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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태우기 점화
달집태우기 점화 ⓒ 김문창
15년간 끊어졌던 충남 연기군 전의면 금사 가마골의 전통문화가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고 문화단체들의 협조로 재연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올해 대보름 하루 전날인 지난 11일 금사초등학교에서 열린 '금사 가마골 대보름맞이'에는 풍성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준비되어 주민과 도시인들이 어울리는 흥겨운 한마당이었다.

이날 금사 가마골 이지문 이장은 "농사짓는 우리들의 미풍양속과 흥겨운 민속놀이가 재연되어 무엇보다 기쁘다"며, "가슴 활짝 펴고 피리 소리 꽹과리 가락에 맞추어 한바탕 춤을 추시고, 두 손 모아 소지를 올리면 그 순간부터 올해 건강은 물론 부자 될 거라"며 덕담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비나리(축원과 덕담)-기원(선무)-어럴럴 상사리(농요)- 축제- 풍물-민요마당-판소리-탈춤마당 등으로 축하공연이 열렸다. 먼저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지는 퓨전음악 단체 '두루'의 공연이 시작됐다. 구경하던 마을주민들과 도시민들이 공연 중간 중간 추임새와 장단 맞춤으로 흥을 높였다.

높이 솟는 불길... 소원이 달님에게 전달되겠네
높이 솟는 불길... 소원이 달님에게 전달되겠네 ⓒ 김문창
이어서 참석자들이 한해의 소원을 비는 소지를 써서 달집이 있는 새끼줄에 걸자, 풍물놀이 굿 머리의 흥겨운 농악이 울려 퍼졌다. 이윽고 대나무와 쑥대로 엮어진 집채만 한 달집의 점화식을 시작으로 한바탕 어우러지는 잔치가 벌어졌다. 달집의 크기만큼이나 둥근달을 향해 치솟는 불길은 소지와 함께 달님에게로 한껏 올라가며, 때마침 대나무 마디가 터지는 소리가 폭죽 터지듯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덩실덩실 춤추는 어르신과 어색한 도시 아저씨춤도 어우러져
덩실덩실 춤추는 어르신과 어색한 도시 아저씨춤도 어우러져 ⓒ 김문창
참 재미있는 쥐불놀이
참 재미있는 쥐불놀이 ⓒ 김문창
어깨가 절로 들썩거리는 풍물놀이의 장단에 맞추어 마을 아저씨와 할머니가 춤은 누가 봐도 참말로 자연스럽고 흥겨웠다. 도시에서 참석한 아저씨는 팔만 흔드는 모습이 어딘지 어색해 보였지만 모두 즐거운 표정들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마을 청년들이 피워 놓은 장작불에서 군밤을 구워 먹고, 알불을 깡통에 담아 쥐불놀이를 시작했는데 사뭇 흥미 있게 연신 깡통을 돌려댔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타오르는 달집을 돌며, 마을 주민들과 도시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부르며 어린이,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나 되는 어울림 마당을 가졌다.

달님 내 소원도 들어 줘유
달님 내 소원도 들어 줘유 ⓒ 김문창
금사리 가마골 사발에 막걸리 한 잔.
금사리 가마골 사발에 막걸리 한 잔. ⓒ 김문창
금사 가마골 부녀회에서는 오곡밥과 나물, 구수한 시래기 된장국을 끊여 참석자들의 주린 배를 그득 채웠다. 금사 가마골 통 막걸리 한 잔이면 농사지을 힘이 번쩍 난다는 막걸리는 '공짜', 널찍한 빈대떡 한 장은 단돈 1천원, 아이들을 위한 어묵국, 달집에 군밤 굽기, 부럼 등 풍요로운 먹을거리가 준비됐다.

마을을 떠난 지 20년 됐다는 한 아주머니는 "이런 재미있는 전통놀이를 구경한 지 오래됐다며, 매년 행사를 하면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참석한 한 초등학생은 "우리 전통놀이가 너무 재미있다"며 "처음 해 보는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는 너무 신났다, 일기에 꼭 쓰겠다"고 말했다.

이 마을 도예가 신경환씨는 "10여 년째 맥을 잊지 못하던 마을 전통문화가 다시 재연돼 너무 감격스럽다"며 "마을 어른들과 의논해, 내년부터는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전통문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어린이도 신난다 강강술래
어린이도 신난다 강강술래 ⓒ 김문창
모두가 한마음 강강술래
모두가 한마음 강강술래 ⓒ 김문창
소원 다들었네요
소원 다들었네요 ⓒ 김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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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지역에서 노동분야와 사회분야 취재를 10여년동안해왔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빠른소식을 전할수 있는게기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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