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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가 열리는 부석사 오르는 길섶
음악회가 열리는 부석사 오르는 길섶 ⓒ 안서순
충남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도비산(310m) 중에 자리한 천년고찰 부석사(주지 주경스님)가 '산사 음악회'로 떠들썩하다. 산중 절집에서 수녀들이 춤을 추고 노래하고 스님들이 대중가요를 부르며 마을주민들과 함께 어깨춤을 춘다.

오는 10월 8일 오후 7시에 부석사 경내에서는 '산사 음악회'가 열린다.

성당 주임신부(예천성당 이명상 신부)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같은 곳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종교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해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러한 만남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더 좋은 날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축하메시지를 보내왔다.

개신교(갈산교회 안인철 목사)도 "실천하는 사람이 더 그리워지는 이 세상에 갈등과 분열의 골을 메워가는 사랑의 자비를 행하는 것은 모든 믿는 이들의 희망"이라며 "부석사 산사 음악회가 이러한 소망의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한다"고 성공을 기원했다.

부석사 산사 음악회를 주관하는  있는 원우스님(부석사 총무스님)
부석사 산사 음악회를 주관하는 있는 원우스님(부석사 총무스님) ⓒ 안서순

예천 성당에서는 지난봄 부처님 오신 날에 축하의 뜻으로 '연등'을 달아주기 까지 했다.

이번 음악회에는 까리따스 수녀회 소속 수녀들이 출연해 '생활성가'를 선보인다. 음악회를 주관하는 원우스님(부석사 총무)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부석사 산사 음악회는 당초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진일보해 올해는 '종교간 화합을'이란 부제가 추가됐다"며 "이제 종교나 사회계층 등 존재하는 벽을 뛰어넘는 '공존'의 의미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는 프로그램도 파격적이다. 선 무용단(단장 이선옥)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선(禪)의 경지를 춤으로 형상시켜 보여주고 도신스님(서광사 주지)과 성전스님(불교방송 '행복한 미소 진행자)은 세상 노래를 부른다.

목수 시인으로 유명한 유용주 시인이 시낭송을 하고 지역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음악인들이 가곡을 부른다. 또 색소폰, 클래식 기타 연주도 함께 펼쳐진다.

음악회가 열릴 부석사 경내에서 내려다 본 산 아래 마을
음악회가 열릴 부석사 경내에서 내려다 본 산 아래 마을 ⓒ 안서순

이 음악회의 특징은 출연자의 대부분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순수 예술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종교, 사회적 계층 등을 가리지 않지만 아무리 인기가 높은 사람이라도 음악회 본래 취지에 공감하지 않으면 무대에 설수 없다. 적어도 자연과 사람의 공존의 의미를 알고 뜻을 함께 하는 사람만이 이 '각별한 무대'에 설 수 있다.

원우스님은 "부석사 음악회는 음악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음악보시'를 한다는 뜻도 있지만 종교 간 화합을 이루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사회를 보실 분도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고 나머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도 종교가 없거나 개신교회에 나가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부석사는 그런 의미에서 벌써 종교간 갈등의 벽을 넘어 섰다"고 천진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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