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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영훈고등학교앞에서 '신입생 배정거부 사학재단 규탄'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영훈학원 관계자 10여명이 '사립학교법개정과사학부패척결을위한국민운동본부' 소속 단체 회원들을 거칠게 밀어내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영훈고등학교앞에서 '신입생 배정거부 사학재단 규탄'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영훈학원 관계자 10여명이 '사립학교법개정과사학부패척결을위한국민운동본부' 소속 단체 회원들을 거칠게 밀어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핸드마이크를 잡은 정영택 영훈고등학교 교장의 지휘에 따라 영훈학원 관계자들이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을 대비한 듯 '사학법 결사반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핸드마이크를 잡은 정영택 영훈고등학교 교장의 지휘에 따라 영훈학원 관계자들이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을 대비한 듯 '사학법 결사반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사 보강 : 6일 오후 4시 10분]

5일 오후 제주지역 5개 고등학교가 2006년도 일반계 고등학교 신입생 1462명의 명단을 수령하지 않기로 결정해 사실상 신입생 배정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 시작된 사학법 갈등은 한국 사회를 뒤흔들 파문으로까지 커지고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이하 사학국본)은 6일 성명서를 내고 "사학재단의 신입생 배정 거부는 교육자로서 끝내 건너지 말아야할 강을 건너는 것으로 마지막 남아있던 교육자적 양심을 스스로 쓰레기통에 내동댕이치는 행위"라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이어 "오현고, 남녕고, 대기고, 제주여고, 신성여고의 사이비 교육자인 이사장과 교장의 이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고 국민과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학국본은 제주지역 5개 고교의 신입생 배정 거부 사태 배후에 한국사립중고법인협의회(회장 김하주)와 사학재단연합회(회장 조용기)가 있다고 보고 이들의 각성을 요구했다.

사학국본은 "사학이 신입생 배정까지 거부하는 이 막가파식 행동을 하는 배후에는 사립중고교법인협의회와 사학재단연합회 같은 단체들이 있다"며 "지금 당장 신입생 배정 거부와 학교 폐쇄 배후 조종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사학재단에게 마지막으로 주는 기회인 신입생 배정 거부 철회 요구마저 거부한다면 돌아갈 것은 국민의 돌팔매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뺏고, 스피커 전원 뽑고... 사학국본 기자회견 몸으로 저지

한편 사학국본은 6일 낮 1시 김하주 한국사립중고법인협회의회장이 재단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미아동 학교법인 영훈학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영택 영훈고등학교장 외 재단 직원들의 방해로 기자회견이 약 30분 정도 지연됐다.

재단 직원들은 사학국본 회원들이 준비한 마이크를 뺏고 스피커 전원선을 뽑는 등 물리적으로 막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학국본 회원들과 재단 직원 사이에서 고성과 욕설, 격렬한 몸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확성기를 들고 나온 정영택 교장을 비롯한 재단 직원 20여명은 "학교 앞에서는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며 사학국본 회원들을 학교 앞에서 밀어내려 했다. 재단 측은 또 사학국본 측이 준비한 마이크를 뺏고 스피커 전원선을 뽑는 등 물리적으로 기자회견을 막으려 했다.

이에 사학국본 회원들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기자회견을 왜 막으려 하냐"고 항의하면서 양측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재단 측은 이 와중에 "찍지말라"며 몇몇 카메라 기자들을 밀치기도해 취재진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또 사학국본 회원들은 "재단 측에서 심한 욕설까지 했다"고 주장하면서 "아이들의 교육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이럴 수 있느냐"며 언성을 높여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재단 측은 "왜 남의 학교에 와서 시위를 하려고 하느냐"며 기자회견 장소를 옮길 것을 요구했고 사학국본 측은 "이 재단 이사장이 다른 학교에 가서 신입생 배정 거부를 선동한 사람"이라며 기자회견을 학교 앞에서 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양측의 마찰이 시작된 지 10여분 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양측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약 30여분간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던 오후 1시30분쯤 사학국본 측은 한편에서 회견문을 낭독하는 등 약식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오후 1시40분쯤 기자회견을 끝내고 해산하면서 양측의 실랑이도 마무리 됐다.

한편 사학재단연합회 등 8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는 오는 11일 5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영훈학원 직원이 시민단체 회원의 멱살을 잡고 있다.
영훈학원 직원이 시민단체 회원의 멱살을 잡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핸드마이크를 들고 나온 정영택 영훈고 교장이 시민단체 기자회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핸드마이크를 들고 나온 정영택 영훈고 교장이 시민단체 기자회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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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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