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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18일 울산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05국제클라운마임축제에 모두 5500여명의 관객이 찾아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16~18일 울산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05국제클라운마임축제에 모두 5500여명의 관객이 찾아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 김정숙
시쳇말로 '대박'이었다. '언어'는 달라도 마음으로 호흡하면 세상은 소통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동안 울산 북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열린 '2005 국제클라운마임 축제'는 매 공연마다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이 기간 동안 본 공연에 2000여명, 야외공연과 동천체육관 특설무대 등 3500여명 등 모두 5500여명이 클라운마임 축제를 찾았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20~30대 젊은 부부들이 자녀와 함께 많이 찾아왔으며 대부분 가족단위 관객이 많았다.

객석의 반 이상을 차지한 어린이 관객들은 광대들의 우스꽝스런 연기마다 자지러지듯 환호했고, 배우들이 무대 위로 '초대'하거나 객석을 돌 때는 스스럼없이 함께 '배우'가 됐다.

그러나 첫날 개막공연과 둘째 날 공연에 대한 평이 입소문을 타면서 마지막 날에는 이 같은 젊은 가족 단위와 어린이들 뿐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등 말 그래도 '남녀노소할 것 없이' 손에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았다.

울산 북구에서 열린 2005국제클라운마임축제 포스터.
울산 북구에서 열린 2005국제클라운마임축제 포스터. ⓒ 김정숙
모두 7개 국가 10개팀이 참가한 이번 2005 국제클라운마임 축제가 이처럼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일단은 지방에서 보기 드문 '클라운마임'이라는 색다른 소재로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는데서 출발한다.

울산의 기존 공연들은 대부분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가수들이나 클래식, 국악 공연 등 형식이 다소 진부한 것이거나 혹은 일부 연령층만 볼 수 있는 공연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처럼 '마임'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또 본 공연뿐만 아니라 울산 북구문예회관 야외무대와 북구청 광장 등 '열린 광장'에서 함께 웃고 즐기는 무대를 연출했다는 것도 많은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출발은 '독특함'에 있지만 무엇보다 관객들의 갈채를 끌어낸 동력은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에 있다.

일본에서 온 '옌타운 풀스'와 '오픈 세서미' 등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앙증맞은 복장과 춤 등으로 살아있는 만화를 보는 듯 했고 색소폰과 드럼 연주 등 다양한 기교를 선보였다. 또 '이무로 나오키'는 춤 동작과 스텝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몸 언어로 색다른 무대를 연출해냈다.

네덜란드의 '마틴&로이'는 처음 보는 별난 악기연주와 신비한 음색으로 시선을 끌었을 뿐 아니라 객석과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을 펼쳤다.

뉴질랜드의 '미스터 쿽'은 공굴리기, 풍선불기, 마술 등 재기발랄한 무대를 연출했고 프랑스의 '미모사'는 마술과 저글링, 클라우닝 등 정통 유러피안 스타일 '어릿광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이번 클라운마임축제에 참가한 팀 중에 하나인 일본의 '오픈 세서미' 공연 장면.
이번 클라운마임축제에 참가한 팀 중에 하나인 일본의 '오픈 세서미' 공연 장면. ⓒ 김정숙
독일의 남녀 2인조 '아웃사이더'는 풍부한 표정과 몸짓으로 동심의 세계를 잘 그려줬고, 스웨덴의 '클라운 안테'는 코믹하고 유머 넘치는 표정과 몸짓에다 관객으로 온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는 재주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최규호씨는 '클라운마임'의 대부답게 우스꽝스런 광대의 몸짓 이면에 삶의 신산한 서글픔이 묻어나는 연기를 펼쳤다. 그래서 웃다가도 가슴 짠한.

한국의 '클라운 밴드'는 일상의 소품들을 악기로 재창조해 다양한 음악과 함께 무대를 가득 채웠다.

이 같은 배우들의 연기가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관객의 역할도 컸다. '클라운마임'이라는 웃고 즐기는 무대라는 특성도 있지만 관객의 많은 부분이 어린이들이 차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이 야단법석이 되거나 하는 일이 없이 웃을 때는 웃고 박수칠 때는 박수 치고 함께 어우러졌다.

자신들의 연기에 즉각즉각 호응하고 끊임없이 환호하는 관객들 앞에서 '어릿광대'들은 더 신명이 났고 혼신의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또 사진촬영 자제 등 스텝들이 공연장에서 지켜야 할 사항으로 부탁한 것들에 대해서도 관객들이 이를 잘 지켜 공연 관람을 방해하는 일이 거의 없었던 점도 높이 살만한다.

본 공연장 뿐 아니라 야외무대에서도 다양한 마임 공연이 열려 어린이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어릿광대들의 익살에 웃음과 함께 한 때를 보냈다.
본 공연장 뿐 아니라 야외무대에서도 다양한 마임 공연이 열려 어린이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어릿광대들의 익살에 웃음과 함께 한 때를 보냈다. ⓒ 김정숙
'클라운마임'이라는 차별화된 기획, 배우들의 명연기, 관객들의 수준높은 관람태도 등 이 삼박자가 잘 어우러질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무엇보다 직원과 스텝 모두의 '땀'이 있었다.

직원들과 스텝들은 공연 전 홍보에서부터 티켓 판매, 좌석배정, 안내 등 모두 한마음으로 뭉쳐 너나없이 일을 맡아 했고, 관객들이 관람에 불편함이 없도록 장내 질서 유지에 신경을 쓰는 등 행사 끝까지 세심한 배려를 잃지 않았다.

어두운 객석 곳곳에 지켜서 있다가 문제가 생길라치면 득달같이 달려가 해결하는 것도 이들 직원들과 스텝들의 몫이었다.

이번 국제클라운마임축제를 기획한 울산북구문화예술회관측은 "대단한 스타가 있거나 엄청난 규모가 뒷받침되지 않아도 충분히 대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주민들의 앞서가는 문화적 욕구를 잘 읽어 그에 맞는 참신한 공연을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울산 북구 웹진 <희망북구>(www.hopebukgu.ulsan.kr)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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