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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아니더라도 서로 모여앉아 이야기를 잘 나누게 되었습니다.
회의가 아니더라도 서로 모여앉아 이야기를 잘 나누게 되었습니다. ⓒ 이선미
오늘 공부방 게시판을 보니 '이달의 최고 도우미는 민지민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지난달은 동현이가 최고의 도우미였는데, 이번 달은 또 다른 친구가 영예로운 최고의 도우미 추천을 받은 것이다.

최고의 도우미는 꾸러기공부방 아이들이 어린이 회의를 만들면서 생긴 제도이다. 친구들이 착한 일을 할 때면 스티커를 붙여주고 한 달에 한 번 어린이회의를 거쳐 '최고의 도우미'로 선정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만든 이달의 최고도우미 게시판
아이들이 만든 이달의 최고도우미 게시판 ⓒ 이선미
어린이회의는 한달에 두 번, 격주로 열리는데 시간은 아이들의 합의하에 조정이 가능하다. 회장과 부회장을 뽑고, 그 동안 있었던 공부방 수업에 관련한 것들과, 공부방 친구들 이야기를 주되게 논의한다.

내부 규칙을 만들고 서로 합의해 나가는 과정을 만들기 때문에 자못 진지한 분위기가 자주 연출되고는 한다.

어린이회의 결과는 회장인 아라가 정리를 해서 공부방 문에 붙여 놓는데, 누구나 회의 결과를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회의의 주제는 '공부방에 오기 전에 게임을 하지 말자'였다. 게임을 하다가 넋이 나가 공부방에 늦게 오는 경우가 생기는데, 공부 이외에 자원봉사를 하시는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특별활동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는 문제를 이야기 한 것이었다.

생활반성은 무턱대고 '안 지켜졌다'라고만 썼는데, 무엇이 안 지켜진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건의 사항으로는 '옷 정리정돈, 연필은 쓰고 제자리에, 가방 정리정돈'이 논의되었다.

다음 회는 2월 24일에 하며, 주제는 '서로에게 존대말을 쓰자'라고 한다.

공부방 회의 결과
공부방 회의 결과 ⓒ 이선미
어린이 회의 마지막 안건은 최고 도우미 이야기인데, 이번 주에 뽑힌 민지민의 경우 화를 잘 안내고 친구들과 잘 지내기 때문에 추천되었다고 한다.

아이들 청소 담당표
아이들 청소 담당표 ⓒ 이선미
최고의 도우미는 공부방에 오는 지선이네 슈퍼에서 발행하는 '아람슈퍼 2000원 상품권'을 받는다.

상품권을 받아서 한마디로 최고의 도우미가 공부방 친구에게 '한 턱' 쏘게 되는 것이다.

공부방이 교회와 시민단체가 만나 공동으로 운영이 되면서 지낸지 어언 2년. 지역의 어머니들과 함께 공부방 자원봉사를 조직하고, 아이들과 정이 새록새록 싹트면서 공부방은 점점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우는 것 같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에 의한 진정한 공부방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선미 기자는 평화와 참여의 공동체 <춘천시민광장>에서 일하면서 꾸러기어린이도서관과 꾸러기공부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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