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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유럽풍의 건물이 많은 무주 리조트
아기자기한 유럽풍의 건물이 많은 무주 리조트 ⓒ 강지이
산책하기 좋은 무주 리조트의 호수 주변
산책하기 좋은 무주 리조트의 호수 주변 ⓒ 강지이
여행 코스를 추천하라면 먼저 무주 리조트 근방에 위치한 예쁜 유럽풍 통나무집 호텔에 숙소를 잡고 리조트 내부를 하나하나 구경하길 권한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리조트는 방문객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어 잘 꾸며진 호수며 예쁜 집들이며 공방들을 자유로이 구경할 수 있다. 이 오밀조밀한 공간과 건물들은 모두 KBS 드라마 <여름 향기>의 배경이 되었다고 하니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며 신혼의 달콤함을 만끽하기에 딱 좋다.

하룻밤의 산책으로 여독을 풀고 난 후, 조금 힘이 들더라도 산행을 하고 싶다면 덕유산 등반 코스를 권장한다. 산 끝자락에는 걷기 싫은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어 힘들여 걷지 않더라도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무주의 모습은 우리 강산이 이런 모양으로 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덕유산 정상에서 바라 본 우리 산하
덕유산 정상에서 바라 본 우리 산하 ⓒ 강지이
산행을 즐기는 커플이라면 등반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여 보다 활동적인 신혼여행을 즐기는 것도 보람 있을 것이다. 덕유산 꼭대기까지 오르는 길은 조금 험난한 편이나 아기자기한 규모에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절 백련사 등 볼거리가 꽤 많다. 단, 산행길이 그다지 만만하지는 않으니 듬직한 신랑이 어여쁜 신부를 한번 업어줄 각오는 단단히 해야 한다.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무주구천동 계곡은 오래된 나무들과 맑은 물로 싱그러움을 준다.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이 자연스레 우거진 아래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책길은 도시의 일상을 깨끗이 잊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봄에는 봄대로 연녹색 나뭇잎이 풋풋하고 여름은 또 여름대로 그늘진 흙 길을 걷는 느낌이 좋다. 가을에는 단풍이 물 위에 어여쁜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 겨울에는 눈 쌓인 덕유산의 모습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등반 코스 중에 만난 잡목림
등반 코스 중에 만난 잡목림 ⓒ 강지이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백련사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백련사 ⓒ 강지이
구천동 계곡의 맑은 물
구천동 계곡의 맑은 물 ⓒ 강지이
신혼여행 코스로 적격인 이곳에 단 하나 빠진 게 있다면 '바다'인데, 바다가 없는 대신 아름다운 계곡과 하천이 흐르고 있어서 바다의 낭만을 대신할 만하다. 무주의 작은 실개천들은 주변에 고운 모래사장까지 갖추고 있어 신혼의 단꿈에 사로잡힌 예쁜 아내의 발을 담그기에 딱 좋다.

신혼여행의 묘미, 바다로 지는 해를 함께 감상하는 낭만

그럼 낭만적인 바다도 함께 볼 수 있는 신혼 여행지는 어디일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에 사는 만큼 이곳저곳 많겠지만,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와 함께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감상하고 싶다면 변산반도를 추천한다. 변산반도는 서울과 그다지 멀지 않으면서도 산과 바다, 맛있는 음식이 공존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변산반도라고 하면 맨 먼저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내소사와 절벽의 경치로 유명한 채석강만 떠올리면서 별 볼일 없는 곳이라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그건 변산반도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물론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과 채석강의 깊은 물은 언제 봐도 아름다운 풍광을 뿜어낸다. 하지만 이 둘 외에 더 멋진 곳들이 변산반도 구석구석에 아주 많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듯하다.

변산반도는 크게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나누어지는데,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를 원한다면 이 두 코스를 모두 가보면 좋다. 외변산의 경우 바다를 끼고 도는 해안도로가 멋지게 뻗어 있고 지나다니는 차량도 많지 않아 바닷바람을 쐬기에 적격이다. 해안 도로를 따라 가며 만나는 갯벌이나 해수욕장에 들러 조용히 바다 경치를 감상하다 보면 '아, 우리가 정말 신혼여행을 왔구나!'하는 실감이 들 것이다.

변산 비키니 해수욕장의 잔잔한 파도
변산 비키니 해수욕장의 잔잔한 파도 ⓒ 강지이
소나무 뒤로 해가 지는 해수욕장의 모습
소나무 뒤로 해가 지는 해수욕장의 모습 ⓒ 강지이
특히 구석구석에 위치한 해수욕장은 소나무 숲과 바위, 모래사장이 적절히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연출한다. 바닷가에 앉아 서로의 허리에 손을 두른 채 지는 해를 감상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신혼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해송 사이로 해가 넘어가는 풍경은 낭만이 없던 사람도 낭만적으로 만들어 주는 이상한 마법 주문과 같다.

변산반도의 안쪽을 뜻하는 내변산은 호수와 바위산들로 둘러싸인 풍경을 자유로이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드라이브 길에는 인적이 매우 드물어 심지어는 도로 중간에 카메라를 세워 놓고 사진을 찍어도 될 정도이다. 시끌벅적한 공간을 싫어하는 커플이라면 내변산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길 권한다.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주변이 고요하여 신혼 부부가 서로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내변산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코스는 월명암이라는 암자를 오르는 산행 길이다. 꼭대기까지 가기가 힘들다면 중간에 있는 평지에서 쉬다가 서해의 작은 섬들을 구경하면 좋다. 흐린 하늘 아래 바다가 있고, 그 바다에 희미하게 잠겨 있는 작은 섬들이 점점이 놓인 풍경. 월명암 산길을 겨우 20 여분 정도만 올라도 이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으니 그다지 힘 안 들이고 좋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게다가 이곳 또한 인적이 드물어 멋진 경치 속에 잠겨 둘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기에 알맞다.

내변산 직소폭포로 가는 길의 호수 풍경
내변산 직소폭포로 가는 길의 호수 풍경 ⓒ 강지이
월명암으로 오르는 길에서 볼 수 있는 서해와 섬들의 조화
월명암으로 오르는 길에서 볼 수 있는 서해와 섬들의 조화 ⓒ 강지이
대부분 국내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멋진 곳에서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는 자유를 느끼고 싶어 한다. 누구나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이라면 뭐 하러 굳이 신혼여행 코스로 선정하겠는가. 숨은 절경을 찾아 그곳에서 일주일의 낭만과 여유를 즐기는 것, 이것이야말로 국내 신혼여행의 묘미이다.

평화롭고 조용하면서 낭만이 있는 곳, 그런 곳을 찾고 싶은 새내기 부부들에게 나는 무주와 변산반도를 추천하고 싶다. 무주의 경우 깨끗하고 맑은 공기 속에서 평온한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변산반도는 부안군에서 보내 주는 지도 한 장이면 며칠을 돌아다녀도 볼거리가 부족하지 않다.

신혼여행의 단꿈에 젖은 새내기 부부들에게는 사실 어떤 공간이든 추억이 되고 낭만이 된다. 그렇다면 굳이 해외로 떠나지 말고 국내의 숨은 비경을 찾아 일주일의 여유를 보내 보자. 우리나라에도 해외의 유명 관광지만큼이나 좋은 곳이 많은데 그 동안 바쁜 삶에 쫓기어 찾아가 볼 시간이 없지 않았는가. 신혼여행이라는 삶에서 최고로 행복한 순간에 가 본 국내 여행지는 아마 평생의 기억에 남는 공간이 되어 부부의 머릿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추천 국내 신혼 여행지> 공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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