시장과 박근혜 대표가 각각 '황제테니스'와 사립학교법 파동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당인으로서 지원할 것은 지원하면서 '합리적이고 믿음직한' 모습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손 지사의 한 측근은 "대권주자로서 이 시장과는 경쟁관계이지만 이 시장이 한 행동에 비해 지나치게 비난을 받고 있고, 이번 일로 한나라당이 타격을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당이 나서기 어려운 사안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지나치게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이 지나치게 공세를 가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를 테니스 선거로 몰고가려고 하는 것에 대해 당인의 한 사람으로서 견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차분한'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계진 대변인은 23일 공식브리핑에서 "열린우리당이 테니스 논란을 지나치게 침소봉대하고 과장되게 부풀려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항상 일관되게 말해 왔듯이 여야 구분 없이 의혹이 있으면 본인이 해명하고 해명이 거짓이면 수사를 의뢰하고 수사결과 위법사실이 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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