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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분수대 방향으로 올라가는 경복궁 후문 보도에 있는 서울 '역사유적' 지도
청와대 분수대 방향으로 올라가는 경복궁 후문 보도에 있는 서울 '역사유적' 지도 ⓒ 박신용철
경복궁과 창덕궁 주위에 설치돼 있는 '역사유적지도'가 잘못 표기된 채 방치되고 있다. 그러나 관계부처에서는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조선의 5대 궁궐이라고 하면 경복궁, 창덕궁 이외에 조선시대 여인들의 공간이었던 창경궁, 조선 근대사의 중심이었던 경운궁(덕수궁), 그리고 종묘를 꼽는다. 4대 궁궐로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운궁을 꼽는다. 이들 중 가장 많은 국내외 관람객의 방문을 받는 곳이 조선 법궁인 경복궁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창덕궁이다.

그러나 경복궁과 창덕궁 근처의 '서울 역사유적지도'를 살펴보면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할 수 있다. 조선 4대 궁궐 중 한 곳이 빠져있는 것이다. 바로 1896년 아관파천 이후 한국 근대사의 중앙무대로 등장했던 정동 지역의 경운궁(덕수궁)이다.

경운궁은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이라 고치고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며 근대적 자주국가를 선포했던 곳이자, 을사늑약, 고종황제의 강제양위 등 근대사의 질곡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곳이다.

5번은 경희궁, 7번은 원구단, 9번은 숭례문이다. 이들 가운데에 있어야할 경운궁이 보이지 않는다.
5번은 경희궁, 7번은 원구단, 9번은 숭례문이다. 이들 가운데에 있어야할 경운궁이 보이지 않는다. ⓒ 박신용철
2000년 현재 경복궁, 덕수궁 등 조선 5대 궁궐을 찾는 유료 관람객수는 260만 명을 상회했고, 김성호 전 의원이 2002년 상반기 내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을 조사한 결과 경복궁이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궁궐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 조선시대 문화유산을 홍보하는 중요한 공간인 것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궁능활용과 김용희씨는 "관리외 지역이기 때문에 (문화재청에서) 관여할 수 없다"면서 "(잘못된 역사유적지도를) 수정하는 것은 관리권이 있는 서울시나 종로구가 할 수 있고 우리는 궁궐 내 사안만 관리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가 관리자이니 서울시 문화재 담당과에게 얘기하는 것이 빠르다"고 말했다.

창덕궁에 있는 지도에도 경운궁이 없고 심지어 북악산도 '북한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창덕궁에 있는 지도에도 경운궁이 없고 심지어 북악산도 '북한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 박신용철
그러나 서울시 문화재과 김모씨는 "도로바닥 포장시 지도를 설치하는 것은 당시 보도블럭 공사를 했던 감독청에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문화재과에서 시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책임이 없다는 말이다.

현행 문화재관리체계는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국가(지방)문화재는 해당 광역단체의 감독하에 지방자치단체가 관내에 있는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문화재의 최종 관리감독의 권한이 있는 것이다.

김성한 문화유산연대 사무처장은 "문화재 보호의 최고기관인 문화재청이나 관리책임이 있는 서울시가 서로 책임만 거론하며 방치하고 있다"면서 "우선 문화재청이 나서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초입에도 잘못된 지도가 자리하고 있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초입에도 잘못된 지도가 자리하고 있다. ⓒ 박신용철

덧붙이는 글 | 문화유산연대 웹진/ 블로그 '신새벽의 새꿈 꾸기(blog.naver.com/storyrange)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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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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