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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과 김치와의 만남
굴과 김치와의 만남 ⓒ 박희우
12월은 굴 먹기에 가장 좋은 달입니다. 찬바람이 불어서 상할 염려도 없습니다. 굴은 영양가도 많습니다. 글리코겐과 아연,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정력제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나폴레옹은 굴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발자크라는 작가도 굴을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한자리에서 무려 1444개의 굴을 먹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정도까지는 못 먹습니다. 그래도 남들보다는 많이 먹는 편입니다. 한자리에서 100개 정도는 먹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만큼 저는 굴을 좋아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이 어디입니까. 남해안 아닙니까. 굴로 유명한 통영이 바로 인근에 있지 않겠습니까. 굴이 얼마나 싱싱한지 마음껏 먹어도 배탈 걱정 같은 건 없습니다.

굴은 요리 방법이 다양합니다. 구워도 먹고 무침도 해먹습니다. 굴밥도 해먹고 굴죽도 끓여먹습니다. 김장김치에도 넣고 깍두기 담글 때도 넣습니다. 사람마다 먹는 방식은 다릅니다. 어떤 분은 구워서 먹기를 좋아합니다. 어떤 분은 무침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닙니다. 생굴을 좋아합니다. 특히 김치에 싸먹는 걸 좋아합니다. 아내가 누구입니까. 제 입맛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아내가 아니겠습니까.

벌써 아내가 김장김치를 준비했습니다. 뭐, 김장김치는 손으로 찢어야 제 맛이라나요. 아내가 김치를 찢기 시작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저도 아내의 말에 절대 동감합니다. 손으로 찢은 김장김치를 밥에 턱 얹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습니까. 아내는 김치를 접시에 담았습니다. 접시 가장자리에는 굴을 담았습니다.

저는 굴을 김치에 싸먹었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굴을 먹는 순간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 피로가 싹 풀리는 거 있지요. 아내도 제가 굴을 잘 먹으니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내내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을 제가 아니지요. 저는 김치에 굴을 싸서 아내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아내가 오물오물 씹더니 꿀꺽 삼킵니다. 이어지는 아내의 탄성소리. "아, 맛있다!"

이제 12월입니다. 12월에는 송년회다 뭐다 해서 행사가 많습니다. 자칫 무리라도 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누적된 피로는 그때그때 풀어야 합니다. 쌓이면 병이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날의 피로는 그날 풀기 위해 노력합니다. 피로를 푸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그중 하나일 겁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만들기가 번거로우면 사람들이 선뜻 찾지를 않는다는 겁니다.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맛있는 음식, 그게 좋은 음식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영양가가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이를 충족 시킬 수 있은 음식, 그게 바로 굴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은 겨울입니다. 생굴 먹기에 딱 좋은 철입니다. 요리걱정일랑 절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김장김치만 있으면 됩니다. 김장김치에 싸먹으면 맛이 그만입니다. 콩이 밭에서 나는 우유라면 굴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입니다.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바다우유 많이 드세요. 굴로 하루의 피로를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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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맞는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는 수필을 즐겨 씁니다. 가끔씩은 소설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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