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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뒤 인양된 어선에서 20일만에 선원 사체가 발견돼 해경이 부실한 수색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 완도해경찰서에 따르면 목포시 산정동 K조선소로 옮겨져 있던 침몰어선 1001 한일호에서 지난 30일 오전 9시40분쯤 선체 청소를 하던 작업인부 A(56)씨가 사고 당시 이 배에 타고 있었던 박호종(56.경남 거제시)씨 사체를 발견했다는 것.

▲ 현재 침몰원인 조사를 위해 목포의 한 조선소 부두로 옮겨져 있는 사고선박 1001 한일호
ⓒ 정거배
꽃게잡이 통발어선인 1001 한일호(79톤)는 지난 12월 28일 밤 11시40분쯤 전남 완도군 보길도 남쪽 9km 해상에서 침몰해 선원 11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었다. 사고 직후부터 완도해경은 특수기동대 등 구조반 투입,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여 선장 백성수(43)씨 등 선원 4명의 사체를 찾아냈다.

해경은 사고 발생 14일만인 지난 1월 10일 오후 6시쯤 이 선박을 인양했었다. 완도해경에 따르면 인양한 사고선박에 대해 특수기동대와 민간잠수부를 투입해 배수작업을 마친 뒤 선체 수색작업을 벌여 마지막으로 실종자 장용수(31)씨 사체를 조타실 인근 작업실에서 발견했다.

인양작업을 마친 완도해경은 숨진 선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선박 침실 출입문이 열려 있는 것으로 봐서 나머지 실종 선원들이 침몰 당시 배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사체가 유실됐을 것으로 보고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계속해 왔다.

특히 완도해경은 인양 다음날인 지난 1월 11일 오전 8시부터 실종자 가족들을 사고 선박으로 불러 경찰과 함께 선체 내부 정밀수색까지 했었다. 하지만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장씨를 포함해 모두 4명의 사체가 발견돼 사고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11명 가운데 7명이 실종자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 뒤 사고선박을 해난심판원 등 관계기관이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목포에 있는 K조선소에 옮겨 놓았다. 그런데 지난 30일 이 조선소 부두에 정박해 놓은 사고 선박에서 작업인부에 의해 선원 박씨의 사체가 발견 된 것이다. 사고 선박을 인양 한 지 20여일 지난 뒤였다.

이에 대해 완도해경 관계자는 "사고 선박의 물탱크와 기관실 사이 10㎝~15㎝ 정도되는 틈새에서 박씨가 사체가 발견됐다"고 밝히고 "선체 수색 당시에는 사체가 끼여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좁은 곳 이었다"고 해명했다.

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경남 거제에서 목포까지 온 박씨 유족들은 그나마 발견돼서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박씨의 동생 박아무개씨(56,경남 거제시)는 "늦게나마 형의 사체를 발견해 다행스러울 뿐"이라며 "이 문제로 해경의 수색작업에 문제를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씨 유족들은 31일 목포시내 모 병원에서 사체를 인수해 이날 인근 화장장에서 화장한 뒤 고향인 경남 거제로 떠났다. 하지만 해경이 인양된 선체에 대해 수색작업을 철저하게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목포시 산정동 J(45)아무개씨는 "79톤에 불과한 사고 선박을 인양 해 놓고 선체 안에 있던 사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씨 사체가 뒤늦게 발견돼 1001한일호 침몰사고 실종된 선원은 모두 6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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