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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와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와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라디오 방송에서 "한나라당이 대북 퍼주기라는 용어로 (현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삼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같은 당의 김용갑 의원이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퍼주기라는 말도 쓰지 말라니, 이만저만 해괴망측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강 원내대표는 어제(2일) 저녁 7시20분부터 9시까지 KBS 1라디오의 <열린토론>(진행자 정관용)에 출연해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은 모호한 부분이 많이 있다, 대북지원의 한계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일반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차떼기' 이러면 기분 나쁘잖아요. 저는 앞으로 한나라당이 '대북퍼주기'라는 용어로 (현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삼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우리가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서 일정 부분 지원해줘야 합니다. 만일 북한이 경제적으로 너무 기울어져있다면 통일이 불가능합니다. 북한이 어느 정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일정한 부분을 지원해줘야 하기 때문에 (이를) 퍼주기라는 이름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는 계속해서 한나라당이 북한 핵문제와 북한인권문제 등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하지만, 엄격한 상호주의는 지양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엄격한 상호주의를 지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 건 해줬으니까 북한에서도 이거 한 건 내놔라 하는 한건주의, 상호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무기지원이 될 수 있는 것,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현금지원이라든지 이런 건 있어서는 안되겠다. 북한 주민의 인권, 식량, 북한의 인도적 차원의 여러가지 지원, 이런 것은 과감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난번에 통일관광특구를 만들자, 통일경제특구 얘기도 하고 했습니다.

단지 북한 핵문제라든지 북한인권문제라든지 이런 거에 있어서는 우리가 할 얘기를 분명하게 해야 된다, 그리고 단호하게 해야 한다, 끌려 다니고 눈치보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런 것은 우리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용갑 의원은 이에 대해 3일 오후 보도자료에서 "이 정권은 내년에 45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해 남북협력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하고, 앞으로 5년간 5조2500억을 지원하겠다고 하고, 전력지원에 최소 11조원,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는 신발, 비누까지 지원 품목으로 거론됐다"며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국민동의도 받지 않고, 빚까지 내서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데 이것이 왕 퍼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이를 비판하고 앞장서서 막아내는 것이 마땅한 일인데도,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거꾸로 퍼주기라는 말을 쓰지 말라니 해괴망측한 일"이라며 "8조9천억원의 감세안을 내놓은 한나라당이 북한에 퍼주는 몇 조원에 대해 비판도 하지 말라는 것인지, 원내대표가 소속의원들의 언어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인지 보통 이상한 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강 대표가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느닷없이 통일경제특구를 들고 나와 소속 의원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며 "같은 당 의원들에게는 걸핏하면 '웰빙'이니 '이지고잉'이니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의 입조차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것을 충고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날 아침 당 상임운영위원회에서도 '퍼주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통일부가 북한 지원 예산이 부족하자 공공관리기금에서 돈을 빌린다"며 "도대체 이 정부는 북한을 위한 정부인지 남한을 위한 정부인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나라 빈곤층이 700만, 실업자가 80만이 넘고 농민과 노동자들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는데, 국채까지 발행해 북한을 돕다가 경제가 파탄나고 남한이 거덜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애들은 쫄쫄 굶는데 부모가 빚 얻어서 이웃집 돈 빌려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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