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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교사 이전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감행한 원촌중학교 학부모들의 단식농성 모습
임시교사 이전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감행한 원촌중학교 학부모들의 단식농성 모습 ⓒ 김명완
여야 국회의원 43명을 대표해 열린우리당 제종길, 이인영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이 24일 농성장을 방문, '단식 중인 학부모 4명의 단식중단 요청과 원촌중학교 사태 해결 및 학습권 보장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재개발, 재건축사업의 근거법률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률을 정비하겠다고 나서는 등 원촌중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임을 비췄다.

학부모들의 단식농성이라는 극한 상황을 초래한 것은 지난 해 11월 15일부터 재개발에 들어간 강남 고속버스터미날 인근 주공 3단지에 소재한 원촌중학교의 존치문제.

원촌중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원촌중학교 학습권 보장을 위한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는 원촌중학교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호소하며 강남교육청에 학교이전을 요구하는 요청을 3개월을 해왔지만 강남교육청은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주공 3단지 재건축 사업은 총 사업비가 2조원이 넘고, 90평형대의 대형아파트까지 건설되는 3400세대의 큰 규모이다. 이로 인해 재개발 공사장 한복판에 있는 원촌중학교 학부모들은 "공사로 인한 소음과 먼지 등으로 인해 아이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학교를 임시이전 하든지 공사를 중지하든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학교 측과 서울시 교육청을 향해 대책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행자인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은 교육청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며 책임을 회피했다.

강남교육청 또한 문제의 적극적인 해결보다는 원촌중 학생들을 인근 학교로 분산배치할 것을 제안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이에 전학으로 인한 환경변화를 우려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로 무산되자 학교존치를 강행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단식농성을 주도한 학부모 김정신씨는 "발암물질인 석면 등에 노출돼 있는 이곳 공사장 안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학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줬으면 한다"며 "우리의 행동은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며, 어떤 지역 어떤 경우라도 위험에 노출된 공사장 안에 학교를 존치시키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며 단식농성의 배경을 강조했다.

단식농성을 벌인 학부모 권희숙씨도 "학교 측이 재건축 공사에 착수하기 전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상의해 대안을 찾아야 했다"며 "현재 학교 측이나 강남교육청은 학생입장이나 학부모입장에서 이해하려하지 않고 학부모들의 대안을 막기에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119응급대원들이 단식중인 학부모들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있다.
119응급대원들이 단식중인 학부모들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있다. ⓒ 김명완
학부모 농성장에 방문한 서초구지역 서울시 허명화 의원은 "지난 14일 서울시의회 5분 발언에서 원촌중학교 사태를 언급했으나, 이번 지방선거에 의한 공천 때문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강남교육청의 공사장 한복판 학교 존치 결정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형식이다"라고 비난하며 "옆 학교인 원촌초등학교도 존치를 결정했으나 학부모의 항의로 휴교를 결정했다. 그러나 원촌중학교만 존치를 결정한 강남교육청의 행정을 믿을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현재 학부모들은 재건축 기간 내 임시교사 이전 및 82년도에 지어진 원촌중학교의 신축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시공사인 GS건설도 초기에는 임시교사 이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현재로서는 비용처리에 난색을 표하며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 단식이 열흘을 넘어가자 강남교육청은 GS건설에 학교이전 비용 24억을 요구했으나 GS건설은 임시학교 건축비용 19억만 부담하겠다고 해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지난 15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학부모 4명은 이덕우 변호사와 권영길 의원의 설득으로 단식을 풀고 중대 흑석동병원 응급실에서 검진을 받았다.

이덕우 변호사와 권영길 의원 등이 단식중인 학부모들을 간곡히 설득하자, 학부모들은 단식을 풀고 119응급차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덕우 변호사와 권영길 의원 등이 단식중인 학부모들을 간곡히 설득하자, 학부모들은 단식을 풀고 119응급차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 김명완
원촌중학교 학부모봉사단실에서 열흘 동안 단식 중인 학부모 4명은 두통과 구토, 허리통증을 호소했다.

병원 측은 "학부모들이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고 있으나 이것은 장기간 단식으로 인한 증상으로 체력이 약한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며 "그러나 입원 치료하면 상태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여야 국회의원 43명이 서명하고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원촌중 사태 관련 국회의원 42인 공동 성명

▲ 24일 열린우리당 제종길, 이인영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이 원촌중학교 사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명완

재건축공사장 한 가운데 중학교가 남아 있어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 학습권이 위협받고 있다. 급기야 학생들의 어머니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이에 우리 국회의원들은 학습권 보장과 원촌중학교 사태 해결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의견을 모았다.

1. 개발의 미명 아래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거나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의원들은 재개발, 재건축사업의 근거법률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및 건축법 등 관련 법률을 정비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할 것이다.

2. 우리 의원들은 소속 정당을 초월하여 원촌중학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할 것이다.

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 기존 통학로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한다.
나. 공사를 할 경우 학교보건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한다.

3. 단식 중인 어머니들은 우리 국회의원들의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믿고 단식을 중단하여 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2006. 2. 24

원촌중학교 사태 해결과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국회의원 이인영외 42인

열린우리당: 강혜숙, 구논회, 김부겸, 김선미, 김춘진, 김형주, 문병호, 민병두, 서갑원, 송영길, 양승조, 우상호, 우원식, 유기홍, 이원영, 이종걸, 임종인, 장복심, 제종길, 지병문, 최재성, 최재천

민주노동당: 강기갑, 권영길,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이영순,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

한나라당: 고진화, 이혜훈, 정갑윤, 정병국, 주성영

민주당: 김효석, 손봉숙, 신중식, 이낙연, 이상열

국민중심당: 정진석

덧붙이는 글 | * 대자보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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