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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덕 전 한나라당 원내총무(자료사진).
홍사덕 전 한나라당 원내총무(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병국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구태 공천, 구태 정치는 이제 그만!!'이라는 글에서 "과거 민의를 왜곡한 사건 등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사람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 과거의 명성만을 가지고 출마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만약 당에서 인지도 등만으로 이번 재보궐선거 지역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을 전략공천 한다면 이는 17대 총선의 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당 내부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합리적인 후보를 공천해야 할 것"이라며 "자기 개혁 없이, 대통령과 여당이 죽을 쑤는 것에 대한 반사이익에만 기대는 구태정치를 더 이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14일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반대입장을 밝혔다.

또한 홍준표 의원은 19일 CBS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서 이와 관련해 "16대 때 한번 심판을 받으신 분이 지역을 옮겨서 또 심판을 받으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 진 모르겠다"며 "정치상식에는 어긋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해, 홍 전 총무에 대한 공천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수도권에 지역구가 있는 한 의원도 "당 혁신방안과 대선 승리에 대한 긴장감 있는 논쟁이 계속됐다면 홍 전 총무가 지금처럼 복귀할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당이 자만해졌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부천 원미갑에 공천을 받은 이상수 전 의원에 대한 열린우리당내 비판이 커지면 홍 전 총무 공천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홍 전 총무의 공천을 반대하는 측은 '탄핵'이 10월 재보선 전체 쟁점으로 등장해 당 전체가 공격을 받게 되고, 총선을 앞두고 단행한 지도부 교체와 현역의원 60명 물갈이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좀 더 있다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대항마 등으로 출마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 모두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인데, 너무 성급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당선 가능성"... 박 대표, 홍 전 총무 손 들어줄까

이처럼 반대의견이 적지 않지만, 홍 전 총무 측에게 불리한 상황만은 아니다.

당은 공천의 제1조건으로 당선가능성을 꼽고 있다.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의 반대의견 표명에 대해 김무성 사무총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의 분위기"라고 말했고, 이규택 최고위원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동네 주민들의 생각"이라며 "개인적으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이재창 의원)도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워낙 낮아 누가 나가도 이길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판결로 경기도 광주 지역구를 잃은 박혁규 전 의원이 사견을 전제로 "시장과 지역구 의원이 모두 구속돼 있는 상황에서 가능하면 경력이 많은 분이 오셔서 지역을 추슬렀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한 것도 홍 전 총무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공천심사위가 공천에 대한 전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으나, 홍 전 총무 공천 문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 확대되면 박 대표의 의중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는 중진 여러 명이 경쟁하는 상황이 박 대표에게 나쁠 게 없다는 분석과 평소 '광폭 행보'를 보여온 홍 전 총무가 복귀할 경우 지금 같은 '대연정'국면에서는 박 대표에게 짐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홍 전 총무 측은 공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당에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탄핵에서 잘못한 것은 없으나 이를 문제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수도권에서 당선되면 당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신청자는 김용균 제2사무부총장, 김을동 사단법인 백야 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 회장, 박동진 (주)삼능산업 대표이사, 박수성 사단 한국관광호텔경영관리사협회 재무정보이사, 박정민 광주지구당 고문, 안성준 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위원,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공학부 교수, 은진수 변호사·공인회계사, 이건희 경기도의회 의원, 이태희 당 중앙위 외교통상위원회 부위원장, 임희수당 중앙위원회 교통건설 환경분과위원, 정진섭 경기도지사 정책특보, 최철규 나눔의집 후원회 사무총장, 홍사덕 경기도당 정치발전위원 등 14명이다.

공천심사위원회는 20일부터 공천심사를 시작해 이르면 26일쯤 공천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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