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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2가 외환은행 빌딩.
서울 중구 을지로 2가 외환은행 빌딩. ⓒ 권우성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23일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민은행과 론스타펀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이에 대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강 행장은 이날 행내 방송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앞으로 외환은행에 대한 정밀실사를 벌이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은행은 이제 미래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미래를 위한 소중한 씨앗이 싹을 틔우고 글로벌뱅크로 자랄 수 있도록 국민은행 가족 모두 한마음으로 성원해 달라"고 말했다.

강 행장은 특히 "국민은행이 그동안 여러 은행과 합병하면서 합병과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만큼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원숙한 자세를 견지해 줄 것을 간독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은행과 론스타펀드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외환은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민은행에서 강정원 행장, 김기홍 수석부행장, 론스타펀드에서는 앨리스 쇼트 부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 자리에서 외환은행 인수자금 조달 계획, 외환은행 인수 후 운영계획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되며 론스타펀드는 국민은행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이유와 함께 그동안 논란이 됐던 세금 문제에 대한 입장, 향후 한국에서의 활동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친애하는 KB국민은행 가족 여러분!

우리 KB국민은행이 최근 진행된 외환은행 지분매각과 관련하여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로서 우리 KB국민은행은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뱅크를 행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외환은행은 기업금융 및 외환/수출입금융부문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오랜 전통과 우수한 인재를 보유한 우량은행입니다.

KB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지분인수를 추진하게 된 배경도 양 은행의 상호 보완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활용하여 통합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서로 부족한 역량을 보완힘으로써 선도은행으로서의 지속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제 KB국민은행은 우리의 미래경쟁력 확보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으므로, 이럴 때일수록 직원여러분들께서는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더욱이, 우리 KB국민은행은 과거에 국민, 주택, 장기신용, 대동, 동남 및 국민카드에 이르는 다양한 합병과정을 거쳐서 구성된 조직입니다. 따라서 곧 진행될 실사과정을 거치는 동안에도 과거 합병과정에서 여러분이 겪었던 고충을 회고해 보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원숙한 자세를 견지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KB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씨앗이 싹을 틔우고, '글로벌 뱅크'로서 자랄 수 있도록 KB국민은행 가족 모두 한마음으로 성원하여 주시기 바라며, 격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계신 관련 임직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 3. 23

은행장 강정원
외환은행 노조 "매각에 정부 노골적 개입"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외환은행 노조는 2003년 론스타의 인수 의혹에 이어 이번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에서도 정부의 노골적인 개입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정부가 노골적인 국민은행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 개입 근거로 ▷가장 나쁜 조건을 제시했다고 알려진 국민은행이 선정된 점 ▷금융감독위원회 박대동 국장이 기자회견에서 인수 후보들의 적격성과 독과점 여부에 대한 언급한 점 ▷특별히 서둘러 이를 언급할 사정이 없었던 점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은 매각의 핵심쟁점인 외환은행의 경쟁력 보존 여부에 대해서도 가장 무책임하고 부작용이 큰 방안을 내놓았다"며 "정부의 개입과 압력이 없고서는 설명되지 않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1일 금감위 박 국장은 법적 절차와 요건을 무시하고 사견을 정부입장처럼 호도해 발표했고 독과점 논란까지 언급해 월권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를 계기로 인수전 승부의 균형추가 기운 것"이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또 특정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문제가 없는 은행도 부실은행이나 비금융주력자로 만들 수 있는 태도는 2003년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당시와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노조는 마지막으로 "2003년 매각과 이번 외환은행 재매각 의혹은 외환은행과 직원을 두번 죽인 범죄행위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정부 당국을 강하게 성토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해명을 촉구했다.

우선협상자 국민은행... 남은 변수는?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이 선정됐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말 그대로 우선적으로 매각협상을 할 1순위 인수후보라는 의미일 뿐 본협상 과정에서 언제든지 탈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외환은행 M&A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인수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M&A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통상 정밀실사 기회와 독점적인 협상권을 부여받는다. 우선협상자는 정밀실사를 통해 가격에 영향을 끼칠만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게 되며 이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매각하려는 측과 최종적인 가격협상을 벌이게 된다.

이 가격협상에서 거래가 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매각됐던 대투증권도 우선협상대상자는 PCA 컨소시엄이었지만 협상과정에서 가격 차이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통상 예비협상대상자에게 실사기회와 독점협상권이 승계된다. 대투증권 매각 당시에도 예비협상대상자인 하나은행이 정부와 협상을 벌여 최종 인수자로 확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매각은 대투증권 매각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협상대상자가 곧 최종 인수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이번 M&A에 정통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인수자가 될 가능성이 거의 99%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론스타는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매각작업을 종료하기를 희망하고 있고 인수후보들도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협상과정에서 위기를 맞을 수도 있겠지만 딜이 깨질 확률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하나금융, DBS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도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금융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에 따라 론스타와 우선협상자간에 최종 가격협상 과정에서 밀고 당기는 기싸움은 당연히 펼쳐지겠지만 우선협상자가 바뀌는 상황은 발생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은행이 우선협상자가 됨에 따라 독과점 논란이 협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이 론스타와 최종 합의에 이르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쪽에서 국민은행의 독과점 논란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없음'이라는 결론 못지않게 결론이 나오기까지의 '시간'도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라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규정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대 120일간 이 문제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처럼 시간이 지연될 경우 론스타가 다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 판단만 남았다... 승인할까

[머니투데이 정재형 기자]국민은행이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과점 문제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종료하는데 남은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법규정 해당여부를 판단하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금융산업 경쟁구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선례를 남기는 정책판단이라는 점에서 사안이 가볍지 않다. 국민은행과 금융감독위원회는 독과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하나금융지주와 시민단체 쪽에서는 시장지배력이 늘어나 독과점, 경쟁제한 등 문제가 있다고 본다.

◇ 공정위 "점유율보다 경쟁제한성이 문제"

독과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쪽은 주로 시장점유율을 언급한다. 공정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는 요건은 상위 1사의 시장점유율 50% 이상 또는 상위 3사의 시장점유율 75% 이상이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은 잣대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일반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을 기준으로 할때 2004년말현재 국민-외환은행의 매출액(영업수익)비중은 39.1%다.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75.1%다. 총예수금 기준으로는 국민-외환은행이 32%, 상위 3개사는 69%가 된다.

총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국민-외환은행이 33%, 상위 3개사 69%며 총대출 기준으로는 각각 34%, 73%다. 외환업무만으로 따지면 국민돚외환은행이 56.9%, 상위 3개사가 71.3%다. 만약 일반은행외 특수은행을 합친 전체은행을 기준으로하면 국민-외환은행의 시장점유율은 더 떨어진다.

2005년말 현재 국민-외환은행의 매출액/총수신/총자산/총여신이 전체 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5.1%, 25.1%, 21.9%, 23.3%다. 일반은행을 기준으로 해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할 수 있는 법요건은 매출액 기준 상위 3개사의 점유율과 외환업무 상위 1개사의 점유율뿐이다.

그러나 기업결합 심사에서는 이같은 단순 시장점유율보다 실질적인 경쟁 제한성이 더중요하다. 공정위는 시장,업종별 특징에 따라 합병 은행이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뭘 어떻게 보겠다는 기준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라며 "금감위가 요청하면 예금,대출 금리, 수수료 등 여러 가지 경쟁 제한성을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금융산업 독과점 판단의 시금석... 신중한 판단 필요

공정위가 지난 2000년이후 합병 자체를 불허한 것은 2002년 무학의 대선주조 인수와 2004년 삼익악기의 영창악기 인수 두 건 뿐이다. 기업결합 경쟁제한성 심사 건수가 17여건이어서 불허 건수가 많아 보이지만 두 사건 모두 합병시 시장점유율이 80~90%에 달해 심각한 독점을 초래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만 볼 경우 승인 가능성이 높지만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은 과거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존의 독과점 심사가 일반 기업에 대한 것들이었던 반면 이번 건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금융산업에 대한 심사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심사는 앞으로 금융계 M&A 독과점 판단의 시금석이 된다는 것.

이에 따라 기존의 공정거래법상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문제가 아니라 종합적인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은행산업의 경쟁구도에서 한 은행의 시장점유율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는 것이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지, 시스템리스크를 막을 수 있는지,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한성대 교수)은 국민·외환은행 합병에 대해 "굉장히 염려하고 있다"며 "독과점 문제 뿐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 측면에서도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 은행의 규모가 너무 크면 만약 부실화될 경우 심각한 경제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 기업결합 심사기간, 최대 120일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보통 30일이다. 심사기간이 부족하면 90일까지 더 연장할 수 있다. 최대 120일동안 심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심사기간 도중에 피심인의 자료 보정기간이 있으면 이는 심사기간에 포함하지 않는다. 론스타로서는 이같은 시간 리스크를 감수한 셈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요청이 오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일단 실무진이 경쟁제한성 여부를 검토한다.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고 문제가 있다면 공정위 전원회의에 상정하고 아니라면 좀 더 간단한 절차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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