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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1m급 히라스입니다.
자! 1m급 히라스입니다. ⓒ 배상용
"울릉도 동남쪽…독도는 우리땅…"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깐 눈을 붙인 사이 방어 낚시에 미친(?)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형님요, 빨리 와보소. 좀 큰 놈 잡았는데 1m은 족히 될끼라예."

이 소리에 카메라를 챙겨 황급히 차에 오른다. 울릉도 저동 빨간등대, 방파제 위에는 낮부터 방어 낚시에 흠뻑 빠져 있는 낚시꾼의 차들이 오후 7시가 넘도록 서있다. 이어 후배가 손을 흔들며 빨리 오라며 재촉이다.

"자, 한번 보소. 얼핏 보아도 1m정도는 되어 보인다. 빨리 사진 찍으소. 히라스라고 분명히 적어 주소. 푸하하하."

여느 바닷가도 모두 그러하겠지만 10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방어 낚시는 묵직한 느낌의 손맛에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몇 시간이고 방어를 기다린다.

울릉도 사람들은 흔히 방어를 두 가지 종류로 나눈다. '방어'와 '히라스'. 우선 둘 다 등과 배가 각각 초록색과 은백색을 띠는데 몸은 긴 방추형이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희미한 노란색 띠를 지니고 있다.

담배갑과 비교한 히라스(머리에서 꼬리까지 노란선이 확연하다)
담배갑과 비교한 히라스(머리에서 꼬리까지 노란선이 확연하다) ⓒ 배상용
일반적인 방어(노란선이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방어(노란선이 보이지 않는다) ⓒ 추연만
방어의 경우는 안면 부분이 둥근 반면 히라스는 뾰족하고 노란색이 짙다. 그리고 낚시꾼들의 말에 의하면 같은 크기의 방어라도 히라스가 엄청 힘이 세다고 한다. 물론 맛도 질적으로 다르다고 한다.

방어를 6~7마리 정도 낚을 때 1마리가 잡힐 정도로 히라스가 귀한 고기라며 자랑스럽게 포즈를 취한다.

특히, 방어의 경우 날씨가 추워질수록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겨울 방어가 맛이 좋은 이유는 3월에서 6월까지의 산란기를 앞두고 영양분을 잔뜩 비축해 살에 기름이 올라 고소한 맛을 더 내기 때문이라 한다.

바닥에 내려놓으니 실제 노란줄이 선명한 게 잘도 생겼다. 낚시꾼들 얘기로는 히라스는 일본말로 부시리를 뜻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방어와 부시리로 구분하는 것이 정확한 한글 발음이라 본다.

방어가 한창인 11월~2월의 울릉도에서 혹시 1~2만 원 정도면 도동과 저동부두의 활어센타에서 맛볼 수 있는 방어를 무진장(?) 비싸게 부른다면 한번 물어보세요. 방어인지 히라스(부시리)인지. 크기와 모양이 비슷해도 절대 바가지 쓰는 것 아닙니다.

방어맛도 보시고 부시리 맛도 한번 보세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참! 방어 회칠 때 머리와 내장은 챙겨 달라고 하세요. 매운탕 맛도 일품이니까요.

덧붙이는 글 | *도동과 저동의 횟집에서 5만원 정도의 가격이면 방어와 오징어, 소라맛도 볼 수 있답니다. 매운탕은 무료이니 잊지 말고 꼭 매운탕 끓여 달라고 하세요. 공기밥만 추가하면 한끼 식사로 거뜬 합니다*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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