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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이효리 ⓒ SBS
최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댄스 그룹들이 잇달아 해체되는 추세 속에서 그룹에서 독립하여 '홀로서기'를 선언한 여성 스타들의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솔로 가수로서 새 음반을 발표하거나, 연기자-MC로의 전업 혹은 영역 확대 등으로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며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대중가요계는 그야말로 아이돌 그룹의 전성시대였다. 멤버별로 '청순'-발랄'-섹시'-'터프'같은 식으로, 저마다 특화된 컨셉트와 이미지를 바탕으로 어필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방송에서 보다 다양한 재능을 요구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들'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면서, 그룹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자신의 감춰놓은 끼를 보여주려는 연예인들이 저마다 독립을 선호하는 추세다.

경쟁적으로 젊은 이미지를 소비하는 대중가요계의 특성상, 이미지로 승부하는 아이돌 그룹들의 수명이 짧다는 것도 그룹 출신 스타들의 홀로서기를 부추기는 요소다. 같은 그룹 멤버간에도 인기와 재능에서 엄연한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최근에는 쥬얼리나 신화처럼 해체하지 않은 그룹들도 팀 활동과는 별개로 활발한 개인활동을 펼치는 사례가 점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성스타들에게 홀로서기의 가장 성공적인 모범을 제시한 것은 바로 핑클이다. 팀으로서도 역대 아이돌 그룹의 전형으로 남을 만큼 성공 신화를 개척했던 핑클의 멤버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개인활동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며 왔다.

윤은혜
윤은혜 ⓒ MBC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이효리다. 2003년 솔로앨범 '텐 미니츠'의 대대적인 성공에 힘입어 대중가요계를 대표하는 섹시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옥주현은 뮤지컬과 방송MC, DJ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혔고. 성유리는 <천년지애> <황태자의 첫사랑>같은 드라마를 통해 주연급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했으며, 이진도 정극 연기자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핑클의 사례에서 보듯, 대개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여성 스타들의 선택은 흔히 두 가지로 나뉜다. 솔로가수로서 새 음반을 발표하거나, 아니면 타 분야로 완전히 전업하거나. 심은진(베이비복스)과 서지영(샵)이 전자라면, 윤은혜(베이비복스)와 정려원(샤크라)은 후자의 경우다.

대중가요계에서 솔로가수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따른다. 싱어송 라이터로 승부할 수 있는 음악적 기량을 갖추던지, 아니면 그룹 시절을 능가할 만큼 확실한 무대매너와 컨셉트를 보여주던지. 실제로 이효리는 핑클 시절에도 옥주현보다 훨씬 떨어지는 보컬 실력을 가지고도 화려한 섹시 스타의 이미지를 내세워 솔로 변신에 성공했다.

그러나 심은진과 서지영은 아직 그룹 시절에 비하여 그리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심은진은 보컬이 불안정하고 가사 전달이 밋밋한데다가 컨셉트도 불분명하다. 서지영은 솔로가수로서 관객의 시선을 모을만한 무대매너를 갖추지 못했다.

반면 연기자는 솔로 가수와 달리 연예인으로서의 수명이 긴데다 홀로 모든 것을 극복해야한다는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가수출신'이라는 선입견에 따른 안티팬들의 차가운 시선과 싸워야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려원
정려원 ⓒ MBC
SES 출신의 유진은 <러빙유> <원더풀 라이프>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등을 거치며 이제는 어느 정도 드라마 연기자로 자리잡았다. <궁>의 주연을 맡은 윤은혜는 아예 제작단계에서부터 미스 캐스팅 논란에 시달린바 있다. 정려원은 조연으로 출연한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연기자 변신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주연으로 출연한 <가을소나기>의 참패로 몇 달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려야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체적으로 어설픈 '문어발식 영역 확장'보다는, 특정한 분야에서 분명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훨씬 성공적이었다는 점이다. 가수로서는 크게 성공했던 이효리와 박정아(쥬얼리)는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주연급 연기자로 나섰다가 드라마 참패라는 쓴 맛을 봐야했고, 이진(핑클)이 오락프로그램과 시트콤 같은 프로그램들을 색깔없이 오가다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위치가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티팬들은, 가수출신 연기자들이 지명도만 앞세워 하루아침에 대형 드라마의 타이틀 롤을 따내거나, 어설프게 연기를 겸업하려는 태도에 차가운 반응을 드러낸다. 특히 남성 스타들에 비하여 여성 스타들에 관한 팬들의 반응은 훨씬 싸늘한 편이다. 결국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어느 분야이건 간에, 치밀한 준비를 통하여 대중의 지지를 끌어낼만한 자질을 기르는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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