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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용산미군기지 앞에서는 유엔사의 방북불허를 규탄하는 청년학생본부 주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19일 용산미군기지 앞에서는 유엔사의 방북불허를 규탄하는 청년학생본부 주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 박준영
유엔사가 남북청년학생 대표자회의 참가 차 방북을 신청했던 '반미청년회' 소속 회원 2명에 대해 방북불허 방침을 내린 것과 관련해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청년학생본부)는 19일 오전 11시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사의 방북불허를 "민족의 화해와 협력, 단합의 길을 가로막는 좌시할 수 없는 폭거"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청년학생본부는 지난 16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청년학생대표자회의에 소속단체 30여 명의 방북신청을 통일부에 한 바 있다. 그런데 방북 하루 전 날 오후 6시경 통일부에서 '신청자 중 2명에 대해 유엔사가 방북을 불허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유는 '반미청년회'라는 명칭 때문이었던 것.

김익석 청년학생본부 대표가 남북공동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익석 청년학생본부 대표가 남북공동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박준영
유엔사의 납득할 수 없는 행동에 남북청년학생대표자회의에 참가한 남북청년학생들은 공동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유엔사령부측의 책임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방북 불허 당사자인 반미청년회 측은 유엔사령부에 공개질의서를 띄워 불허방침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 금강산 평화통일기행, 아리랑 공연 참관 등을 반미청년회 이름으로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개성에서 열린 이번 남북청년학생단체 대표자회의만 불허 통보한 이유 ▲ 유엔사가 남북이 합의하고 남측 정부당국이 승인한 단체와 인사에 대해 불허한 법적 근거 ▲ 이미 남북이 공동으로 관리하여 구역을 통과하는 부분에 유엔사가 직접 개입하여 방해한 법적 근거 ▲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로 판명난 유엔사를 해체할 생각은 없는가 등을 질의했다.

또한 정태흥 회장은 "이미 유명무실해진 유엔사가 갑자기 방북불허를 하는 등 월권행위를 하는 것은 유엔사를 다시 살려내려는 상징적 조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태흥 회장의 말에 따르면 유엔사사령관을 겸임하고 있는 리얼 라포트 주한미사령관이 작년 11월 유명무실한 유엔사를 16개국으로 다시 확대재편할 의사를 표명하고 미 청문회에서도 유엔사 해체 생각이 없으며 재편 통해 변화된 동북아조건에 맞게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유엔사를 강화할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사 강화의 위험성을 지적한 정 회장은 "이는 남측정부의 동의없이 대북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 표명"이라면서 유엔사령관은 남측정부와 상의없이 대북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갖는다는 것을 설명했다. 즉, 주한미사령관의 지위로는 대북선제공격을 놓고 남측정부와 상의해야 하지만 유엔사령관의 지위는 상의 및 동의없이 독자적으로 대북공격을 할 수 있는 지위인 것.

그러면서 그는 "이미 사라졌던 망령이 되살아난 것"으로 "이는 남북교류와 화해에 직접적 제동을 걸겠다는 것"으로 단호히 규탄하며 유엔사 해체를 강도높게 요구했다.

불허 당사자인 반미청년회는 유엔사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방북불허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반미청년회 정테흥 회장과 송영우 대구경북대표 2인에 대해 유엔사는 단체 명칭을 문제삼아 방북을 불허한 바 있다
불허 당사자인 반미청년회는 유엔사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방북불허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반미청년회 정테흥 회장과 송영우 대구경북대표 2인에 대해 유엔사는 단체 명칭을 문제삼아 방북을 불허한 바 있다 ⓒ 박준영
또한 한국청년단체협의회의 전상봉 의장은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는 행위"라면서 "이번 사건은 한미관계의 불평등성과 예속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엔사의 즉각 해체와 전시작전권 등의 권한을 한국군에 넘기고 주한미군을 이 땅을 떠나라고 소리 높였다.

황유석 광운대 총학생회장은 "쌀개방 강요, 경제침탈, 파병강요 등과 함께 이번 사건은 미국의 내정간섭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라면서 "얼마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면 이런 유치한 짓까지 하겠는가"고 묻고는 "한편으로 민족공조의 힘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앞으로 더욱 더 강한 민족공조로 미국을 몰아내고 2006년 통일의 결정적 국면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일자 <중앙일보>에서 방북불허가 통일부에서 행해진 것으로 보도된 것에 대해 청년학생본부 김호 총무국장은 "분명 방북 전에 통일부로부터 명칭을 문제삼은 유엔사의 불허방침으로 2명에 대해 방북이 안된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추측컨대 아무래도 이번 사건이 예상외로 불거지자 유엔사에서 한국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면서 사실관계를 알아본 후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주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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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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