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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아니 60페이지에 달하는 부동산 보고서를 어떻게 단 이틀만에 만들어 냅니까?"(윤건영 한나라당 의원)
"한국은행 조사국의 저력이지요."(박승 한국은행 총재)
"그게 무슨 저력이에요. 국가의 금융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기관답게 수준 있는 보고서가 돼야지, 내용이 조잡하다는 겁니다."(윤 의원)
"..."(박 총재)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이 지적한 보고서는 지난 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다.

윤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5일이 지난후, 8.31 대책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미미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면서 "간단한 계량 분석을 가지고 만든 것으로 신뢰도가 높지 않은데, 이 보고서가 중요한 통화신용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한은에 대한 이날 국감에서도 부동산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부동산 대책에 중앙은행의 역할이 미흡했다고 주장했고, 박승 총재는 미시적인 정책에 중앙은행이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병석 열린우리당 의원은 "금리결정의 주요지표를 제때 조절하지 못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초래했다"면서 "한은은 법에 따라 부동산 담보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한은이 통화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한 것이 부동산 문제의 원인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한은이) 제대로 통화정책을 썼다면 200조가 넘는 돈이 부동산으로 갔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경제와 통화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적이 있느냐"면서 "한은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한 적이 없고 청와대에서 주관하는 부동산 실무협의에도 참가하지 못했다"고 따져 물었다.

박승 총재의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박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투기에 앞장서서 나선 중앙은행이 어디 있느냐"면서 "금리를 올려서 (부동산가격이) 가라앉는다면 얼마나 올려야 할 것 같나"라며 반박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도 "박 총재는 한은이 미시적인 부분까지 개입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부동산 값 폭등 문제가 불거졌을때 주택담보대출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심 의원은 이어 "한은은 법에 나와 있는대로 부동산 문제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며, 향후 주택담보 대출 등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신용정보기구를 한은 산하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총재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한은이 할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그때는(부동산 값이 뛰고 있을때는) 하도 답답해서... 정부가 하지 않으면 중앙은행이라도 나서야 하지 않을까 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의 조치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금리정책을 부동산 가격 안정에 두고 운용할 수만은 없다"면서 "한은은 중앙은행으로서 일반 경제정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펴는 만큼 주택 담보대출 규제 등 미시적 정책을 구사하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6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가 한국은행에서 진행되고 있다.
6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가 한국은행에서 진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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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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