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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의 2003년 새해 일출
봉화산의 2003년 새해 일출 ⓒ 김정수
저도 앞바다에서 노를 저를 가는 나룻배
저도 앞바다에서 노를 저를 가는 나룻배 ⓒ 김정수

내 고향은 둘이다. 원래 내 고향은 경상남도 의령이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 마산으로 이사를 왔고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곳에 살고 있다. 마산은 제 2의 고향인 셈이다.

마산에는 나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다리가 하나 있다. 일명 '콰이강의 다리'로 불리는 저도의 연륙교가 그것이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도 연륙교에 얽힌 멋진 전설이 하나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 손을 잡고 이 다리를 끝까지 건너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하지만 다리 중간에서 손을 놓게 되면 헤어지게 된다고 한다.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는 이 다리 위에서 빨간장미 100송이를 선물하면서 프러포즈를 하면 결혼에 골인할 수 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나도 다리에 얽힌 전설을 굳게 믿고 2001년 9월 지금의 아내와 함께 손잡고 다리를 끝까지 건넜다. 그리고 2002년 5월에 결혼을 해서 사랑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저도 연륙교는 마산시 구산면 구복리와 저도를 잇는 다리이다. 길이는 170m, 폭은 3m, 높이는 13.5m의 빨간색 철제 다리로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경이 시원스럽다. 얼마 전까지 다리의 안전문제로 인해 승용차와 높이 2m 이하의 차량만 통행이 가능했는데, 바로 옆에 신저도연륙교가 연결되면서 이제는 차량의 통행은 금지되고 걸어서 건너는 인도용 다리로 남아 있다.

1999년 12월 31일 저도 용두산의 일몰
1999년 12월 31일 저도 용두산의 일몰 ⓒ 김정수
2003년 저도연육교의 모습
2003년 저도연육교의 모습 ⓒ 김정수
저도연육교의 야경 위로 보름달이 떠올랐다
저도연육교의 야경 위로 보름달이 떠올랐다 ⓒ 김정수
신저도연륙교의 개통으로 그동안 다리통과 시에 징수하던 저도 자연발생유원지 입장료도 없어져 한결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예전에는 좁은 다리에 차들이 지나다녀서 연인들이 손잡고 다리를 끝까지 건너기에 조금은 위험했는데 이제는 편안하게 건널 수 있게 되었다.

이 연륙교는 영화 <인디안썸머>에서 박신양과 김미연이 자동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는 장면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급부상한 곳이다. 신인가수 거미의 뮤직비디오 <아직도>에서는 가수 휘성이 이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나온다. 저도 연륙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포로들이 건설한 콰이강의 다리와 비슷하다 하여 일명 '콰이강의 다리'로 불려왔으며 주변 경관이 수려하여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저도 연륙교 위에서 바라보는 일출 또한 볼만한데,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진 않다. 하지만 새해일출 때는 다리 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주변 일대가 약간의 정체를 보이기도 한다. 나 역시 2004년과 2005년 새해 일출을 이곳에서 맞이했다.

장엄한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래도 새해 일출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떠밀려 다닐 정도는 아니기에 선택한 곳이다. 새벽 5시 이전에만 도착하면 주차공간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차에서 잠깐 눈을 붙인 후 일출을 감상하면 된다. 해가 뜨기 전까지는 신저도연륙교의 야경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연륙교 앞쪽에 떠있는 쇠섬, 암목섬, 자라섬 위로 해가 솟아오르는데 바다에 반짝이는 햇살에 눈이 부시다. 저도와 연결된 다리끝 쪽이 새해일출을 보기에 좋다. 좀 더 특별한 일출을 원한다면 배를 빌려서 배위에서 보는 것도 좋다. 저도 연륙교 앞쪽에서 보는 게 전망이 좋다. 연륙교 뒤쪽에서 다리 사이로 뜨는 해를 보는 것도 괜찮다. 배를 타고 나가서 저도 뒤쪽의 바닷가에서 일몰을 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저도연육교 야경을 배경으로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저도연육교 야경을 배경으로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 김정수
저도연육교 위에서 연인들이 배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저도연육교 위에서 연인들이 배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 김정수
다리 아래에서 바라본 저도연육교 전경
다리 아래에서 바라본 저도연육교 전경 ⓒ 김정수
신저도 연륙교는 2004년 12월에 개통된 다리로, 길이 180m, 폭13m로 왕복 2차로의 차도와 보행로로 이루어졌다. 마산시의 시조인 괭이갈매기를 형상화 한 다리로 아치형 조형물의 곡선미가 돋보인다.

저도연륙교는 최근에 '마산9경'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야간에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조명이 불을 밝히면 꼭 갈매기가 날아오르는 듯한 형상을 띤다. 이로 인해 야간에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야간경관 조명은 밤낚시를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다. 고기들이 다리 아래에 일렁이는 불빛을 보고 모여들기 때문에 연륙교 주변이 낚시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은은한 조명이 해질녘부터 다음날 일출 때까지 비추기 때문에 기분도 상쾌하다. 반동삼거리에서 연륙교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원래 드라이브 코스로 좋은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데, 신저도연륙교와 야간경관 조명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얼마 전 휴가 시즌에 가족들과 함께 찾았을 때는 부산, 대구 차량은 물론이고,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온 차량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제 다리를 건너 저도로 들어간다. 저도는 면적이 2.2k㎡이며, 최고봉은 202m의 용두산이다. 이곳에는 45가구, 약 100여 명(2003년 기준)의 주민이 살고 있다. 연륙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하여 2km 쯤 나아가면 조그마한 부두가 나온다. 이곳 주변 역시 많은 낚시인파로 몰리는 곳이다.

이곳에서 낚시배를 빌려서 먼 바다로 나가 낚시를 할 수도 있다. 연인들은 노를 젓는 배를 빌려서 부두 주변 바닷가를 돌며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그리고 부둣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맞은편의 해안선을 따라 거니는 것도 좋다. 이곳 해안선 주변도 한적하게 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산길을 따라 30분쯤 나가면 탁 트인 맑은 바다를 볼 수도 있다. 저녁 무렵이면 바다를 발갛게 물들이는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용두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특히 아름답다.

정상에 서면 인근의 섬들이 발 아래로 늘어선 풍경이 색다르게 와 닿는다. 마산의 다른 곳에서 맞이하는 풍경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저도 연륙교보다 좀 더 멋진 일출을 원한다면 마산봉화산(237m)을 추천한다.

저도연육교 아래에서 낚시를 하는 아저씨(2003년 촬영)
저도연육교 아래에서 낚시를 하는 아저씨(2003년 촬영) ⓒ 김정수
연인이 손잡고 저도연육교를 걸어가고 있다
연인이 손잡고 저도연육교를 걸어가고 있다 ⓒ 김정수
마산에는 모두 3개의 봉화산이 있는데, 그중에 가장 낮은 구산면 난포리의 뒷산인 봉화산이 일출로 유명하다. 마산만과 진해만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주로 부도를 비롯한 섬 위로 일출이 떠오른다. 1년에 몇 차례는 수평선 위로 바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매년 새해 첫날이면 '구산면문화체육회'에서 '봉화산일출제' 행사를 연다.

행사가 열리면 약 5천여 명의 시민들이 찾아와 봉화산 입구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임도는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봉화산은 1961~1972년까지 해군부대의 미사일기지가 있던 곳으로 한동안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오던 곳이다. 산 정상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조선시대에 설치된 봉수대로 위급상황 시 거제에서 전해오는 봉수를 받아 마산의 최고봉인 무학산으로 전달하였다고 한다. 이곳 역시 일출제 행사 때는 새벽 5시 이전에 도착해야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쉽다.

 

덧붙이는 글 | 교통정보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를 빠져나와 14번 국도를 타고 통영방면으로 간다. 현동검문소에서 좌회전하여 구산과 수정을 지나 백령재 고개를 넘는다. 반동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반동초등학교를 지나 바닷가를 따라 약 4km를 달리면 저도연육교이다.
(서마산IC 사거리에서 약 26km 거리) 

대중교통
마산역에서 61번 구복행 버스가 1일 7회 운행한다. 차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원전(62번)이나 옥계(60번)행 버스를 타고 반동삼거리에 내려서 구복행버스 61-1번(1일 14회 운행)으로 갈아타거나 택시를 이용한다. 수정(260, 261, 262, 263번)행 버스를 타고 수정에 내려서 구복행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마산시 시내버스 노선도 보기
http://www.masan.go.kr/masancms/users/masanCMS/176_10.jsp

로케이션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며, 
드라마클럽(http://www.dramaclub.com)의 드라마카페 '제제의 여행세상' 시삽이다.
저서로는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등이 있으며, 한류 열풍으로 인해 'TV 드라마 & 영화촬영지 여행'은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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