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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축구 만화들
다양한 축구 만화들 ⓒ 출판사
축구 만화하면 텔레비전에서 해주었던 만화영화 '축구왕 슛돌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독수리 슛, 총알 슛, 도깨비 슛 등 다양한 슛도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렇듯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는 변화무쌍한 마구가 나오지 않는 한 뻔한 내용에 자칫 지루해지기 쉬어 재미있게 이끌고 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 골든벨
남성 작가들이 주로 많이 하는 스포츠 만화에는 은근히 격투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있고, 동작들이 역동적이라 그리는 재미도 있다고 한다. 물론 히구치 다이스키의 <휘슬>이라는 작품처럼 축구 만화치고는 아기자기해 보이는 순정만화풍의 축구 만화도 있다.

축구 만화를 한번 이상 그린 작가들은 꽤 된다. 그렇지만 그것만 가지고 그 작가를 축구전문 작가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럼 우리나라의 축구 만화 계보를 잇는 작가들은 누굴까? 크게는 오일룡, 허청운, 전세훈, 조재호씨가 있다. <골키퍼>라는 만화를 3부까지 그린 이승주라는 작가도 꽤 많은 책을 내긴 했지만 한창 대여점의 인기를 업을 때 집중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축구전문 만화가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공격수가 아니라 특이하게 골키퍼를 다뤘다는 것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30대들이 기억하고 있을 이름 중에 오일룡이란 작가가 있다. 1949년 생인 오일룡은 1968년에 박광현의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했다. 첫 작품 <방랑기사>로 데뷔해 본명인 오선일로 활동하다가 1982년부터 오일룡이란 이름으로 작품활동을 했다.

ⓒ 허청운
오일룡은 자타가 인정하는 축구전문 작가다. 그가 대표작으로 손꼽는 작품들이 대부분 축구만화이고 주인공 이름들도 유비, 조조, 조자룡 등 나관중이 지은 소설 삼국지에 나온 그대로 써서 친근함을 더했다. 주인공 캐릭터는 무협만화 작가인 황재씨와 비슷한 풍으로 작품에서는 강한 남성적인 힘이 느껴진다.

두 번째로 소개할 작가는 허청운이다. 허청운은 김석 화실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발을 들여 놓는다. 1974년, 소년조선일보에 <거꾸로 흐르는 강>을 연재하며 데뷔했는데,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린 작가들 대부분이 그렇듯 그도 처음엔 축구 만화로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부만화 황금총 시리즈와 권법만화를 그리다 우연히 축구란 매력에 빠져 축구만화를 시작했고 그 뒤로 축구전문 작가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다.

'축구영웅 시리즈'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만화대본소가 중심적이던 시절에 친구이자 경쟁자이기도 한 오일룡의 그늘에 가려 축구만화에서 늘 2인자로 머물렀다.

오일룡이 힘있는 남성적인 축구만화를 그렸다면 허청운은 그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러웠다.

ⓒ 삼양출판사
전세훈은 가수가 주인공인 <노노보이>라는 작품을 한 소년잡지에 연재하며 데뷔했다. 그리고 29권에서 중단된 <슈팅>이라는 축구만화를 시작하는데 2002년 월드컵 붐을 타고 그 작품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줄거리는 체력이 매우 약하지만 헤딩 등 축구자체에는 천재적인 능력이 있는 주인공 나동태가 국가대표가 되어 월드컵을 휩쓴다는 내용이다.

전세훈은 학원물 등 다양한 작품을 많이 했지만 이 <슈팅>이라는 작품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축구전문 만화가로 독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다음 작품 <슈팅 Korea> 역시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지만 그다지 신선하지 못했다.

사실 전작 <슈팅>에서도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을 반복함으로써 권수나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지금도 꾸준히 축구 만화를 하고 있는 부지런한 작가다.

2005년 상반기에 22권으로 막을 내린 조재호의 <폭주기관차>. 이 작품은 PPL(작품 내 간접노출광고) 기법을 도입한 만화로도 유명한데 한 스포츠용품 회사의 로고를 유니폼과 축구공에 나타내 주고 작가는 업체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 서울문화사
1968년에 태어난 조재호는 성인만화 작가로 유명한 배금택의 문하생으로 만화를 시작한다. <다이어트 고고>라는 작품 후 그의 대표작이 돼버린 <폭주기관차>라는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 작품은 다름 아닌 스승 배금택의 작품인 <황제의 슛>에서 설정을 빌린 작품이다.

스릴러 분위기가 강한 원작의 탄탄함이 조재호에 의해서 세련되고 힘있는 그림으로 다시 태어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축구 만화를 그리는 작가 중에 비교적 젊은 그가 다음 작품에서 또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릴지는 미지수다.

어렵게 지속되고 있는 축구 소재 만화의 전통이 월드컵이 열리는 해를 맞아 다시 한번 중흥기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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