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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동 삼층쌍탑 전경. 봉화골 오르는 탑마을에 있으며 두 탑은 서로 다른 형식이면서 조화를 이룬다.
경주 남산동 삼층쌍탑 전경. 봉화골 오르는 탑마을에 있으며 두 탑은 서로 다른 형식이면서 조화를 이룬다. ⓒ 추연만

염불사 터로 추정되는 곳(봉화골 오르는 입구)에 흩어져 있는 탑재. 남산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문화유적을 만날 수 있다.
염불사 터로 추정되는 곳(봉화골 오르는 입구)에 흩어져 있는 탑재. 남산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문화유적을 만날 수 있다. ⓒ 추연만
경주 남산은 신라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적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남산은 등산의 즐거움과 더불어 빼어난 문화유적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산이 그리 높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등산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화랑교육원을 지나 칠불암 가는 남산 계곡을 '봉화골'이라 부른다. 산 정상에는 예전에 봉화를 올리던 유적이 아직 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남산 봉화골 오르는 양지에는 일찍 핀 진달래꽃이 보인다.

노랗게 꽃단장을 한 산수유가 봄의 생기를 더욱 북돋게 하는 듯하다. 산기슭에는 금방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은 진달래도 제법 많다. 오는 주말쯤이면 남산에도 진달래꽃이 제법 필 것 같다.

칠불암 오르는 길의 대나무 숲. '이 대숲이 금강문(사찰의 대문을 일컬음)인 셈이네.'
칠불암 오르는 길의 대나무 숲. '이 대숲이 금강문(사찰의 대문을 일컬음)인 셈이네.' ⓒ 추연만
어느덧 산길은 가파른 산비탈에 이른다. 바위에 새겨진 일곱 부처로 유명한 칠불암에 가까이 온 모양이다. 칠불암 오르는 길 양쪽에는 대나무가 터널 숲을 이뤄, 더욱 운치가 있다. '이 대숲이 금강문(사찰의 대문을 일컬음)인 셈이네' 산속 바위에 세운 일곱 부처를 찾는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칠불암은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불단을 만들고 그 위에 일곱 부처를 모신 곳이다. 높은 절벽을 등지고 자연암석을 쪼개어 돋을새김한 삼존불(三尊佛)이 있다. 그 앞쪽에 4면에 각각 불상을 새긴 바위가 있다. 이 삼존불과 사면불을 합하여 칠불암이라고 부른다.

칠불암 석불은 높은 절벽을 등지고 암석을 쪼개 돋을새김한 삼존불( 三尊佛 )과  그 앞쪽에 4면에 불상을 새긴 바위가 있다.
칠불암 석불은 높은 절벽을 등지고 암석을 쪼개 돋을새김한 삼존불( 三尊佛 )과 그 앞쪽에 4면에 불상을 새긴 바위가 있다. ⓒ 추연만

칠불암 삼존불. 당당한 모습이며 조각기법도 뛰어나다. 특히 본존불은 흡사 석굴암 본존불과 닮았다.
칠불암 삼존불. 당당한 모습이며 조각기법도 뛰어나다. 특히 본존불은 흡사 석굴암 본존불과 닮았다. ⓒ 추연만
삼존불 중앙의 본존불은 흡사 석굴암의 여래좌상을 보는 듯하다. 웅장하고 힘이 있는 모습이다. 섬세한 조각도 가히 일품이다. 미소 띤 얼굴과 당당한 자세도 영락없이 석굴암 본존불과 닮았다.

본존불 아래의 화려한 연꽃과 왼쪽 어깨에 걸친 옷의 계단식 굴곡도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본존불 좌·우 협시보살도 당당한 자세와 뛰어난 조각기법으로 눈길을 끈다. 다른 바위 4면에 새긴 불상도 연꽃 위에 앉은 모습으로 방향에 따라 손모양이 다르게 조각되어 있다.

산속에 이런 대작을 만들다니….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남산 유적 가운데 칠불암마애석불처럼 규모가 크고 조각 솜씨가 뛰어난 것도 없다. 또한 깎아지른 산비탈에 돌 축대를 쌓아 사찰을 만든 흔적도 특이하다. 그래서 당시 나라에서 운영한 큰 사찰이 있던 곳으로 추측을 한다.

칠불암 뒤 절벽 위에 '구름타는 보살'이 있는 신선암이 있다.
칠불암 뒤 절벽 위에 '구름타는 보살'이 있는 신선암이 있다. ⓒ 추연만

신선암 마애보살상은 구름 위에 있다.
신선암 마애보살상은 구름 위에 있다. ⓒ 추연만
칠불암 위 깎아지른 절벽에는 신선암이 있다. 칠불암을 뒤로 하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신선암 가는 길'이란 푯말을 나온다. 좁은 절벽 길을 따라 동쪽으로 30여미터 가량 가면, 한두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만한 길이 나온다. 아래는 낭떠러지 절벽이다.

바위난간을 지나자마자 바위에 새겨진 보살상이 보인다. 뚝 튀어나온 바위를 깎아 감실을 만들고 그 안에 보살상이 돋을새김한 것이다. 신선암 보살상은 복스런 얼굴이다. 깊은 생각을 하듯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 그러나 불상은 전체적으로 세밀함과 더불어 균형미가 돋보인다.

그러나 이 불상의 대좌 밑에는 구름을 새긴 특이한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대체적으로 불상 대좌는 연꽃이 새겨져 있으나 이 보살상에는 구름이 연꽃처럼 새겨져 있어 마치 보살이 구름을 타고 있는 듯하다. 마치 보살상이 살아있는 듯 착각을 하게 한다.

왜 이렇게 조각했을까? 구름 위는 천상세계로서, 이는 하늘에 있는 부처를 표현한 것이리라. 극락을 염원한 신라인의 내세관이 깃든 것이라 추측해 본다. 어쨌든 자연을 종교와 어울리게 한 예술작품에 감탄할 따름이다.

신선암 마애보살상은 해뜨는 방향으로 앉아있다. 보살상 앞에 서면 경주-울산 도로는 물론 저 멀리 토함산과 불국사가 보인다.
신선암 마애보살상은 해뜨는 방향으로 앉아있다. 보살상 앞에 서면 경주-울산 도로는 물론 저 멀리 토함산과 불국사가 보인다. ⓒ 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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