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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별 9개 결정요인 종합평균.
후보별 9개 결정요인 종합평균. ⓒ 오마이뉴스 고정미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선후보 경쟁력'과 '당선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컨설팅 MIN'(박성민 대표)이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 7인의 경쟁력을 '9대 결정요소'를 기준으로 점검해본 결과,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슈주도능력' 등 7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은 5점 만점 척도조사에서 종합평균 4.1점으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가볍게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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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성민 MIN대표] 대선후보 경쟁력을 재보는 '9대 결정 요소'

박근혜 대표는 '대중성'과 '선거기여도' 2개 부문에서 1위, '지지기반' 등 3개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해 종합평점 3.6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선거기여도 등 5개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으나 어떤 한 부문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해 종합평점 3.51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그 뒤는 ▲김근태 전 복지부장관(2.91) ▲고 건 전 총리(2.88) ▲이해찬 총리(2.60) ▲손학규 경기도지사(2.56) 순이었다(이하 직함 생략).

그러나 당선 가능성을 묻는 조사에서는 ▲이명박(4.24) ▲박근혜(3.20) ▲고건(3.12) ▲정동영(2.96) ▲김근태(2.60) ▲손학규(1.84) ▲이해찬(1.56) 순으로 나타나 '9대 결정요소' 평점순위와는 약간 다른 결과를 보였다(관련기사 참조).

이와 같은 조사결과는 '정치컨설팅 MIN'이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에게 의뢰해 도덕성, 국정수행능력 등 전통적인 대선후보 경쟁력 기준을 좀더 세분화한 '9대 결정요소'를 기준으로 한 전문가 집단(25명)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대중성'이 뛰어난 대선 후보들이 '권력의지'도 강해

[① 대중성] 각 부문별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선 정치인의 인지도·긍정 이미지·스토리·대중의 화법·친밀도·문화 수용도 등을 포함하는 '대중성' 면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4.4점을 얻어 수위를 차지했다.

박 대표의 뒤를 이어서는 ▲이명박(4.16) ▲정동영(3.80) ▲고건(3.24) 후보가 평균점수 이상을 얻었으며 ▲손학규(2.32) ▲김근태(2.12) ▲이해찬(1.84) 후보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조사대상 집단의 직업별로 보면, 박 대표는 주로 정치컨설턴트와 조사전문가로부터 대중성 면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에 비해 정치부 기자·평론가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을 받았다.

이명박 시장과 정동영 전 장관은 둘 다 조사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은 반면 정치부 기자들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조사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은 고건 전 총리는 특히 정치부 기자들로부터 낮은 평점(2.33)을 받은 점이 눈에 띈다.

[②자기다움] 정치인의 차별성과 정체성을 아우르는 '자기다움' 면에서는 이명박 시장이 4.28점을 받아 수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서는 ▲박근혜(3.80) ▲김근태(3.60) ▲이해찬(3.60)이 높은 점수를 얻은 반면 ▲정동영(3.28) ▲고건(3.16) ▲손학규(2.68)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열린우리당 후보군 중에서 '대중성'이 떨어지는 김근태·이해찬이 '자기다움'에서 공동 3위의 평점을 받은 반면에 '대중성'이 뛰어난 정동영·고건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눈에 띈다. 이는 두 후보가 '남다름'에서 별로 차별성을 얻지 못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직업별로 보면, 이명박 시장은 주로 조사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은 반면에 학계 인사들로부터는 낮은 평점을 받았다. 이에 비해 박근혜 대표는 정치 컨설턴트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정치부 기자·평론가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영남 출신 이명박·박근혜, 근소한 차이로 '지지기반' 1·2위

[③ 권력의지] 한편 '권력 의지' 면에서도 이명박 시장이 4.6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뒤를 이어서는 ▲정동영(4.16) ▲박근혜(3.52)가 평균 이상을 받은 반면 ▲김근태(3.20) ▲고건(3.00) ▲손학규(2.92) ▲이해찬(2.60)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중성'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후보들은 '권력의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자기다움'에서는 낮은 평점을 받았다. 반면, '대중성'에서 낮은 평점을 받은 후보들은 대체로 '권력의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으나 '자기다움'에서는 높은 평점을 받았다.

결국 '대중성'과 '권력의지'는 비례한 반면, '대중성'과 '자기다움'은 반비례한 셈이다. 따라서 '대중성'이 뛰어나면서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 경쟁력의 '비결'인 셈이다.

[④ 선거기여도] '선거 기여도' 면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4.48점을 얻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박 대표 그 자신도 재보궐 선거로 정치권에 입문했지만 탄핵으로 '망조'가 든 제1야당을 살려내고 재보궐 선거에서 '23 대 0'의 불패신화을 기록하는 등 역대 어느 당대표보다도 선거 기여도가 높았던 사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박 대표의 뒤를 이어서는 ▲정동영(3.64) ▲이명박(3.56)이 평균점수 이상을 얻었으며 ▲김근태(2.52) ▲고건(2.40) ▲손학규(2.20) ▲이해찬(2.12)은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열린우리당 당의장으로 총선을 앞장서 치렀던 정동영 전 장관은 정치부 기자들로부터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조사 전문가·학계 인사들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명박 시장은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자치단체장으로서 이렇다 할 명시적인 '선거 기여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전 장관과의 근소한 차이로 3위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지지기반' 높은 영·호남 출신 후보가 '선거 기여도'도 높은 평점

[⑤ 지지기반] 영·호남의 지역 대표성으로 상징되는 '지지기반' 면에서는 역시 영남 출신의 ▲이명박(4.16) ▲박근혜(4.12)가 근소한 차이로 1·2위의 평점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서는 ▲정동영(3.32) ▲고건(3.20)이 평균 점수 이상을, ▲김근태(2.48) ▲손학규(1.80) ▲이해찬(1.80)는 평균 점수에 못 미치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전북 출신으로서 호남의 지역 대표성을 일정하게 '분점'하고 있는 정동영·고건 후보가 평균 이상의 평점을 받은 반면, 지역성이 약한 경기도와 충청도 출신인 김근태·손학규와 이해찬 후보는 낮은 평점을 받았다.

직업별로 보면, 이명박 시장은 주로 조사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은 반면에 학계 인사들로부터는 낮은 평점을 받았다. 이에 비해 박근혜 대표는 모든 집단으로부터 비교적 고르게 점수를 받았다.

[⑥ 정치적 감각] '정치적 감각' 면에서도 이명박 시장이 4.0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뒤를 이어 ▲정동영(3.76) ▲이해찬(3.24) ▲박근혜(3.20)가 평균을 웃도는 점수를 받은 반면 ▲고건(2.76) ▲김근태(2.60) ▲손학규(2.52)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정치인 출신의 이해찬 총리가 행정가 출신의 고건 전 총리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점이 눈에 띈다.

직업별로 보면, 이명박 시장은 정치 컨설턴트 집단으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았으나 정치부 기자들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을 받았다. 정동영 전 장관 역시 정치 컨설턴트 집단으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았으나 정치부 기자들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을 받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지기반'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영·호남 출신 후보들은 '선거 기여도'에서도 대부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결국 여전히 지역 대표성을 가진 정치인이 지역 대표성을 갖지 못한 정치인들보다 대권 경쟁에서 더 유리한 고지에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 비전'은 이명박>김근태>손학규 '이변'

[⑦ 이슈 주도능력] '이슈 주도능력' 면에서는 이명박 시장이 4.24점을 얻어 2위권과 격차가 상당히 큰 1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의 '인 파이터'로서의 불도저 이미지가 각인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중앙 정치인이 아닌 지방 행정가임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이전 반대, 청계천 복원 등 굵직굵직한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이 시장의 뒤를 이어서는 ▲박근혜(3.32) ▲정동영(3.32)이 공동 2위의 평점을 얻었으며 그뒤로는 ▲김근태(3.08) ▲이해찬(2.92) ▲고건(2.64) ▲손학규(2.48) 순이었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제1야당 대표로서 '사학법 장외투쟁'을 이끈 박근혜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이 각 집단으로부터 비교적 골고루 점수를 얻어 공동 2위권을 형성한 것이 눈에 띈다.

반면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늘 1·2위를 차지하면서도 이렇다할 정치적 쟁점을 선도한 적이 없는 고건 전 총리는 예상대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해찬 총리와 손학규 지사도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⑧ 미래비전] 정치 지도자의 '과거 이력'보다는 '미래 가치'에 주안점을 둔 '미래 비전' 면에서는 약간의 '이변'이 발생했다. 우선 '구시대 이미지'를 가진 이명박 시장이 3.84점으로 '예상 밖'의 수위를 차지했다. '미래로 흐르는 청계천 효과'가 톡톡히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그뒤로 재야 운동권 출신인 ▲김근태(3.52) ▲손학규(3.32)가 평균 점수를 웃도는 평점을 받아 상위권을 형성한 것도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김근태 후보는 다른 항목에서와 마찬가지로 '미래 비전' 면에서도 정치부 기자들로부터 상당히 높은 평점을 받았다. 손학규 후보는 조사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았다.

그 뒤를 이어서는 ▲정동영(3.08) ▲이해찬(2.88) ▲박근혜 대표(2.44) ▲고건(2.36) 순이었다.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1·2위를 다투는 고건 총리가 '미래 비전' 면에서 꼴찌를 한 것도 '이변'이다. 특히 정치부 기자들은 고건 후보의 '미래 비전' 가치에 인색한 점수를 매겼다. 박근혜 대표도 미래 비전 항목에서 정치부 기자들로부터 낮은 평점을 받았다.

[⑨ 시대적 환경] 한편 정치인의 시대적 운(運)과 순간적 기회 포착능력 등을 포괄하는 '시대적 환경' 면에서도 이명박 시장이 3.96점으로 2위권과 상당히 격차가 큰 높은 점수를 받아 수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서는 ▲정동영(3.24) ▲고건(3.16) ▲박근혜(3.08) ▲김근태(3.04) ▲손학규(2.84) ▲이해찬(2.36) 순이었다. 호남 출신의 정동영·고건 후보가 나란히 2, 3위권의 높은 평점을 받은 것이 눈에 띈다.

한나라당 후보들 1·2순위, 열린우리당 3·4위, 고건은 중하위권 포진

9개 부문 경쟁력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이 수위권을 형성한 반면에 열린우리당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3위로 '체면'을 유지했다.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해온 고건 후보가 이번 조사에서 김근태(4위)보다 뒤진 중하위권에 머문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을 묻는 조사에서는 고건(3위)이 정동영(4위)·김근태(5위)를 앞질렀다.

대선후보 경쟁력 조사에 '9개 결정요소' 기준을 적용한 것 자체가 처음이기 때문에 다른 조사결과와 단순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차기 대선주자 경쟁력 조사'에서도 ▲이명박(68.0%) 후보가 절대적인 우위를 보인 가운데 ▲고건(8.1%) ▲박근혜(8.1%) ▲정동영(7.9%) ▲김근태(4.2%) ▲손학규(1.8%) ▲이해찬(0.9%) 순으로 나타난 바 있다.

박성민 대표는 "이번 조사는 당선 유력한 대선후보를 예측해 보는 데 있지 않고,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정치지도자가 대중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전제하고 "고건·박근혜는 '미래 비전', 김근태는 대중성과 정치적 감각, 정동영은 '자기다움'을 강화하는 식으로 대선후보들이 자신의 약점 보완을 통해 경쟁력을 점검하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집단 표본

'정치컨설팅 MIN'이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에게 의뢰해 설계한 전문가 집단 설문조사에 따르면, 표본 30여명 가운데 정치 컨설턴트 8명, 조사전문가 8명, 학계 인사 5명, 정치부 기자 3명, 정치평론가 1명 등 25명이 설문조사에 응해주었으며, 이 가운데 17명이 실명 공개를 허락했다. 실명 공개를 허락한 17명의 명단(가나다순)은 다음과 같다.

▲강흥수 정치심리학 박사 ▲고원 상지대학교 연구교수 ▲김광동 나라정책원장 ▲김당 오마이뉴스 정치전문기자 ▲김윤재 법무법인 자하연 변호사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목진휴 국민대 교수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 ▲안병진 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안충섭 여의도리서치 대표 ▲이두엽 전주 예원예술대 교수 ▲임상렬 (주)리서치 플러스 대표 ▲정찬수 정치컨설팅 MIN 이사 ▲조용휴 폴앤폴 대표이사 ▲황인상 (주)피엔씨글로벌네트웍스 대표이사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 (비공개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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