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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식 열린우리당 의원(자료 사진).
신중식 열린우리당 의원(자료 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7월 노 대통령이 대연정 구상이 밝히면서부터 노골적으로 탈당 의사를 드러내온 신 의원은 이날 오전 중앙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신 의원은 이번 추석 때 지역 민심을 확인했다며 고건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계 개편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탈당 배경을 밝혔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한 석을 잃어 144석이 됐다. 신 의원은 이미 추석 전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만나 입당 수순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 지역주의에 함몰되었다"는 비난을 의식, 민주당 입당식은 시간을 두고 여론 추이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민주노동당을 한 석 앞질러 원내 제3당이 된다. 높아진 위상 탓인지 벌써부터 기 싸움이 팽배하다. 정개개편 논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바투 쥐려는 것.

'고건 대망론'을 앞세운 신 의원의 입당에 대해 한 대표는 일정한 선을 그었다. 20일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는 신 의원의 입당과 관련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고 전 총리가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바 없기 때문에 정당인이 아니지 않나"라며 "(신 의원) 스스로 민주당 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한 중부권 신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없어지면 호남의 정서를 대변할 정당도 없어진다"며 반대의 입장을 보이면서도 "외연을 확대하더라도 호남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합당을 하더라도 '민주당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속내다.

열린우리당 내에선 "어차피 나갈 사람이었다"며 애써 신 의원 탈당의 '정치적 의미'를 무시하는 분위기다. 전병헌 대변인은 "나갈 사람이 나갔다"고 일축했다.

신 의원은 당내에서 일찌감치 '고건맨'으로 분류됐다. 신 의원과 고 전 총리는 경기고·서울대 선후배 사이. 고 전 총리는 신 의원의 형 신형식(전 공화당 사무총장, 91년 작고)씨와도 막역한 관계다.

하지만 반발도 있다. 열린우리당 기간당원 56명은 "당의 명예와 당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며 신 의원에 대한 출당 및 제명조치를 요구했다. 윤리위도 이를 받아들여 신 의원에게 출석요구서를 통보했다. 신 의원이 당초 탈당계 제출 날짜를 앞당긴 것은 이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신 의원의 탈당이 예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악화된 호남 민심 이반의 촉매제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정우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오전 10시 한나라당 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입당식을 가졌다. 정 전 장관이 입당식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정우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오전 10시 한나라당 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입당식을 가졌다. 정 전 장관이 입당식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박정호
한나라 "여당과 중부권신당에 한 방 먹여" 희색 만연

반면 한나라당에는 이날 오전 웃음꽃이 피었다. 운영위원회의에서 입당식을 치른 정우택 전 장관이 중부권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선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작은 역량이나마 큰 정당에서 나래를 펴겠다는 약속을 충청도민들에게 했다"며 "심대평 충남지사에게는 어제 전화해 갈 수 없다는 통보를 했고,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미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근혜 대표는 "충북의 중요인물인 정 전 장관이 17대 첫 영입 케이스로 입당하게 돼 기쁘다"는 환영사로 화답했다.

정 전 장관은 내년 지방선거에 충북도지사 등에 출마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정 전 장관은 "평당원으로 입당했다"며 "우선은 한나라당의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석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 전 장관의 입당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정 전 정관의 입당을 계기로, 행정수도이전과 행정도시특별법 처리 과정에서 돌아선 충청민심을 돌려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한 한나라당은 정 전 장관의 입당으로 충청권을 재건할 '조직도'가 완성되었다고 자평했다. 대전시당 위원장인 강창희 전 의원과 홍문표 의원, 그리고 이원종 충북도지사와 함께 정 전 장관이 '충청 4각 체제'를 형성해 모종의 역할을 하리라는 것.

이정현 부대변인은 "중부권 신당을 무력화하고, 동시에 충청권을 자기 판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집권여당에도 한 방 먹이는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에 한나라당이 한번 해볼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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