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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5년 8월 13일) 1면
조선일보 (2005년 8월 13일) 1면 ⓒ 조선일보
'편집'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찾아라

흔히들 '신문뉴스를 생산하는 주체는 취재기자'라고 하지만, '거친 내용을 절묘하게 다듬거나 이를 재구성해 전달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은 편집기자'라는 주장이 있다. 백 기자는 이 명제를 증명하듯, '편집을 읽어야 신문이 보인다'는 주제로 강의의 첫 포문을 열었다.

그는 기성언론의 편집사례를 ▲기사배치 ▲기사를 살리는 제목 ▲사진으로 구성된 뉴스로 나누어서 설명했다.

• <사례1>기사배치 - 지면 구성을 보면, 신문의 논조가 보인다.

2005년 8월의 가장 큰 이슈는 '북한 대표단이 분단 이후 최초로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다'는 것이다.

해방 60돌을 기념해 서울에서 열린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에 참가했던 북한대표단의 국립현충원 참배는 '진정한 화해의 첫발'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시샘이라도 하듯, <조선일보>(8월 13일 1면)는 '북 대표단의 국립묘지 참배'를 '트로이 목마'와 함께 편집해두었다.

백 기자는 "2005년 터기 하계유니버시아드 공연에 사용된 트로이목마가 신문 1면을 장식할 정도로 주요한 뉴스가 되었는지 의문"이라며 "<조선일보>는 북한참배단의 행동을 '트로이 목마'(속임수)의 속성으로 비유했다"고 설명했다.

즉 한반도에 부는 '통일'분위기에 딴지를 거는 방법으로 '기사'가 아닌 '편집'을 선택한 것이었다.

한겨레신문 (2004년 8월 24일)
한겨레신문 (2004년 8월 24일) ⓒ 한겨레신문
• <사례2>제목이 기사를 살린다.

두 번째 제시된 사례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유승민(탁구)선수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당시 한중은 '고구려사'와 관련 갈등이 깊었던 시기였고, 유승민 선수가 마침 중국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딴 것이었다"라고 밝힌 백 기자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한을 품었던 독자라면 이날 신문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기자는 "<영남일보>의 경우 "중국을 깼어, 금메달이야"(2004년 8월 24일)라는 구어체 제목을 통해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해 온 국민이 품고 있는 한을 표출"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또한 <한겨레>는 "'고구려 혼' 거침없는 드라이브", "탁구 중국벽 깼다, 유승민 '금' 쾌거", "와~ 역사왜곡 스트레스 날렸다"(2004년 8월 24일)등을 통해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고 주장했다.

• <사례3>사진도 뉴스다.

한편, 사진 한 장으로 지면 전체를 살렸던 몇 가지 사례도 제시되었다. "2001년 9,11테러 당시 <문화일보>의 편집이 가장 눈에 띄었다"는 백 기자.

좌 : 문화일보, 우 : 조선일보 (2001년 9월 12일)
좌 : 문화일보, 우 : 조선일보 (2001년 9월 12일) ⓒ 문화/조선
백 기자는 "9.11테러는 한국시간으로 밤 9시경에 발생했기 때문에, 국내신문들은 다음날 조간부터 테러와 관련된 기사로 많은 지면을 채웠다"라며 "이날 국내신문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문화일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조간신문이 무너져가는 세계무역센터 사진을 1면에 사용했지만, <문화일보>는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세계무역센터를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1면에 사용함으로써 독자들의 눈을 끌었다"고 강조했다.

즉 석간신문이 가지는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시 <문화일보>편집부 기자들의 고민이 묻어난 이 사례는 이후 조간신문들이 대부분 '재탕'할 정도로 인상이 깊었다고.

대학언론, 지면개편을 통해 틈새시장을 노려라~

“언론이 만든 의제가 사회정책을 움직이는 것 처럼, 대학언론도 대학사회 의제를 만들고 대학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백기자
“언론이 만든 의제가 사회정책을 움직이는 것 처럼, 대학언론도 대학사회 의제를 만들고 대학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백기자 ⓒ 허미옥
이런 흐름 속에서 2005년에 발행된 <대구대신문>과 <영대신문>의 편집과 기사제목을 평가했다. 주요 지적사항은 ▲구체적이지 않은 제목 ▲제목이 무난한(?) 비판기사 ▲기사를 죽이는 제목과 편집 ▲문패없는 편집 등이었다.

한편 대학신문의 생존방안과 관련 백 기자는 <중앙일보>의 '루게릭 눈으로 쓰다'(2005년 11월 9일)를 사례로 들었다.

"언론이 만든 의제가 사회정책을 움직이는 것처럼, 대학언론도 대학사회 의제를 만들고 대학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백기자는 "기성언론이 가로쓰기, 지면개편을 통해 뉴스의 흐름을 재구성한 것처럼, 대학신문도 이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신문 1면에서 8면까지 뉴스가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고 계속 끊어지기 때문에, 독자가 해당 뉴스에 주목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

백 기자는 '일회적 단순 사건'으로 보도된 한 기사를 '지면개편'을 통해 재구성하기도 했다.

• 변경 전: <노천강당 매점 도난사고>(영대신문 8월 29일)를 재구성하면

• 변경 후:
1면 비주얼 편집 (사진과 스트레이트 기사)
2면 사건과 관련된 학교측 반응(담당부서장 인터뷰)/학교 도난 사례 박스기사
3면 학교도난시스템 점검, 다른 학교 도난 시스템과 비교
4면 도난사고 예방책 가이드, 학생들 반응 또는 난상토론, 칼럼(취재기자)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을 학교 내 문제로만 마무리하면 안 되고, 이를 통해 '영남대내 도난시스템 점검 및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2006대학언론인 기자학교 5>(1월 18일)는 신문편집론과 영상기획론이 공동으로 진행되었다. 신문편집론은 대구대와 영남대 신문사 학생들이, 영상기획론은 대구대, 영남대, 대구한의대 교육방송국 학생들이 수강했다. 각 강좌는 영남일보 백승운 기자와 '메모리즈1,2'를 제작한 현종문 감독이 담당했다.

2006년 1월9일~19일까지 진행된 <2006대학언론인 기자학교>는 대구대 언론출판원과 참언론대구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교육 장소는 대구대 정보통신원이다.

덧붙이는 글 | 허미옥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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