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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가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에 매각하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렸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스타타워 빌딩. 국세청은 론스타 등 외국계펀드에 대해 214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론스타가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에 매각하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렸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스타타워 빌딩. 국세청은 론스타 등 외국계펀드에 대해 214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 권우성
국내 부동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두고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던 론스타와 칼라일 등 5개 외국계펀드에 대해 2148억원의 세금이 추징됐다.

국세청은 29일 이들 외국계 펀드 이외에도 부동산투기 조장 세력과 음성탈루 소득자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모두 67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으며, 10여명을 조세포탈범으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상률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세무조사 결과 발표에서 "지난 4월 12일 이후 6개 외국계 펀드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5개 펀드는 조사를 종결하고 1개 펀드는 아직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윤종훈 서울지방국세청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부 (외국계)펀드의 경우 이미 추징금을 냈으며, 납부 금액은 300억~400억원 정도이고 검찰에 고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론스타, 거액의 소득 불구 세금 한 푼 안내

이번에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추징을 당한 외국계 펀드는 론스타와 칼라일, 웨스트브룩, 골드만삭스, AIG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론스타는 우선 벨기에에 '스타홀딩스'라는 자회사를 세운 뒤, 조세피난처인 버뮤다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국내 스타타워 빌딩을 가지고 있는 회사 주식을 사들인 뒤에 부동산값이 오르자,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에 이 회사의 주식을 되팔았다. 론스타가 스타타워 빌딩 매각으로 얻은 이익만 2800억원에 달한다.

론스타 쪽에서는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세금을 낼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세청도 순수한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선 과세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을 보유한 법인이 벌어들인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길 수 있다는 현행법과 OECD 규정 등을 적용해 세금을 추징하게 됐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이 같은 방법 외에 국내에서 돈을 빌릴 수도 있지만,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외국의 자회사를 통해 소득을 해외로 빼돌린 경우도 적발됐다. 한 외국계펀드는 국내 자회사가 값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음에도 다른 나라에 또 다른 자회사를 설립해 국내보다 2배 가량 높은 이자의 돈을 빌리는 수법으로 국내 자회사의 소득을 해외로 이전시켰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음성 탈루소득자와 부동산 투기 세력 등 235명 조사, 3900억원 탈루소득 적발

국세청은 이밖에 음성 탈루소득자 235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였고, 이들에게 모두 3918억원의 탈루소득을 찾아냈다. 이들에게는 2321억원의 세금이 추징됐다.

이들은 주로 ▲비자금 조성 등을 통한 기업자금 변칙 유출자 ▲상가·모텔 등 신축·분양업자 및 고소득 자영업자 ▲악덕 고리 사채업자 ▲명의위장, 신용카드 변칙거래 등을 통해 세금을 탈루한 대형 유흥업소 ▲탈세소득으로 고액의 해외부동산 취득 및 해외송금을 한 사례 등이다.

또 지난 1월부터 실시해 온 부동산 투기와 투기조장 세력에 대해서도 탈루 세금 2231억원을 추징했다고 국세청은 덧붙였다.

유형별로 보면 ▲기획부동산 업체 및 부동산 개발업자 등 부동산 투기조장 업체 ▲아파트값 급등지역 및 용산·창원지역 분양권 등 부동산 투기 혐의자 ▲충청지역 및 평택지역 등 토기투지 혐의 등이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로 외국 자본의 국내 투자와 이익 배분 과정이 투명하게 돼 궁극적으로 외국 자본 유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 조사국장은 "앞으로도 고질적인 탈세행위를 엄정하게 척결해 나갈 것이며, 특히 망국적 부동산 투기에 대해선 투기소득을 끝까지 추정해 과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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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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