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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탕해서 녹인 초콜릿에 과자를 굴리는 모습입니다.
중탕해서 녹인 초콜릿에 과자를 굴리는 모습입니다. ⓒ 남희원
특히 중학교 배정이 나온 지금, 서로 각자 수많은 중학교로 흩어지는 친구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친구들의 발길을 문구점으로 향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일 년에 몇 번, 몇 달에 한 번 꼴로 겪게 되는 일이지만 이제는 낯설지가 않습니다. 처음에 생겨난 이유가 뭐였든 간에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기회가 생기고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는 것이니까요.

꼭 비싼 초콜릿이 아니더라도 1년 동안 친구라는 이름으로 지내온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제가 재료만 사서 직접 꾸미고 만든 것은 돈으로만 고마움을 표현할 수는 없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초콜릿을 중탕하고 초콜릿 속에 과자를 굴리고, 데코레이션까지 하다 보니 꽤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하지만 소비한 시간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완성을 다하고 받는 사람의 기쁨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완성된 초콜릿(과자)들을 도마 위의 쿠킹 호일 에 하나씩 올려놓은 모습입니다.
완성된 초콜릿(과자)들을 도마 위의 쿠킹 호일 에 하나씩 올려놓은 모습입니다. ⓒ 남희원
학교에 도착해 보니 여러 가지로 예쁘게 포장되어 친구들 책상에 놓여진 초콜릿도 눈에 띄고 서로 초콜릿을 나눠먹으며 즐겁게 웃는 친구들도 눈에 띕니다. 이제 내일이면 이 열기는 식어 버릴 테지만 뜨거울 때 즐기는 것이 열정을 즐기는 방법이겠지요.

들어오신 선생님은 이미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 '주고받음'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내두르셨습니다. 이제 곧 헤어지고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 친구들에게 하나라도 더 우정의 표식을 전달해 주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을 아셨기 때문일까요. 초콜릿을 서로 주고받은 친구들은 초콜릿을 하나둘 까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친구들은 초콜릿의 달콤한 맛뿐만 아니라 친구의 우정도 음미했을 겁니다.

다 완성된 초콜릿들을 굳히는 과정에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다 완성된 초콜릿들을 굳히는 과정에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 남희원
저도 학교에 가서 만든 초콜릿을 친구들에게 주었습니다. 솔직히 양이 약간 적어서 친구들에게 나눠 줄 수 있었던 양은 얼마 안 되었지만, 제가 직접 만든 초콜릿을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나눠 줄 수 있었다는 보람과 얼마 되지도 않는 초콜릿을을 너무나 맛있게 먹어주는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다지 맛있지도, 양도 많지 않은 초콜릿을 먹으면서 과분한 감탄사를 내주었던 친구들의 아름다운 배려를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정의 표식을 서로 새겨주면서 가장 중요한 건 친구의 정성을 배려해 주는 것이니까요.

덧붙이는 글 | 남희원 기자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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