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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성어기인 울릉도는 지금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주민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오징어잡이 어선과 방어를 잡기 위한 배들로 밤이면 울릉도의 밤바다는 불야성을 이룬다.
새벽 5시 밤새 잡았던 오징어를 부두에 내리면 오징어를 사려는 중매인들과 한 팀을 이뤄 오징어 내장을 전문으로 제거하고 손을 보는 '할복' 아줌마들의 손길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동트기부터 시작되는 오징어 할복은 오후 1시가 되어서야 거의 끝이 난다. 도동 부두에는 밤새 잡은 방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하다. 싱싱한 방어맛에 반한 관광객들이 두어 마리씩 소금을 쳐 집으로 가져가는 모습들도 흔히 보이는 익숙한 풍경들이다.
도동부두 주변의 해안산책로에는 지금 학꽁치가 한창이다. 관광객들은 울릉도 특유의 맑은 바닷물에 떼를 지어 다니는 학꽁치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거나 부두 주변의 낚시 가게에서 빌린 낚싯대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한쪽에선 5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중년의 부부가 눈길을 끈다. 남자는 낚시를 하고 여자는 잡은 학꽁치를 봉지에 담고 미끼를 끼워준다. 이 때 그들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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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이거 우야재? 가이드 양반인 모양인데 유람선 타러 오라는 모양인데…."
"알아서 하소…."
"어허, 이거 우야지예. 집사람이 뭘 먹고 얹혔는지 속이 안 좋아 배를 못 타겠다고 하네예. 예예…미안심데이…."
전화를 끊자마자 아주머니가 신랑에게 한마디 던진다.
"아무튼 젊은시절이나 지금이나 거짓말 하나는 도가 텄구만."
"빨리 잡자. 가이드 양반한테 들키면 절단난다. 한 잔 해야재."
여러분은 이 상황에 유람선 탈랍니까? 낚시 할랍니까?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