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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손질중인 방어
깨끗하게 손질중인 방어 ⓒ 배상용
오징어 성어기인 울릉도는 지금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주민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오징어잡이 어선과 방어를 잡기 위한 배들로 밤이면 울릉도의 밤바다는 불야성을 이룬다.

새벽 5시 밤새 잡았던 오징어를 부두에 내리면 오징어를 사려는 중매인들과 한 팀을 이뤄 오징어 내장을 전문으로 제거하고 손을 보는 '할복' 아줌마들의 손길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도동부두의 활어센타 (오징어, 방어등을 사기위해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도동부두의 활어센타 (오징어, 방어등을 사기위해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 배상용
일부 관광객들은 소금에 절여 집으로 가져 가기도 하고.
일부 관광객들은 소금에 절여 집으로 가져 가기도 하고. ⓒ 배상용
부두 한쪽에선 오징어 할복에 손길이 분주하고.
부두 한쪽에선 오징어 할복에 손길이 분주하고. ⓒ 배상용
동트기부터 시작되는 오징어 할복은 오후 1시가 되어서야 거의 끝이 난다. 도동 부두에는 밤새 잡은 방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하다. 싱싱한 방어맛에 반한 관광객들이 두어 마리씩 소금을 쳐 집으로 가져가는 모습들도 흔히 보이는 익숙한 풍경들이다.

도동부두의 해안도로에서 낚시하는 관광객들
도동부두의 해안도로에서 낚시하는 관광객들 ⓒ 배상용
ⓒ 배상용
ⓒ 배상용
도동부두 주변의 해안산책로에는 지금 학꽁치가 한창이다. 관광객들은 울릉도 특유의 맑은 바닷물에 떼를 지어 다니는 학꽁치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거나 부두 주변의 낚시 가게에서 빌린 낚싯대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한쪽에선 5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중년의 부부가 눈길을 끈다. 남자는 낚시를 하고 여자는 잡은 학꽁치를 봉지에 담고 미끼를 끼워준다. 이 때 그들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거의 물반, 고기반 입니다
거의 물반, 고기반 입니다 ⓒ 배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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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잡아놓은 학꽁치
관광객들이 잡아놓은 학꽁치 ⓒ 배상용
"여보…이거 우야재? 가이드 양반인 모양인데 유람선 타러 오라는 모양인데…."
"알아서 하소…."
"어허, 이거 우야지예. 집사람이 뭘 먹고 얹혔는지 속이 안 좋아 배를 못 타겠다고 하네예. 예예…미안심데이…."

중년부부의 낚시하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중년부부의 낚시하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 배상용
전화를 끊자마자 아주머니가 신랑에게 한마디 던진다.

"아무튼 젊은시절이나 지금이나 거짓말 하나는 도가 텄구만."
"빨리 잡자. 가이드 양반한테 들키면 절단난다. 한 잔 해야재."

여러분은 이 상황에 유람선 탈랍니까? 낚시 할랍니까?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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