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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여행을 꼽으라면 단연코 스키와 온천여행이 될 것이다. 이웃의 지인들과 수안보를 찾았다. 설 연휴와 겹쳐서 그런지 수안보 사조스키장에는 스키어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따뜻하여 설질이 매우 좋았다.

저마다의 코스에서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 여러 번 슬로프를 타고 내려온 아이들은 사발면 한 개를 사이에 두고 젓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맛있게 라면을 입 속에 밀어 넣는다. 운동 후의 식사를 무엇에 비길까?

▲ 수안보 사조스키장의 정경
ⓒ 송춘희
종일 운동으로 지친 몸을 따뜻한 온천에 맡긴 다음, 저물어가는 노을을 벗삼아 수안보의 특산물인 꿩 요리점을 찾았다. 수안보는 그야말로 꿩고기 일색이다.

▲ 수안보에 즐비한 꿩요리집들
ⓒ 송춘희
꿩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산간지방에서 많이 서식하며 그 고기야말로 단백하고 지방질이 적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힌다. 또한 꿩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오메가 3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을 예방하며 미용식으로 널리 쓰이며 훌륭한 영양공급원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꿩 대신 닭'이란 속담이 다 생겨났을까? 수안보에 있는 꿩 요리집의 꿩 요리는 대개 여섯, 일곱 가지의 요리로 구성된다.

▲ 꿩샤브샤브와 각종야채
ⓒ 송춘희
첫 번째 소개되는 요리는 꿩 샤브샤브로 생으로 된 꿩 요리를 맛있게 우려낸 육수에 적셔내어 소스에 찍어 먹는다. 이때 여러 가지 야채와 버섯을 함께 곁들이면 별미의 꿩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다.

▲ 꿩만두와 꿩육회
ⓒ 송춘희
그 다음으로 꿩고기와 야채를 갈아 만두 속을 만든 다음 만두를 빚어 꿩 만두 요리를 만든다. 그리고 꿩 만두는 꿩 육회와 함께 나온다. 육회를 배 미나리, 부추 등과 새콤달콤하게 무친 꿩 육회의 맛은 별미 중의 별미다.

▲ 꿩 부추잡채
ⓒ 송춘희
이렇게 앞의 요리로 충분한 전채가 되었다면 정식이나 마찬가지인 꿩 탕수육이 나온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대신 꿩을 이용한 탕수육은 그 육질이 바삭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색색의 야채로 장식한 요리는 보기만 하여도 절로 침이 넘어간다.

▲ 꿩탕수육.
ⓒ 송춘희
▲ 보글보글 끓고 있는 꿩수제비
ⓒ 송춘희
단맛이 가득한 꿩 탕수그릇을 비우고 나면 남은 꿩의 살과 뼈를 넣어 우려낸 육수 물에 밀가루 반죽을 성큼성큼 떼어 넣은 꿩 수제비가 나온다. 얼큰한 수제비 국물을 한 스푼 떠먹으면 절로 맥주나 복분자 술 한잔이 생각날 만큼 그 맛은 매력적이다.

겨울철 입맛이 떨어질 때쯤 운동부족이나 원기가 떨어진 가장들,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새 학기를 시작하는 우리 학생들, 늘 가족들의 건강을 돌보느라 자신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우리 주부들에게 수안보 가시거든 꿩고기 꼭 한 번 드셔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꿩고기는 다른 데 가선 이렇게 맛있게 못 먹어유~."
"작년에 온 손님들이 올해도 오시니까유~."

충청도 주인 아주머니의 사투리가 한층 살갑게 들리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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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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