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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쌀 입항 저지 농성을 벌이던 전농 강원도연맹 소속 농민 10여명이 23일 낮 강원도 동해항에서 중국산 쌀 5,688톤을 실은 베트남 선박을 기습 점거한 뒤 1시간 20여분 동안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수입쌀 입항 저지 농성을 벌이던 전농 강원도연맹 소속 농민 10여명이 23일 낮 강원도 동해항에서 중국산 쌀 5,688톤을 실은 베트남 선박을 기습 점거한 뒤 1시간 20여분 동안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 전농 강원도연맹 제공
선박위에서 농성을 벌이던 농민들이 수입쌀을 붓고 있다.
선박위에서 농성을 벌이던 농민들이 수입쌀을 붓고 있다. ⓒ 전농 강원도연맹 제공
선박을 점거한 농민들을 연행하기 위해 경찰병력이 투입되고 있다.
선박을 점거한 농민들을 연행하기 위해 경찰병력이 투입되고 있다. ⓒ 전농 강원도연맹 제공
농성을 벌이는 농민들 뒤로 창고에 가득 쌓인 수입쌀이 보인다.
농성을 벌이는 농민들 뒤로 창고에 가득 쌓인 수입쌀이 보인다. ⓒ 전농 강원도연맹 제공

동해 농민, 중국산 쌀 선적 선박 점거... 전원 연행

(동해=연합뉴스) 유형재 이재현 기자 = 수입쌀 입항 저지를 위해 강원 동해항에서 사흘째 천막농성 중이던 전농 강원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23일 중국산 쌀을 실은 베트남 선박을 기습 점거, 농성을 벌이다 1시간 20분여 만에 경찰에 전원 연행됐다.

농민들은 이날 낮 12시40분께 중국산 쌀 5천688t을 싣고 동해항에 입항, 하역작업을 하던 베트남 선적 4천95t급 빈동(Viendong)3호 갑판을 기습 점거했다.

이날 농민들은 쌀 수입 국회 비준 통과와 한미 FTA체결 등 정부의 농업개방 정책을 강력히 규탄하며 1시간20분여 동안 농성을 벌였다.

전농 강원도연맹 신성재 사무처장은 "수입쌀에 대한 협상 자체를 인정할 수 없으며 수입쌀은 한 톨이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선박 점거 후 갑판에서 농성을 벌이던 농민들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한편 전농 강원도연맹 소속 농민들은 지난 20일 오후 베트남 선적 빈둥 3호가 중국산 쌀을 싣고 동해항에 입항, 하역작업에 나서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3신 수정 : 23일 오후 1시 30분]

밤샘농성 농민 상당수 귀가... 일부 농민들, 컨테이너 차량 통행 제지


미국 식용쌀을 싣고 부산 감만부두에 입항한 '한진볼티모어'호
미국 식용쌀을 싣고 부산 감만부두에 입항한 '한진볼티모어'호 ⓒ 오마이뉴스 윤성효
미국 식용쌀을 싣고 갈 컨테이너 차량의 감만부두 출입을 농민들이 저지하고 있다.
미국 식용쌀을 싣고 갈 컨테이너 차량의 감만부두 출입을 농민들이 저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식용 미국산 수입쌀을 실은 '한진볼티모어'호가 부산항 감만부두에 23일 아침 7시경 입항한 가운데 농민들이 감만부두 앞에서 계속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농 부산경남연맹과 경북연맹 소속 농민 200여명이 이날 새벽 1시부터 밤샘농성을 벌이다가 아침이 되면서 상당수 농민들이 귀가한 가운데 20여명이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하원오 전농 부경연맹 부의장과 김순재 사무총장 등이 감만부두 입구를 막아 컨테이너 출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이 아침 9시경 농성장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수입쌀을 싣고갈 일부 컨테이너 차량이 감만부두 정문을 통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침식사를 마친 농민들이 다시 정문을 막아서면서 컨테이너 차량 출입이 차단된 상태다.

한진볼티모어는 현재 감만부두에 입항했지만 쌀 하역작업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성을 벌이던 농민들이 철수하면서 곧 하역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민중연대가 이날 오후 1시 감만부두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농성 중이던 농민들이 모두 철수하면서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오후 1시 현재 감만부두 일대에는 경찰이 배치됐으며 수입쌀을 수송할 컨테이너 차량들의 출입은 자유로운 상태다.

밤샘농성을 벌인 농민들이 감만부두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밤샘농성을 벌인 농민들이 감만부두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수입쌀 저지의지를 드러낸 플래카드
수입쌀 저지의지를 드러낸 플래카드 ⓒ 오마이뉴스 윤성효
[2신 : 3월 23일 오전 8시 40분]

농민들 감만부두 진입시도 했으나 경찰제지


부산항에 들어오는 쌀은 무엇?
가공용 아닌 소비자 시판용 밥쌀

23일 새벽 부산항에 들어온 미국산 쌀 '칼로스'는 지난 2004년 쌀 재협상 합의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04년 우리 정부는 미국, 중국 등 9개국과 벌인 쌀 재협상에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쌀 의무수입물량(MMA)의 10∼30%를 밥쌀, 즉 소비자용으로 시판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부산항에 입항한 칼로스쌀 1372t은 2005년도분 쌀 의무수입량의 10%인 2만2557t과 올해분(2006년분) 3만4429t의 일부인 셈이다.

이날 수입되는 쌀은 '밥 짓는 쌀'의 용도로는 사실상 처음이다. 그간 정부는 WTO 출범 첫해인 1995년에 5만1000t으로 시작해 2004년에 20만5000t의 쌀 의무물량을 도입했지만, 전량 쌀과자용 등 가공용이었다.

올해 시중에 판매될 밥쌀용 수입쌀은 2005년도분 2만2557t과 올해분 3만4429t을 합쳐 총 5만6986t(80kg짜리 80만 가마)이다. 이 밥쌀용 수입쌀은 전적으로 농산물유통공사가 국영무역 형태로 일괄 수입하게 된다.

향후 10년간 밥쌀용 수입쌀 규모는 다음과 같다.

▲ 2005년 MMA 22만5575t의 10% : 2만2558t
▲ 2006년 MMA 24만5922t의 14% : 3만4429t
▲ 2008년 MMA 28만6617t의 22% : 6만3055t
▲ 2010년 MMA 32만7311t의 30% : 9만8193t
▲ 2014년 MMA 40만8700t의 30% : 12만2610t
/ 이성규 기자
부산항 감만부두 앞에서 밤샘농성을 벌인 전농 부산·경남·경북지역 농민 200여명은 23일 아침 6시 30경 간단한 집회를 갖고 부두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농민들은 수입쌀을 실은 배가 감만부두에 언제 입항하는지 알지 못한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23일 새벽 1시경 감만부두 앞에 집결했던 농민들은 집회를 가진 뒤 잠시 쉬면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수입쌀 하역작업에 대비했으며, 23일 아침 6시경 스피커를 통해 '농민가'를 틀면서 다시 집회가 시작되었다.

농민들은 6시 30분경 부두 진입을 시도했다. 농민들은 부두 입구에 철치된 철문을 거둬낸 뒤 진입을 시도했으나 배치된 경찰에 밀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은 "수입쌀 하역작업 현장만 살피고 나오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농민과 경찰이 마찰하기는 했지만 23일 아침 7시 현재까지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순재 전농 부산경남연맹 사무처장은 "미국의 농민들은 우리와 하는 쌀협상 장소에 들어가 실질적인 협상을 주도했다고 하는데, 우리 농민들은 그 협상장소에는 못갈지언정 수입쌀 하역 현장은 확인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수입쌀이 들어와 우리의 농토를 뒤엎고 만들어진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수입쌀 한 톨이라도 우리 땅에 발을 붙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식용 수입쌀을 실은 배가 아침 7시경 부산항 감만부두에 접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역작업이 이어질 경우 농민과의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 경북지역 농민 200여명이 23일 새벽 1시부터 부산 갑만부두에서 미국산 식용쌀 수입저지를 위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 경북지역 농민 200여명이 23일 새벽 1시부터 부산 갑만부두에서 미국산 식용쌀 수입저지를 위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 윤성효
[1신 : 23일 새벽 1시 30분]

부산·경남·경북 지역 농민 200여명 밤샘농성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경북 지역 농민 200여명이 23일 새벽 1시부터 부산시 남구 감만동 감만부두 앞에서 미국산 식용쌀 수입저지를 위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부두 앞에는 경찰 병력 5개 중대가 배치돼 있고, 농민들은 머리띠를 두른 채 길바닥에 앉아 수입쌀을 실은 선박이 들어오는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농민들은 "앞잡이가 없다면 어찌 수입쌀이 들어오랴" "농민의 힘으로 수입쌀 입항 막아내자" 등의 구호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나왔다. 또 차량에 스피커를 설치,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구고 있다

그러나 새벽 1시 10분 현재 미국산 수입쌀을 실은 배는 감만부두에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는 파악됐다.

경찰측은 "배가 아직 외항까지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야간에는 집회를 할 수 없으므로 농민들의 시위도 불법집회이지만 농민들 사정이 있고 하니까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환 전농 사무총장은 "아직 배가 접안하지 않았는데, 만약 배가 접안한다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들어가서라도 수입쌀 하역을 막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수입쌀 실은 선박입항과 하역저지를 위해 23일 아침까지 부두 현장에서 밤샘농성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만약 미국쌀을 실은 배가 부산항 입항, 하역에 성공하면 미국산 시판용 수입쌀이 국내에 처음 들어오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 9일 미국 롱비치항에서 미국산 1등급 '칼로스’ 쌀 1300여t을 싣고 출항한 화물선박이 23일 오전 6시 부산항 감만부두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수입되는 미국산 쌀 칼로스는 10㎏, 20㎏짜리로 각각 포장돼 식물검역과 규격심사를 거쳐 다음달 4일께부터 전국 소비자들에게 시판될 계획이다.

농민들, 목포에선 가공용 중국산 쌀 입항 저지

한편 전농 전남지역 농민 300여명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목포시 충무동 양곡부두에서 중국산 가공용 현미를 실은 베트남 화물선박의 입항을 저지하는 천막농성을 벌였다.

농민들은 항만 입구에 폐타이어와 보도블럭 등을 쌓아 차량진입을 막았으며 수입쌀 입항을 반대하는 천막농성을 펼쳤다. 이에 따라 19일 오전 목포신항에 입항하려던 가공용 중국산 현미 5400t을 실은 베트남 선박은 들어오지 못하고 신안군 안좌도 인근 해상에 정박했다.

전라남도는 결국 이 베트남 선박의 기항지 변경을 농림부에 공식 요청했고, 인천항으로 입항지가 바뀌어 21일 저녁 8시쯤 인천으로 배가 떠났다고 22일 밝혔다.

농민들은 "앞잡이가 없다면 어찌 수입쌀이 들어오랴" "농민의 힘으로 수입쌀 입항 막아내자"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수입쌀 선적선박 입항저지에 나서고 있다.
농민들은 "앞잡이가 없다면 어찌 수입쌀이 들어오랴" "농민의 힘으로 수입쌀 입항 막아내자"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수입쌀 선적선박 입항저지에 나서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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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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