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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 생일축하. 한복 입은 게 세린이입니다.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 생일축하. 한복 입은 게 세린이입니다. ⓒ 장희용
저는 아내한테 가만히 있으라는 눈짓을 하면서 아이들한테 케이크 한 조각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솔직히 말하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고맙습니다’하면서 인사하고 돌아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좋더군요. 모르는 아이들이기는 하지만 다들 제 아들과 딸 같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아이들이랑 한참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어디서 담배 냄새가 납니다. 공공장소에서 누가 담배 피우나 고개 돌립니다.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좀 놀랐습니다. 바로 옆에 있던 아이들의 엄마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간혹 술을 먹을 때나 커피를 마실 때 미혼여성 분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종종 보았지만 엄마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처음 보아서 그런지 사실 좀 놀랐습니다. 더욱이 바로 자신이 앉아 있는 소파에 아이들을 재워 놓고 담배를 피우다니.

서로 마주 앉아 피는 담배인지라 후~하고 내품는 연기는 반대쪽에 누워 있는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향합니다. 조명을 받은 하얀 담배 연기는 추운 겨울 입김처럼 너무도 선명하게 선을 그리며 아이들을 향합니다.

어떻게 자기 아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렇게 소파에 재워 놓고 밤늦도록 술을 마실까? 저러고도 술이 넘어 갈까? 그것도 모자라 아예 아이들을 향해 담배연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뱉어 내다니. ‘저 사람들 엄마 맞아?’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저는 일부러 손을 공중에 휘휘 젓습니다. 우리 있는 곳으로 연기가 온 것도 있었지만 ‘담배 피우지 마세요’하는 무언의 시위였습니다. 하지만 아는지 모르는지 줄담배를 피우더군요. 저는 헛기침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 분이 저를 이상한 눈으로 한 번 쳐다보더군요.

‘나 참 별꼴이야.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냄새 맡기 싫으면 나가든가.’

저는 그 분의 눈빛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답변을 담은 눈빛을 보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신, 엄마 맞아? 어린 애들한테 담배 연기나 내 품고, 낳으면 다 부모인 줄 알아?’

저는 개인적으로 여성분들이 흡연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건강을 생각한다면야 피지 않는 것이 좋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담배를 태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엄마라면 다르지 않을까요?

오늘 본 이 엄마들이 많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담배 피우는 것이야 자유지만 최소한 부모라면 아이들 앞에서만큼은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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