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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당국이 국가보안법 관련 사면을 비롯해 8.15사면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오늘(13일) 대검찰청 앞에서는 시민사회종교단체 입장 발표 및 한총련 수배자 집단출두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번에 단행된 422만명에 달하는 사면에서 국가보안법 관련사범 273명에 대해 사면 복권이 실시되며 한총련 관련자는 204명에 이른다. 한편 최장 8년간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한총련 정치수배자 18명에 대해서는 수배해제 조치가 내려졌다.

일단 사면발표를 접한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오종렬 전국연합 의장은 "불만족스럽다"며 이번 사면은 사면의 정의에 어긋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의장은 "부정부패와 사대매국을 일삼던 자들은 다 사면하고 나라의 민주주의와 통일위해 고생한 사람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족쇄로 얽매고 있다"면서 애국적인 사람들을 전원 석방하고 사면복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NCC 인권위원회의 한필규 목사도 "예년에 비해 양심수 사면의 폭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광복 60돌의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 사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 목사는 "18명뿐 아니라 나머지 한총련 수배자를 전원 수배해제함과 더불어 지난 60년의 질곡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대의를 살려 역사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국가보안법을 털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13일) 기자회견에 참가한 각계 대표들도 양심수의 완전한 사면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며 이번 사면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가보안법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한총련을 대표해 참석한 송효원 13기 한총련 의장은 "한총련은 선별적 수배해제와 불구속 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면 내용 중 한총련 정치수배와 관련한 내용을 살펴보면 대검찰청은 한총련 중앙조직 가입 등의 혐의로 지명수배중인 42명 중 18명에 대해 자진 출두할 경우 불구속수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나머지 정치수배자도 '수사기관에 자수하고 반성할 경우' 불구속 수사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효원 의장은 한총련 학생들이 수배로 고통받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국가보안법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국가보안법은 시대의 악법으로 이미 공인되었으며 통일의 시대에 이 악법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면서 즉각 국가보안법을 철폐할 것과 한총련 학생들의 전원 사면을 요구했다.

또한 민주노동당사에서 20일째 농성과 6일째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한총련 정치수배 해제 모임(대표 우대식)의 정치수배자들은 사면에 "유감"을 표시하고 "대검은 한총련 정치수배자들에 대해 자수와 반성을 강요하는 구태의연함을 답습함으로써,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사회적 대세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노무현 정부를 향해 한총련 정치수배자 전원에 대해 수배 해제를 위한 추가적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대검찰청 앞에서는 8.15사면에 대한 입장 발표와 함께 한총련 수배자 8인의 집단출두가 있었다.

집단출두를 한 정치수배자는 민주노동당사에서 농성과 단식중이던 8인으로 우대식(수배 3년, 03년 경희대 총학생회장), 이영훈(수배 3년, 03년 한신대 총학생회장), 이현민(수배 3년, 03년 연세대 원주 총학생회장), 고인규(수배 3년, 03년 인천대 총학생회장), 김준형(수배 4년, 03년 경상대 총학생회장), 김현주(수배 3년, 03년 고려대 서창 총학생회장), 유영빈(수배 4년, 03년 동국대 총학생회장), 전위봉(수배2년, 04년 부산대 총학생회장) 등이다.

이중 김준형, 고인규씨만 검찰이 발표한 18명의 수배해제에 포함되었으며 나머지 6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출두에 앞서 이들은 "아직 전국에 수배중인 동지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단식을 풀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들의 투쟁이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의 재점화가 되기를 바란다"며 당당하고 떳떳하게 출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총련 관계자에 따르면, "12일 정부당국의 8.15사면의 내용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수배자들이 다수"라고 전하고 "한총련은 정부당국의 선별적인 수배해제 조치를 규탄하며 '수배해제 모임'의 투쟁에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수배해제에서 제외된 수배자들의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서는 오는 8.15민족대축전 기간 수배자 모임을 갖는 등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자주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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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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