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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행사로 주천면 농악단의 공연이 신명나게 열렸다.
식전 행사로 주천면 농악단의 공연이 신명나게 열렸다. ⓒ 권오성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진안 주천면 운일암·반일암 광장에서는 제2회 <진안운장산고로쇠축제>가 열렸다. 작년부터 시작한 축제는 '고로쇠 약수를 통해 지역 주민의 소득증대와 관광지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지역특산물축제'다. 참고로 진안 운장산의 고로쇠는 수액의 성분과 수질이 전국의 어느 다른 지역보다도 우수하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

11일 토요일은 축제의 공식 행사가 본격적으로 열렸는데, 춥고 비오는 날씨에서도 수백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여 자축했다. 11시부터 '고로쇠 비빔밥 시식'을 시작으로 주천면 농악패의 식전 행사, 기념식 행사, 지역민과 관광객이 하나 되는 한마음 행사가 이어졌다. 특히 오후에 치러진 한마음 행사 중 '고로쇠 빨리 먹기 대회'와 '주천초교 음악 줄넘기'는 방문객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고로쇠 빨리 먹기 대회' 모습.
'고로쇠 빨리 먹기 대회' 모습. ⓒ 권오성
축제의 한계와 성과

올해 두 번째로 그 가능성을 시험 받은 '진안운장산고로쇠축제'는 지역 축제의 구태의연하고 부정적인 부분을 여전히 답습하고 있었다.

궂은 날씨임에도 네 명의 진안군 및 축제 관련 인사들은 1시간 가까이 축사와 환영사를 했으며, 더구나 다가올 지방 선거를 의식하는 노골적인 발언도 숨기지 않았다. 게다가 축제장을 둘러싸고 있는 잡상인들의 천막은 일관되고 고유한 축제 분위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한 공연·체험 프로그램 운영의 허약함도 눈에 거슬렸다. 고로쇠 비빔밥 시식, 주천면 농악단의 식전 행사, 주천초교 학생들의 음악 줄넘기, 고로쇠 빨리 먹기 대회 등은 아쉬우나마 호응도 좋고 어느 정도 성공한 행사였다. 하지만 이외에는 기획력이 부족하거나 급조한 이벤트성 행사가 주를 이루었다. 행사 도우미 여성을 연상하는 댄스 공연, 무명 트로트 가수들의 무대, 품바 각설이 공연 등은 다른 축제와 그다지 차별성이 없는 안일한 기획의 결과물이었다.

반면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올해부터는 축제가 자율적인 민간 주도의 형식으로 치러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지역 주민들의 축제 참여도는 상당히 적극적인 편이었다. 주천면을 중심으로 한 중장년층이 주를 이루긴 했지만, 다양한 행사 및 무대에 대한 참여 열기와 열띤 호응은 향후 축제의 지역적 기반을 다지는 데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다.

댄스 공연 말고 더 좋은 프로그램은 없었을까?
댄스 공연 말고 더 좋은 프로그램은 없었을까? ⓒ 권오성

주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음악 줄넘기' 공연을 하는 모습.
주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음악 줄넘기' 공연을 하는 모습. ⓒ 권오성
앞으로 남겨진 과제들

그럼에도 향후 '진안운장산고로쇠축제'가 보다 나은 축제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분명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우선 지역 주민들만의 잔치를 넘어 미흡한 외지인의 방문을 해결해야 '소득 증대와 관광지 개발'이라는 축제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가장 먼저 전주와 익산 등의 인근 도시에 대한 홍보를 적극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 마침 이 시기에는 축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

다음으로, 이왕 운일암·반일암 일대의 주변 관광지를 이용할 생각이었다면, 이에 적합한 축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참여 행사인 '봉화봉 등반대회'에 국한하지 말고 가족이나 연인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충분히 확보하면 좋을 듯하다.

또 한가지 고로쇠 체취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으면 아쉬움도 많았다. 이와 관련한 체험 행사를 흥미롭게 구성한다면, 청정 고로쇠의 이미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도 있고 제품에 대한 신뢰감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이를 보완하여 보다 발전하는 축제를 기대해 본다.

반일암 무지개 다리. 이외에도 행사장 주변 일대에는 관광적인 볼거리가 많다.
반일암 무지개 다리. 이외에도 행사장 주변 일대에는 관광적인 볼거리가 많다. ⓒ 권오성

진안 고로쇠 약수.
진안 고로쇠 약수. ⓒ 권오성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blog.naver.com/kosmosos)에 오시면, [문화영상첩]에서 5분 가량의 축제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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