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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한나라당 의원(가운데)은 정책위의장 후보인 이방호 의원과 짝을 이뤄 12일 오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총투표 123표 중 72표를 얻어 50표를 얻은 김무성-고흥길 조를 밀어내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표, 김무성 의원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가운데)은 정책위의장 후보인 이방호 의원과 짝을 이뤄 12일 오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총투표 123표 중 72표를 얻어 50표를 얻은 김무성-고흥길 조를 밀어내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표, 김무성 의원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대체 : 12일 오후 2시 15분]

'변화' 택한 한나라, 새 원내사령탑에 이재오 의원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
이방호 신임 정책위의장 약력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61)

▲ 서울 은평을
▲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한국위원회 사무국장, 민주·통일·민중운동 연합(민통련) 민족통일위원장
▲ 3선(15·16·17대)
▲ 한나라당 제 1사무부총장, 한나라당 원내총무,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장
▲ 수도이전반대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한나라당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 상임대표
▲ 한나라당 원내대표 당선(2006. 1. 12)

이방호 신임 정책위의장(61)

▲ 경남 사천
▲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장
▲ 재선(16·17대)
▲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 한나라당 농림해양수산정책위원장
▲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당선(2006. 1. 12) / 김지은 기자
12일 치러진 새 원내대표 경선에서 한나라당은 '변화'를 택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을 이끌던 이재오 의원이 박근혜 대표의 최측근에서 '주류'를 대변해오던 김무성 의원을 눌렀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15분간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로 이재오 의원을 선출했다.

총 재적의원 127명 중 123명이 참여해 높은 투표율을 보인 이번 선거에서 '이재오 원내대표 후보·이방호 정책위의장 후보조'는 72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무성 원내대표 후보·고흥길 정책위의장 후보조'는 50표를 얻는 데 그쳤다(무효 1표).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두 가지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첫째는 지난 해 12월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를 기점으로 '사학법 장외투쟁'을 시작한 한나라당이 투쟁의 반환점에서 치른 선거라는 점, 두 번째는 '친(親)박'과 '반(反)박'의 대결이라는 점에서였다. 김 의원은 대표적 친박파인데 반해 이 의원은 'MB(이명박)' 계열 의원이다.

새로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재오 의원이 당선소감을 말한뒤 자리로 돌아와 박근혜 대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새로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재오 의원이 당선소감을 말한뒤 자리로 돌아와 박근혜 대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재오, 시종일관 '박심' 강조... "'트로이의 목마'도 '위장취업자'도 아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반박파의 승리라고 규정짓기는 어렵게 됐다. 이 의원은 선거 전 진행된 합동토론회에서 시종일관 '박심(朴心, 박근혜 대표의 심중)'을 거스르지 않겠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소위 '주류'로 불리우는 박 대표 측근들의 표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이 의원은 "나는 한나라당의 '트로이의 목마'도 아니고 '위장취업'하러 온 사람도 아니다"라며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박 대표와 갈등을 빚지 않을까 하는 얘기도 있는데 크고 작은 모든 일을 박 대표와 상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은 "원내대표에게 권한이 있다하더라도 당 운영에 대한 최종 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는 것"이라며 "대표와의 그런 갈등은 원내대표가 딴 생각을 갖고 있을 때나 생기는 일로 저는 그런 '복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 대표의 임기와 같이 하겠다는 점도 '히든카드'로 빼들었다.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으로 원래 규정대로라면 이 의원은 내년 1월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오는 7월이면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새로 뽑게 되는데 (원내대표가) 무슨 벼슬이라고 1년 임기를 다 채우거나 하지 않겠다. 당 대표와 함께 임기를 마치겠다"며 "그 전이라도 '사학법 갈등'이 봉합되고 안정적인 대여 투쟁을 할 상황이 되면 언제든 그만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선 소감에서도 이 의원은 "박 대표와 갈등을 빚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며 "앞으로 박 대표를 모시고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기반을 닦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 의원은 '사학법 투쟁'과 관련해서는 당내에 '사학법 재개정위원회'를 구성해 재개정안을 만들고 여당이 이 안을 받도록 강한 대여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학법 투쟁의 궁극적인 목표는 '원천무효에 가까운 재개정'"이라며 "사학법에 반대하는 종교사학과 일반사학, 한나라당이 재개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노투쟁'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당 안에서는 사학법 재개정안을 만들어 여당이 수용할 수 있도록 투쟁을 강화하고 바깥으로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반노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여당의 '재개정 선언'을 받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재오 의원은 "당 안에서는 사학법 재개정안을 만들어 여당이 수용할 수 있도록 투쟁을 강화하고 바깥으로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반노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여당의 '재개정 선언'을 받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재오 의원은 "당 안에서는 사학법 재개정안을 만들어 여당이 수용할 수 있도록 투쟁을 강화하고 바깥으로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반노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여당의 '재개정 선언'을 받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패자는 말이 없다? No!... 고배 마신 김무성 "이재오 잘 돕겠다"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와 낙선한 김무성 의원이 포옹을 하고 있다.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와 낙선한 김무성 의원이 포옹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김무성 의원은 '야성 회복'을 내세우며 강력한 대여투쟁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선거에 앞서 진행된 합동토론회에서 "대여 협상력은 이미 결정된 투쟁 노선대로 의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나온다.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면 적전분열이고 지리멸렬"이라며 단결을 통한 강한 투쟁을 부각시켰다.

또한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새 지도부를 뽑는 내달 2월 18일까지는 강하게 투쟁하고 열린우리당의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대화로 이 국면을 풀어야 한다"며 "그때까지 여론을 (개정 사학법 반대대 찬성 여론을) 6 대 4, 또는 7 대 3 수준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론이 반전되면) 우리 목적은 달성됐다고 자부해도 된다. 등원의 조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 전에) 아무런 소득 없이 등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못박았다.

끝내 고배를 마신 김 의원은 낙선이 확정되고 나서도 "새 원내대표를 적극 돕겠다"고 밝혀 의원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 의원의 당선소감 발표가 끝나자 김 의원은 연단으로 나아가 '낙선소감'을 자청하며 "표 차이가 많이 나는 걸로 봐서 이 시점에는 이 의원이 더 적임자라고 생각한 듯 하다. 누구보다 선두에 서서 '이재오·이방호 체제'를 잘 모시도록 하겠다. 걱정 마시라"고 말했고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1신 : 11일 오후 6시 50분]

모두 '수도권+PK' 진용... 12일 결판


수도권·PK 대 수도권·PK의 대결.

12일 오전에 열리는 한나라당의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김무성 의원과 이재오 의원이 모두 수도권·PK(부산경남)의 조합으로 진용을 짰다.

영남권, 특히 PK가 기반인 김무성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 의장에 경기 분당이 지역구인 재선의 고흥길 의원을 지명했고, 반면 은평 을이 지역구로 수도권이 주요지지 기반인 이재오 의원은 역시 재선인 경남 사천의 이방호 의원을 지명했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이념적 성향으로 봐도 서로 엇갈린다는 평가다. 김무성 의원은 보수 쪽인 반면 고흥길 의원은 중도 쪽로 분류되고, 이재오 의원은 당내에서 진보 쪽으로 분류되는 데 비해 이방호 의원은 강경 보수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고흥길 의원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이회창 후보의 특보와 제1사무부총장, 당 홍보위원장을 역임했고, 이방호 의원은 원내부총무와 당국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범국민연대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결국 김 의원과 이 의원 모두 자신의 취약 지대 인사들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운 것이다. 전략적인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이재오-이방호'조합에 대해서는 의외라는 목소리도 있다. 성향 차이가 큰 데다 이방호 의원이 각종 사안에 대해 박근혜 대표 및 지도부와 거의 같은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한편, 두 의원은 11일 오전 당내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초지일관'이 초청한 정견발표장에서 사립학교법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온도차를 보였다.

김 의원은 "여당은 우리를 정책파트너로 생각지 않고 있다, 더 강하게 싸워야 한다"며 "야당으로서의 근성을 키우고, 강한 한나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의원은 "재개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하느냐가 문제"라며 "일단 재개정 위원회를 만들어 재개정 시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왼쪽)과 이재오 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왼쪽)과 이재오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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