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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11시, 전국철도노조와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철도역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24일 오전11시, 전국철도노조와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철도역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보라
24일 오전 11시, 철도노조와 이동권연대는 구로역 6-7번 전철 승강장에서 '철도역에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철도노조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실시한 122개 광역철도 전철역 엘리베이터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역은 3곳이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할 119개 전철역 중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35개역과 부분적으로 설치한 10개역을 합해도 37%의 설치율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3개 역사는 인천역, 창동역, 복정역으로, 철도노조 김낙현 역사공공성팀장은 "인천역의 경우는 평지로 되어 있어 엘리베이터가 필요없으며, 창동역과 복정역의 경우에는 엘리베이터 설치구역이 서울시와 도시철도 관리구역으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 결과, 현재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역은 용산역, 안양역, 수원역을 포함한 총 35개역이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역은 남영역, 노량진역, 대방역 등 총 74개역, 엘리베이터가 부분적으로 설치된 역은 영등포역, 오산역, 회기역 등 총 10개역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 중인 전철역은 청량리역, 왕십리역, 창동역 등 총 7개 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역철도 전철역, 신축하는 역에도 엘리베이터 미설치

이날 철도노조 조상수 정책위원장은 "서울시는 기존 지하철역에 4년 동안 494대의 엘리베이터 설치 추진계획을 세워 현재 92%의 설치율(2005년 7월 31일 기준)을 보이고 있지만, 광역철도 전철역에는 교통약자의 필수이동시설인 엘리베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는 정부가 관할하고 있는 철도공사가 모범은커녕 나몰라라 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정책위원장은 "실태조사 결과, 엘리베이터가 부족한 것 외에도 엘리베이터의 위치가 잘못 설계되었거나 관리의 문제점, 교통약자를 고려하지 않은 엘리베이터 설치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며 "특히 세류역, 오산역 국철 및 북쪽출구, 서정리역국철 등 새로 신축하는 역에도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철도공사는 전체 철도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한다"며 "엘리베이터 설치 예산이 부족하다면, 건설교통부의 '교통시설특별회계' 예산을 배정해서라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철도공사는 엘리베이터 설계시 관련 단체와의 사전 점검제도를 마련하고, 엘리베이터 설치 및 운행에 있어 관리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설치 미룰 경우, 또다시 목숨 건 투쟁 진행할 것"

철도노조 조상수 정책위원장의 실태조사 결과보고에 이어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 김태현 부장은 "모든 국민들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권리들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동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통수단은 사회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해주는 엘리베이터 설치는 사회공공성 강화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민주노동당도 열심히 투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조상수 정책위원장, 김태현 부장, 조영권 위원장, 박경석 공동대표
왼쪽부터 조상수 정책위원장, 김태현 부장, 조영권 위원장, 박경석 공동대표 ⓒ 윤보라
사회당 서울시위원회 조영권 위원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장애인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라며 "장애인들에게 있어 이동권은 곧 생존권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철도공사는 서울시가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과정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며 "서울시는 처음에 예산이 없다고 했으나, 장애인들이 나서서 지하철 운행을 중단시키고 선로에 드러눕고 하니까 결국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또다시 장애인들이 목숨 건 투쟁을 해야 철도공사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철도공사가 그동안 장애인들의 이동권 문제를 위해 해왔던 일들은 친절교육 뿐이었다. 장애인들에게 친절하기만 하면, 장애인들의 이동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냐"며 "휠체어 리프트는 살인기계일 뿐 아니라 리프트 작동시 나는 음악소리는 장애인에게 수치심까지 느끼게 한다"고 토로했다.

박 공동대표는 "오늘은 정중하게 기자회견을 하지만, 계속해서 엘리베이터 설치를 미룰 경우 또다시 장애인들은 선로에 내려가 목숨 건 투쟁을 진행할 것이다"라며 "철도공사와 건설교통부는 하루 빨리 모든 광역철도 전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도노조와 이동권연대는 "철도역에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이번 실태조사는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위드뉴스>는 한국철도공사의 엘리베이터 설치계획 및 공식적인 입장을 듣고자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한국철도공사 광역물류사업단기획조정본부는 추후에 다시 연락을 달라고 한 뒤, 연결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

덧붙이는 글 |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기자로 www.withnews.com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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