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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에서 경남도지사 후보 자리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3명의 인사들이 불꽃 튀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강삼재 전 국회의원과 송은복 김해시장이 김태호 현 도지사를 비난하고 나섰으며 김 지사 측도 반격에 나섰다.

지금까지 강 전 의원과 송 시장은 경남도정에 대해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도정 비판에 나선 것은 다분히 5·31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 경선을 의식해 김 지사를 깎아 내리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강삼재 전 의원, 경남도정에 대해 혹평

먼저 불을 지핀 측은 강 전 의원이다. 그는 1일 마산시청 브리핑룸을 방문해 갖가지 발언들을 쏟아냈다. 김태호 지사뿐만 아니라 김학송 한나라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중앙당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전국 16개 시도 단체장 중에 경남도지사가 꼴찌 수준이다. 언론에서 한 조사에서도 그렇고 지난 연말 중앙당에서 한 직무평가에서도 제주도 다음으로 점수가 낮았다"며 도정에 대해 혹평을 가했다. 또 그는 "자치단체장은 대단히 중요하다. 자치단체의 생사를 쥐고 있다.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고까지 했다.

또 그는 "지금 경남도지사가 두명 세명 있다는 말이 있다. '수렴청정' '섭정'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항간에는 도당이나 국회의원은 없고 도당 위원장만 있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김학송 위원장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김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강 전 의원은 한나라당 중앙당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대선에서 두 번 패배한 야당이다. 그런데 경남에서 한나라당이 하는 것을 보면 이를 망각하고 마치 여당인 것처럼 하고 있다. 중앙당에도 이런 분위기가 많다. 두 번 패배한 당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대로 가면 집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송은복 김해시장 "강 전 의원 지적 잘했다"

강 전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송은복 김해시장도 맞장구를 쳤다. 송 시장은 설날 전 경남도지사 경선 참여를 선언한 상태이다. 송 시장은 2일 김해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강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우선 송 시장은 강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지적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강 전 의원의 말대로 도지사도 시장도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학교도 교장이 애정을 가지고 학교를 경영하느냐에 따라 명문학교 여부가 결정된다"고 비꼬았다.

송 시장은 F-1 자동차경주대회와 '신항' 명칭 문제 등을 예로 들었다. F-1은 김혁규 의원이 도지사로 있을 때 진해에 유치하기 위해 활동을 펴왔는데, 2005년 6·5 보선을 통해 취임한 김 지사는 F-1 유치에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또 경남도는 부산과 진해 사이에 짓고 있는 새 항망 명칭을 '진해신항'으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결국에는 '신항'으로 결판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F-1 경기장만 봐도 김 지사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사이 전남이 앗아갔다"고, "신항 명칭과 관련해 도지사는 시장·군수를 불러놓고 궐기대회만 했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한나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도백 역할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경남이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아무나 내세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강 전 의원과 연대설에 여운을 남기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태호 지사 측 "후배 비난하는 것은 선배 도리 아니다"

김태호 현 도지사도 가만히 있지 않고 반격에 나섰다. 안상근 도지사 정무특보는 2일 성명을 통해 강 전 의원을 비난했다.

안 정무특보는 "5선 경력의 정치인이고 당 사무총장까지 지낸 중진이 어제 말씀하신 것은 어른답지 못하다"면서 "전화조차 받지 않는 분이 뒤에서 후배를 비난하고 끌어내리는 것은 선배의 도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또 강 전 의원이 '수렴청정'을 언급한 데 대해 안 특보는 "도지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며 지역 국회의원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것을 섭정이니 도지사가 몇 명이니 하는 식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 전 의원의 도정 평가에 대해, 그는 "람사총회 유치와 남해안 프로젝트 추진상황, 도민프로축구단 창설 등의 성과를 감안하면 누가 봐도 도정은 틀을 잡았다"면서 "연습생이라는 말은 이럴 때 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 전 가족과 도민들이 매우 서운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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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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